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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등급 분석

삼성중공업, 글로벌 최하점 탈출 이끈 탈탄소

외부 ESG 자문조직 꾸려 탄소저감 전략 구체화… 총 배출량 33% 저감 성과

강용규 기자  2023-07-18 17:45:18
삼성중공업의 글로벌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등급이 높아졌다. 그동안 친환경 경영을 위해 추진해 온 노력들이 빛을 본 것으로 파악된다. 추가적인 등급 상승을 위해서는 사업장 안전 강화가 필요할 것으로도 분석된다.

최근 글로벌 투자사 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MSCI)은 삼성중공업의 2023년도 ESG등급을 B로 매겼다. 전년도 CCC에서 한 단계 상승했다.

MSCI는 기업들이 공시한 자료를 바탕으로 ESG경영 역량을 AAA에서 CCC까지 7개 등급으로 나누어 평가한다. 삼성중공업의 B는 위에서부터 6번째 등급으로 높은 수준이라고는 볼 수 없다. 그러나 등급 상승의 의미가 크지 않다고 볼 수도 없다. 삼성중공업은 2018~2022년 5년 동안 최하점인 CCC 등급에 머물러 있었기 때문이다.

분야별 평가 내용을 살펴보면 '친환경 기술 기회(Opportunities in Clean Tech)' 분야의 평가가 2022년 ESG 정체(ESG LAGGARD)에서 2023년 평균(AVERAGE)으로 개선됐으며 지배구조나 노동관리, 안전 등 다른 분야의 평가는 변화가 없었다. 친환경 분야의 개선 노력이 등급 상승의 열쇠로 작용한 것이다.
(자료=MSCI)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25개의 ESG 이슈들을 놓고 기업 내·외부에 걸친 이중 중대성 평가를 통해 한 해 개선을 위해 노력해야 할 9개의 중대 이슈를 선정했다.

가장 중대성이 높은 이슈는 기후변화 대응으로 전년 대비 중대성 순위가 3단계 높아졌다. 이외에도 탄소제로 기술개발이 3위, 저탄소·무탄소 연료추진선박 개발이 5위에 오르는 등 ESG경영의 역량이 탄소저감 등 환경영향 개선에 집중됐다.

삼성중공업은 2021년 7월 이사회에 ESG위원회를 설립하고 기후변화 대응 이슈와 관련한 심의 및 의결 기능을 부여했다. 이와는 별도로 전사 차원의 환경분과 협의체도 설립했다. 배진한 CFO(최고재무책임자)가 ESG위원장과 환경분과 협의체의 총괄책임자를 함께 맡았다.

2022년 10월에는 외부 전문가들로 구성된 ESG자문위원회도 설립했다. 이를 통해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밸류체인 전반의 탄소 배출량을 의미하는 '스코프3(Scope3)'의 산출 및 감축 방법론을 개발했다. 기업이 직접 배출하는 탄소인 스코프1과 제조활동에 투입되는 에너지의 생산 과정에서 배출되는 탄소인 스코프2의 영역에서 단기적 감축 목표도 수립했다.

이러한 활동들은 실질적 성과로 이어졌다. 삼성중공업은 2022년 스코프1 배출량이 12만4688tCO2eq(이산화탄소 환산톤수)로 집계돼 전년 대비 26% 감소했다. 이 기간 스코프2 배출량도 전년 대비 16.4% 줄어든 23만9397tCO2eq로 나타났다. 스코프3 배출량 역시 5307만343tCO2eq에서 3536만4583tCO2eq로 33.4% 감소하며 스코프1~3의 총 배출량은 33.2% 줄었다.
(자료=삼성중공업 지속가능경영보고서)

MSCI의 평가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아직 사업장 안전 분야가 ESG 정체 요인으로 남아 있다. 실제 삼성중공업의 사고 건수 추이를 직영과 사내협력사 합산 기준으로 살펴보면 2020년 67건에서 2021년 58건으로 줄어들었으나 2022년에는 다시 69건으로 늘어나는 등 재해를 줄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것으로 파악된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안전보건관리비로 2812억을 투입한다는 계획을 세웠으나 실제 집행 금액은 2598억원으로 계획에 다소 못 미쳤다. 올해는 투입 금액을 3277억원으로 늘려 사업장 안전 강화에 더욱 힘을 쏟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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