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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비앤지스틸, 등급상향 기대감 꺾였다

'긍정적' 아웃룩, 조정 1년만에 '안정적'으로 변경…추후 등급하락 가능성도

김슬기 기자  2023-05-02 11:11:18
현대비앤지스틸에 대한 국내 신용평가사의 시선이 1년여만에 다시 바뀌었다. 올 들어 국내 신용평가사 3곳 중 2곳이 이미 전방산업의 수요 둔화로 인한 수익성 저하 등을 이유로 '긍정적'이었던 등급 전망(아웃룩)을 '안정적'으로 조정했다.

여기에 계열사인 현대제철의 STS 사업부문 자산 양수 및 성림첨단산업 투자 등으로 인해 차입 부담이 늘었다는 것도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향후 실적 등 재무 지표 등이 개선되지 않으면 신용등급 역시 'A0'에서 'A-'로 떨어질 여지가 크다.

◇ 1년만에 등급 전망 '긍정적'서 '안정적' 조정

최근 한국기업평가는 현대비앤지스틸의 신용등급 및 전망을 'A0, 긍정적'에서 'A0, 안정적'으로 조정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달 정기평가를 통해 현대비앤지스틸의 등급전망을 '긍정적'에서 '안정적'으로 변경했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2022년 6월 정기평가 이후 평가를 진행하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신용평가사 3곳 중 2곳이 등급전망을 조정한 것이다. 현대비앤지스틸의 경우 2022년 3사 모두 등급전망을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조정한 바 있다. 불과 1년만에 등급전망을 조정한 것이다. 이는 지난해 급격히 수익성이 떨어진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한국기업평가 기준으로 현대비앤지스틸의 신용등급은 2018년 5월 'A-, 긍정적'에서 'A0, 안정적'으로 상향 조정됐다. 2022년 6월에 등급 아웃룩이 '긍정적'으로 변동됐다. 한국신용평가도 2018년 5월 등급을 'A-'에서 'A0'로 조정했고 2022년 2월 아웃룩을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변경한 바 있다.

현대비앤지스틸은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로 현대제철이 41.12%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특수관계인의 지분까지 하면 총 45.78%다. 주사업은 스테인리스 냉연강판의 제조 및 판매를 담당하고 있다. 스테인리스 강판은 주로 건자재, 양식기, 의료기기, 가전제품, 자동차 등 다양한 사업군에 쓰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 현대차 계열사와 다른 흐름, 2022년 하반기 이후 적자·차입금 확대

올 들어 현대차그룹 계열사의 신용등급 변동이 잦다. 현대차그룹의 실적이 약진하면서 올 들어 신용평가사 3사 모두 기아와 현대캐피탈의 신용등급 및 전망을 'AA0, 긍정적'에서 'AA+, 안정적'로 조정했다. 현대로템도 'A-, 안정적'에서 'A-, 긍정적'으로 등급전망이 변경됐다.


이 가운데 현대비앤지스틸이 힘을 못 쓰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적으로 수익성 저하 영향이 컸다. 특히 원재료인 STS 열연강판 매입단가는 니켈가격과 연계되어 있는데 원가 상승분이 판가에 전이되지 못하면서 롤마진(제품과 원재료 가격의 차이)이 악화됐다는 것이다.

지난해 하반기 상각전영업이익(EBITDA·에비타)가 적자였고 연간 에비타마진율은 3.9%였다. 별도 기준 2021년 에비타는 1050억원에서 2022년 497억원으로 급감했다. 아직 올해 1분기 별도 기준 실적이 공개되지 않았으나 연결 매출액은 2803억원, 영업손실 130억원을 기록, 수익성 악화 흐름이 이어지고 있고 있다.

여기에 차입 부담이 커지면서 현금창출력 대비 차입금 규모가 커졌다. 현대비앤지스틸은 지난해 2월 현대제철 STS 부문 자산양수에 1021억원을 썼고 5월 차량용 부품소재 업체인 성림첨단산업 지분 16.7%를 459억원에 취득했다. 또한 피에스 제1호 사모투자합자회사 지분 66.18% 취득에 315억원을 썼다.

자금 유출과 현금창출력 저하 등이 맞물리면서 연간 잉여현금흐름(FCF)가 -811억원을 기록했다. 총차입금 규모는 2021년 1393억원에서 2022년 2256억원으로 확대됐고 순차입금 역시 202억원에서 1748억원으로 늘었다. '순차입금/에비타'는 3.5배로 집계됐다. 순차입금의존도는 20.7%다.

한국기업평가는 현대비앤지스틸이 △순차입금/에비타 3.5배 초과 수준을 유지하고 에비타마진 4% 미만 수준을 유지할 때 등급 하향 조정을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혔다. 나이스신용평가 역시 별도기준 에비타 마진율 4% 미만, 순차입금의존도 30% 초과할 경우 등급 하향 조정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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