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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만에 또 증자' 알체라, 최대주주 낮은 참여율 '변수'

①스노우·황영규·김정배, 10% 내외 청약률 예상…대주주 지배력 희석 '불가피'

신민규 기자  2023-10-19 15:48:00

편집자주

자본금은 기업의 위상과 크기를 가늠할 수 있는 대표 회계 지표다. 자기자금과 외부 자금의 비율로 재무건전성을 판단하기도 한다. 유상증자는 이 자본금을 늘리는 재무 활동이다. 누가, 얼마나, 어떤 방식으로 진행하느냐에 따라 기업의 근간이 바뀐다. 지배구조와 재무구조, 경영전략을 좌우하는 이벤트이기 때문이다. 더벨은 유상증자 추진 기업들의 투자위험 요소와 전략 내용을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인공지능(AI) 영상인식 전문업체 '알체라'가 1년만에 또다시 유상증자에 나섰다. 과거 발행 당시 구주주 청약률이 90%를 상회했지만 이번 건의 경우 최대주주 참여율을 장담할 수 없다는 점에서 결과가 주목된다.

향후 최대주주 보유지분 향방을 가늠하기 어려운 점도 투자자 입장에선 부담으로 꼽힌다. 최대주주인 네이버 계열 '스노우'와 알체라 경영진 간 맺은 공동보유확약은 올해 말로 종료될 예정이다.

알체라는 오는 12월, 57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 공모방식의 유상증자를 앞두고 있다. 예정 발행가액 9050원을 적용해 총 630만주를 발행할 계획이다. 12월 1일 확정발행가액을 산정한 후 같은 달 6일부터 이틀간 구주주 청약을 실시한다. 일반공모 청약은 11일부터 이틀간 예정돼 있다.

당초 11월 발행을 검토했으나 금융당국으로부터 증권신고서 정정 요구를 받은 탓에 발행일정도 효력발생을 감안해 순차적으로 밀렸다.

이번 발행은 지난해 11월 304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한지 1년여만이다. 당시 주가하락에도 불구하고 구주주 청약률은 90.71%에 달했다. 구주주 청약률이 높았던 덕분에 실권주 일반청약도 무리없이 진행될 수 있었다.


올해의 경우 구주주의 참여수량이 낮을 가능성이 높은 점이 최대 변수로 꼽힌다. 알체라의 최대주주는 네이버 자회사인 스노우로 지분 11.73%를 차지하고 있다. 황영규 대표가 9.18%를 가지고 있고 김정배 이사가 9.16%를 보유중이다.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은 총 31.2% 수준이다.

알체라는 유상증자 신고서를 통해 최대주주인 스노우와 황영규 대표, 김정배 이사가 신주인수권 증서 매각대금을 활용해 약 10% 내외의 청약률을 보일 것으로 명시했다. 향후 주가가 부진할 경우 청약률이 낮아질 수 있는 점을 알렸다.

최악의 경우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24.14%까지 줄어들 여지가 있다. 청약률이 10% 정도에 머문다고 쳐도 지분율은 24.85%까지 낮아질 수 있다. 최대주주 지배력이 낮아져 지배구조 불확실성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알체라에 대한 대주주 지배력은 2021년 이후 줄곧 내리막길을 타고 있다. 2021년말 당시에는 스노우를 비롯한 특수관계인 지분율이 40.33%에 달했다. 지난해 유상증자를 거친 이후 지분율은 31.44%까지 내려갔다. 올해 상반기까지 31.2%에 머물렀는데 이번 증자를 전후로 더 내려갈 상황에 처했다.

그간 최대주주 자리를 지킨 스노우가 향후 어떤 행보를 보일지도 장담하기 힘들다. 스노우와 알체라 경영진은 안정적인 경영권 확보 차원에서 의무보유 및 공동보유 확약을 체결한 바 있다. 약정기간은 2020년 12월 21일부터 오는 12월 20일까지로 3년 동안이었다. 회사 측은 아직까지 스노우와 확약 연장에 대해서는 논의되거나 협의된 바가 없다고 밝혔다.

시장에선 스노우와 공동보유확약 연장 가능성을 낮게 예상하고 있다. 단기적으로 지분매각계획이 없을 수 있지만 내년 이후 시장 상황을 고려하여 매각 가능성은 있다고 본 셈이다. 기존 경영진은 대표이사의 보호예수가 올해 말 해제되면 추가 자금조달이 가능한 2024년 시점에 지분 추가 매입에 나설 수 있다.

알체라 관계자는 "구주주의 유상증자 참여 여부는 검토중인 상황으로 보수적으로 설정한 기준"이라며 "증자시점을 당초 11월로 계획했는데 금융당국의 신고서 정정 요청으로 다소 밀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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