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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가 만든 거부들

'스타일난다 신화' 김소희, 부동산 '큰 손'으로 제2의 인생

세금 제외 4500억 실수령 추정, 서울 주요 입지에 1000억대 부동산 보유

감병근 기자  2023-09-12 11:41:18

편집자주

거대한 자금이 움직이는 M&A는 매도자를 단번에 거부로 만들기도 한다. 평생을 일군 사업이나 가업을 매각하고 제2의 인생을 개척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세간의 관심은 이러한 거부들이 자신들의 돈을 어떻게 운용할 지에 자연스럽게 집중된다. 더벨은 최근 M&A를 통해 거부로 올라선 이들의 근황과 자금운용 전략을 살펴본다.
김소희 전 난다 대표(사진)는 기업 매각으로 거부가 된 이들을 꼽을 때 빠짐없이 거론되는 인물이다. 인터넷 쇼핑몰 스타일난다, 화장품 브랜드 쓰리컨셉아이즈(3CE) 등을 운영하는 난다 지분 100%를 2018년 로레알그룹에 약 6000억원에 매각했다.

김 전 대표는 30대의 젊은 나이에 수 천억원을 쥔 거부로 등극하면서 자수성가의 아이콘으로도 자주 회자된다. 그는 대학생이던 20대 초반에 창업해 13여년 만에 난다를 아시아권 주요 뷰티업체로 키웠다.

김 전 대표는 지분 매각대금을 국내 부동산 위주로 투자하며 관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난다 대표 시절부터 서울 내 주요 입지에 건물을 확보하면서 사업 수완 못지 않게 부동산을 보는 안목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로레알그룹에 난다 지분 전량 6000억에 매각, K-뷰티 성공 신화 남겨

김 전 대표는 2018년 5월 로레알그룹에 보유하고 있던 난다 지분 100%를 6000억원 가량에 매각했다. 로레알그룹이 한국 뷰티업체를 인수한 건 난다가 처음이었다.

김 전 대표가 창업한 난다는 2004년 의류 판매업체로 출발했다. 하지만 이후 메이크업 브랜드인 3CE가 인기를 끌게 되면서 매각 당시에는 화장품 사업 비중이 70%대로 올라섰다. 현재도 화장품 제조 및 판매 위주로 사업을 영위 중이다.

로레알그룹은 3CE를 포함한 난다 브랜드들이 국내 뿐만 아니라 중국, 일본, 홍콩, 싱가포르 등 아시아 전반에서 높은 인지도를 갖추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 인수를 결정했다. 특히 3CE는 국내 주요 백화점 면세점에 입점하는 등 메이저 화장품 브랜드의 반열에 올라선 상태다.

1983년생인 김 전 대표는 대학생 시절 난다를 창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가 처음 운영한 스타일난다는 1세대 온라인 쇼핑몰로도 구분된다. 김 전 대표의 뛰어난 패션감각 덕에 의류 판매가 순항하면서 화장품으로 사업을 확대할 기회도 잡을 수 있었다.

김 전 대표는 로레알그룹과 난다 매각 협상을 진행할 당시 지분 일부를 남겨두는 방안도 염두에 둔 것으로 전해진다. 이를 통해 자신이 키운 난다 경영에 일정 부분 관여하려는 의도가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딜이 보유 지분 전량을 넘기는 구조로 확정되면서 김 전 대표가 난다 경영에 개입할 수 있는 여지가 크게 줄었다. 매각 이후 고문 격인 최고 크리에이티브 책임자(Chief Creative Executive)로 활동했지만 2021년 6월 이 마저도 손을 떼면서 회사를 완전히 떠났다.

김 전 대표는 당시 SNS를 통해 “주부 김소희로 돌아가 제2의 인생을 시작해 보겠다”고 밝혔다. K-뷰티 성공 신화를 쓴 1세대 창업자로서 17년 동안 함께한 난다의 성장을 응원하겠다는 인사도 남겼다.

◇주요 입지 빌딩 여럿 보유, 부동산 투자자로 존재감 부각

김 전 대표가 난다 매각으로 실질 취득한 금액은 45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2018년부터 비상장기업 대주주는 보유지분을 매각할 경우, 과세표준 3억원 이상을 기준으로 25%의 주식양도소득세율이 적용된다.

김 전 대표는 이 자금을 부동산 투자 위주로 운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미 난다 매각 이전에도 서울 가로수길, 대학로, 홍대 등 주요 입지에 빌딩을 구매해 상업 부동산을 보는 안목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난다 매각 이후 김 전 대표가 매입한 가장 큰 규모의 부동산은 서울 명동역 인근에 위치한 3층 빌딩이다. 이 빌딩은 대지면적 84.9㎡, 연면적 208.26㎡ 규모로 2020년 당시 김 전 대표의 매입가가 245억원에 이른다. 대지 3.3㎡당 매매가는 9억5400만원 수준이다.

김 전 대표는 2019년에는 서울시가 문화재자료로 지정한 성북구 한옥 고택을 96억원에 매입해 화제가 됐다. 이 밖에도 성북구에 거주 목적으로 대지 1600㎡ 규모의 주택을 작년에 신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성북구 신축 자택의 경우 대지 구입은 난다 지분 매각 전에 이뤄진 것으로 파악된다.

김 전 대표는 보유한 주요 부동산을 전액 현찰을 활용해 구매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이는 일정 비율 대출을 활용하는 것이 일반적인 대형 부동산 거래에서 매우 이례적인 사례다. 이에 부동산업계에서는 김 전 대표가 난다 매각대금 중 상당 부분을 위탁없이 직접 관리하고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전 대표는 난다 대표 시절부터 최근까지 부동산 매입에 총 960억원 가량을 투자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세 상승 등을 고려하면 현재 보유 부동산 가치는 1000억원 중반대에 이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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