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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쿼리PE, 7200억 'MKOF 5호' 완전 소진 눈앞

로카모빌리티 인수에 드라이파우더 전액 투입 예정, MKOF 6호 조성도 탄력

감병근 기자  2023-04-06 10:45:18

편집자주

블라인드 펀드는 사모펀드(PEF) 운용사의 역량을 확인할 수 있는 가늠자다. 프로젝트 펀드와 달리 투자자금을 미리 모집한 후 투자처를 물색해 자산으로 편입시킬 수 있다. 곳간에 돈을 쟁여 두고 필요할 때마다 집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 투자 시점이나 전략 수립에 있어 더 유리하다. 블라인드 펀드 투자 결과가 좋아야 다음, 다다음 펀드도 만들 수 있다. 더벨은 운용사들의 보유하고 있는 블라인드 펀드의 현황과 전략을 살펴보고, 하우스 역량도 점검해 보고자 한다.
맥쿼리자산운용 PE본부(이하 맥쿼리PE)가 블라인드펀드 맥쿼리코리아오퍼튜니티펀드(MKOF) 5호의 완전 소진을 눈앞에 두고 있다. 7200억원 규모로 최종 결성을 마친 지 1년 6개월여 만에 거둔 성과다. 발 빠른 소진 행보로 현재 조성 중인 MKOF 6호 펀딩 작업도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6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맥쿼리PE는 MBK파트너스와 오는 7일 로카모빌리티 인수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할 예정이다. 매각 대상은 MBK파트너스가 보유한 로카모빌리티 지분 100%로 거래 가격은 4000억원 수준이다.

맥쿼리PE는 MKOF 5호와 인수금융을 활용해 인수대금을 조달할 계획으로 전해진다. MKOF 5호는 남아 있던 드라이파우더 1500억원 가량을 로카모빌리티 인수에 모두 투입하면서 소진율 100%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맥쿼리PE가 MKOF 5호 조성을 추진한 건 2019년 하반기다. 2020년 상반기 1차 클로징이 이뤄졌고 2021년 10월 7200억원 규모로 최종 결성을 마쳤다. 맥쿼리PE가 에너지·인프라 투자 강자로 손꼽히는 만큼 펀딩 작업 역시 순항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MKOF 5호의 앵커 출자자(LP)는 1600억원을 투입한 국민연금이 맡았다. 이밖에 과학기술인공제회 등이 주요 LP로 참여했다. 과학기술인공제회가 맥쿼리PE의 블라인드펀드인 MKOF 시리즈에 출자한 건 MKOF 5호가 처음이었다.

MKOF 5호는 조성작업과 딜 소싱이 동시에 이뤄지며 빠른 속도로 투자처를 확보해 나갔다. 첫 투자는 2020년 초 마무리된 LG CNS 소수지분 인수였다. 맥쿼리PE는 당시 ㈜LG가 보유하고 있던 LG CNS 지분 약 85% 가운데 35%를 인수했다. 이를 통해 ㈜LG는 LG CNS 지분율이 50% 미만으로 떨어지며 일감 몰아주기 논란에서 벗어났다.

지분 35% 매각가는 9500억원 수준으로 결정됐다. 맥쿼리PE는 이 중 절반 가량을 인수금융을 통해 조달했다. 나머지 절반은 MKOF 5호와 별도 프로젝트펀드로 충당했다.

이후 맥쿼리PE의 굵직한 투자에서도 MKOF 5호는 빠짐없이 등장했다. 2021년 12월 마무리된 국내 최대 수소 제조·공급업체 어프로티움(옛 덕양) 경영권 인수에서도 MKOF 5호가 활용됐다. 어프로티움 인수가는 8600억원 규모로 이 가운데 2000억원 가량이 MKOF 5호에서 충당됐다. 나머지 금액은 인수금용과 공동투자펀드(코인베스트먼트펀드)를 통해 조달됐다.

MKOF 5호의 다음 포트폴리오는 LG그룹 계열사인 S&I코퍼레이션의 부동산시설관리 사업부(S&I엣스퍼트)였다. LG그룹은 LG CNS 지분 매각처럼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선제적으로 해소하기 위해 S&I엣스퍼트와 함께 S&I코퍼레이션의 건설사업부 매각을 추진했다.

맥쿼리PE는 S&I엣스퍼트를 3643억원에 인수하기로 하고 인수대금 중 절반 가량인 약 2000억원을 MKOF 5호를 활용해 조달했다. 나머지 금액은 인수금융을 통해 충당했다.

MKOF 5호가 최종 결성 1년 6개월여 만에 완전 소진을 눈앞에 두면서 현재 맥쿼리PE가 조성 중인 MKOF 6호 조성에도 탄력이 붙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맥쿼리PE는 작년 상반기부터 최종 결성 목표를 1조원으로 정하고 MKOF 6호 펀드레이징에 돌입했다.

MKOF 6호 역시 기존 맥쿼리PE의 장점을 살려 에너지·인프라 분야 투자에 집중할 계획이다. 앞선 블라인드펀드보다 규모가 큰 만큼 올해 국민연금 출자사업 등에 맥쿼리PE가 등장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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