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글로벌메타버스 펀드가 국내 확정급여형퇴직연금(DB) 상품 가운데 최상위 성적을 거두고 있다. 삼성자산운용이 세계 메타버스 산업의 성장 흐름에 올라타고자 독자적 빅데이터 분석을 토대로 설계한 펀드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운용의 '삼성글로벌메타버스 증권자투자신탁'은 지난 3개월 수익률(전 영업일 기준)이 11.21%로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 수익률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메타버스에 투자하는 전략상 별도로 벤치마크를 설정하지 않고 있다.

삼성글로벌메타버스는 글로벌 증시에 상장된 메타버스 테마 관련 주식을 선별해 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있다.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관심도가 증가하는 메타버스 테마와 종목을 발굴하는 건 물론 모멘텀 지표를 활용해 투자 비중을 조정하면서 시장 대비 초과수익을 추구하고 있다.

메타버스는 '초월, 그 이상'을 뜻하는 그리스어 메타(Meta)와 '세상, 우주'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다. 가상과 현실이 상호 작용해 그 속에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세상을 뜻한다. 메타버스와 관련된 핵심 섹터는 △AR·VR·XR △클라우드컴퓨팅 △온라인게임 △5·6G 통신기술 △3D 소프트웨어 등이다.

운용 프로세스의 경우 우선 메타버스 밸류 체인과 관련된 하위 테마 유니버스를 선정한다. 그 뒤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해당 테마와 관련도가 높은 종목을 발굴하는 방식으로 투자 유니버스를 확정한다. 구글 검색 알고리즘(단어 분석, 웹페이지 관련성, 콘텐츠 품질, 웹페이지 활용도, 문맥 등)을 토대로 확보된 텍스트 정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게 특징이다.

이후 종목별 심화 분석에 나선다. 센티먼트 분석과 함께 부도 확률 등을 검토해 최종 투자기업을 선별한다. 포트폴리오 운용의 경우 종목별 관심도와 모멘텀을 고려해 투자 비중을 결정해 나가고 있다. 뉴스 데이터의 자연어 처리를 토대로 메타버스 트렌드의 모니터링에 나서고 있는 것도 강점으로 꼽힌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주요 보유 자산은 'APPLE INC', 'Walmart Inc', 'ORACLE CORP', 'AMAZON.COM INC', '삼성전자', 'LVMH MOET HENNESSYUNSP ADR', 'MASTERCARD INC' 등이다. 가장 투자 규모가 큰 자산도 전체 비중이 10%를 넘지 않는 선에서 포트폴리오를 관리해 나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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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들어 글로벌 경기 하강의 우려감이 감돌고 있으나 메타버스 수요 전망은 여전히 매력적이다. 무엇보다 애플이 연내 확장현실(XR) 헤드셋을 출시할 수 있다는 기대감은 메타버스 산업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연내 기준금리 인상에 제동을 걸 수 있다는 기대감도 기술주 주가를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글로벌 투자시장에서 메타버스 테마가 다시 조명을 받자 지난 2월 세계적 자산운용사 블랙록 역시 메타버스 ETF(티커명 IVRS)를 상장시키기도 했다. ETF 투자 영역의 확대에 공을 들이는 가운데 메타버스 섹터를 한 축으로 삼은 셈이다.

그간 대기업 DB 자금은 윈리금 상품에 집중 투입돼 왔다. 이제 내부 운용 부서마다 이들 자금을 적극적으로 운용하려는 니즈가 커지고 있다. 어디까지나 퇴직연금이 재원인 터라 안정성을 최우선시하면서도 수익률 차별화를 거두고자 공격적 투자 상품의 비중을 높여 나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