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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건설사 재무점검

㈜건영, '라포르테' 분양 늘었지만 건전성 개선 '아직'

영업현금흐름 '플러스' 전환에도 차입 증가 악영향, 부채비율 260%대

신민규 기자  2023-04-11 15:08:16
㈜건영은 자체 브랜드 '라포르테'를 내세워 분양사업을 늘린 덕분에 외형은 커졌지만 전반적인 재무안전성은 오히려 약화했다. 영업 현금창출력이 10여년만에 플러스 전환됐음에도 아직까진 현금부족분을 대부분 차입에 의존하고 있었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건영의 영업현금흐름은 지난해 76억원으로 플러스 전환했다. 1년전 영업현금흐름 부족분이 480억원에 달했던 점을 감안하면 현금창출력이 높아진 셈이다. 재고자산을 줄여 운전자본 부담을 낮추고 선급공사원가가 감소한 영향이 컸다. 영업현금흐름이 플러스를 기록한 건 2012년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영업현금흐름 규모가 크지 않은 상황에서 투자활동이 늘어나다보니 현금부족분을 차입으로 메울 수밖에 없었다. 운영자금과 PF대출자금 확보를 위해서도 차입이 불가피하게 늘었다.


지난해 말 총차입금은 1800억원으로 1년전 1600억원보다 17% 늘어났다. 차입금의존도는 55%를 상회했다. 2019년말 차입금의존도가 17%대를 기록한 이후 3년째 수치가 커진 셈이다.

총차입금 가운데 단기차입금은 480억원으로 모두 운영자금에 쓰였다. 장기차입금은 1300억원으로 PF대출 위주였다. 1년내 만기도래하는 유동성 장기차입금이 800억원 이상 차지했다. ㈜건영은 올해 이를 모두 상환할 예정이다.

부채총계가 자본총계보다 가파르게 늘어나다보니 부채비율도 1년새 30%p 이상 상승했다. 233%에서 266%로 부담이 커졌다. 이 역시 2019년 당시 70%를 상회했던 점을 감안하면 수치가 가파르게 상승했다.

기분양한 사업장에서 회수할 분양대금이 있다는 점에서 재무구조는 개선될 여지가 있다. 현재 진행중인 분양공사 기준으로 분양계약액은 총 4400억원에 달했다. 이 가운데 지난해까지 회수한 분양대금 누계액은 3100억원이었다. 분양대금회수누계액만 놓고보면 70% 정도 회수가 이뤄진 셈이다. 공정률에 따라 향후 추가적으로 유입되어야 할 자금이 1300억원 가량 남았다는 뜻도 된다.

다만 분양이 늘면서 미분양 규모도 이전보다 커졌다. 지난해 준공후 미분양 물량(완성주택)과 미완성주택 미분양 물량은 각각 390억원, 500억원으로 900억원에 달했다. 1년전에는 200억원에 불과했다.

재고자산 항목 가운데 완성주택 규모 증가 추이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 미분양 물량이 장기간 해소되지 않을 경우 리스크를 키울 수 있다. 분양이 이뤄진 이후 입주지연이나 미입주 발생을 최소화하는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건영은 2020년을 기점으로 건설 종가 이미지를 벗고 디벨로퍼 역량을 키워가기 시작했다. ㈜건영의 시공능력에 시행 비즈니스를 결합해 자체개발 사업에서 성과를 내는 전략이었다. 독자 브랜드인 '라포르테'를 내세워 블록형 단독주택, 생활형 숙박시설, 오피스텔 등 틈새시장으로 사업 영역을 넓혔다.

자체개발 사업 원년인 2021년에는 여의도와 분당 서현 알짜부지에 상품을 내놓기 시작했다. 여의도 더디자이너스호텔을 매입해 직접 리모델링에 나섰다. 국회의사당역 인근에 161실의 생활형 숙박시설(라포르테 블랑 여의도)을 선보여 분양에 성공했다. 롯데마트 서현점을 리모델링한 주거용 오피스텔도 선보였다. 안성공도 사업장에는 독자 브랜드 '라포르테'를 적용한 공동주택을 내놓은 바 있다.

부산 서구 암남동 물류센터 투자를 위해 암남물류개발에 지분출자를 하기도 했다. ㈜건영 지분율은 60%였다. 2021년만 해도 장부가치 제로로 지분법 손익이 반영되지 않았지만 지난해 136억원을 인식했다. 영업외수익으로 지분법 이익이 반영된 덕분에 영업이익 감소세에도 당기순이익 100억원을 달성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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