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웹툰의 문피아 활용법에 이목이 쏠린다. 네이버웹툰이 문피아 지분을 60% 가까이 확보한 데 이어 문피아 이사회 의석의 상당수를 네이버와 네이버웹툰 임원으로 채웠다. 문피아가 네이버웹툰의 자회사가 된 만큼 긴밀하게 협력해 화학적 시너지를 강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를 위해 네이버웹툰은 관련 자회사를 문피아 산하에 배치하는 등 힘을 싣고 있다. 스튜디오제이에이치에스가 대표적이다. 스튜디오제이에이치에스는 웹툰과 웹소설 제작사인데 네이버웹툰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을 문피아로 넘기면서 문피아의 100% 자회사가 됐다. 웹소설-웹툰-영상 콘텐츠로 이어지는 IP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문피아가 앞장 선 셈이다.
◇지분율 확대, 이사회진입까지…문피아 지배력 ‘강화’문피아에 따르면 2023년 현재 네이버웹툰 임원이 문피아 이사회 의석의 과반을 확보했다. 문피아 대표이사는 손제호씨, 이사회 의장은 김환철 문피아 창립자가 맡았지만 김준구 네이버웹툰 대표이사와 권연수 네이버웹툰 투자담당, 전동훈 프리미어파트너스 파트너가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박제현 네이버웹툰 KR 노블 리더가 문피아 기타비상무이사를 맡았으며 김희철 네이버 CV Center 책임리더는 감사가 됐다. 사외이사는 공석이다. 다시 말해 감사를 제외한 이사회 구성원 6명 가운데 3명이 네이버웹툰 임원인 셈이다.
문피아와 화학적 시너지를 내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네이버웹툰 임원이 문피아 이사회에 참여한 것은 2021년 지분을 인수하면서부터다.
네이버웹툰은 2021년 9월 문피아 지분을 20.17%를 605억원을 들여 먼저 인수했다. 2022년 1분기에는 기존 주주에 대한 대여금을 문피아 주식으로 받는 금전대차 현물상환으로 지분을 추가 취득해 문피아 지분을 최종 57.78% 확보했다.
여기에 문피아가 보유한 자사주가 더해지면서 네이버웹툰 등 연결실체 지분율이 60%를 넘어섰다. 네이버웹툰이 보유한 문피아 지분이 2021년 말 20.17%였던 점을 고려하면 약 1년 사이에 지분을 약 40%가량 확대했다.
네이버웹툰이 이토록 공을 쏟는 데는 문피아가 IP사업을 확대하는 데 있어서 핵심적 역할을 맡을 것으로 기대해서다. 문피아는 ‘웹소설의 유토피아, 글세상 문피아’라는 슬로건 아래 설립된 웹소설 연재 플랫폼이다. 2002년 장르소설 커뮤니티로 문을 열었고 2013년 정식 사이트를 개설했으며 현재 네이버와 카카오 다음으로 큰 웹소설 플랫폼으로 꼽힌다.
◇웹소설-웹툰-영상콘텐츠 3단 구조 강화 '안간힘'네이버웹툰은 문피아의 웹소설IP의 성장성이 크다고 바라본다. 대표적 사례가 재벌집 막내아들이다. 재벌집 막내아들은 2017년 2월부터 2018년 1월까지 326화가 연재되는 동안 단 한번도 투데이 베스트 1위를 놓치지 않았다. 네이버웹툰이 문피아에 눈독 들이게 된 결정적 배경으로 알려진 작품이기도 하다.
재벌집 막내아들은 2022년 9월부터 네이버웹툰에서 웹툰으로도 연재됐다. 연재 2개월 만에 웹툰 등록자 수가 10만 명을 넘어서며 재벌집 막내아들은 목요웹툰 가운데 가장 큰 인기를 끌었다. 2022년 말 드라마로 방영될 때에는 JTBC 역대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기도 했다.
‘웹소설→웹툰→드라마·영화’ 등 3단 구조가 가장 성공으로 발현된 사례로 평가받는다. 이는 네이버웹툰이 주목한 사업구조이기도 하다. 웹소설IP로 수익을 내는 데 그치지 않고 이를 웹툰, 드라마 등 영상콘텐츠로 제작해 2차, 3차 등 매출을 거두겠다는 복안이다.
네이버웹툰의 사업 방향성은 문피아의 자회사에서도 드러난다. 문피아를 웹소설IP의 웹툰화 작업을 진행하는 전초기지로 세웠다는 뜻이다. 문피아는 기존에 거느렸던 △문피아웹툰문화산업전문회사 △엠콘텐츠랩스 주식회사 외에, 주식회사 스튜디오제이에이치에스도 지난해 100% 자회사로 삼았다.
네이버웹툰이 보유하고 있던 스튜디오제이에이치에스 지분을 문피아에 전량 양도하고 문피아가 스튜디오제이에이치에스 주식 전량을 포괄적 주식 교환계약 방식으로 취득하면서다.
문피아웹툰문화산업전문회사는 문피아의 인기 웹소설을 웹툰화하기 위한 회사, 엠콘텐츠랩스는 문피아 작품 유통을 대행하는 자회사다. 스튜디오제이에이치에스도 큰 방향에서 이들과 다르지 않다. 스튜디오제이에이치에스는 웹툰 제작과 웹소설 매니지먼트 전문기업이다.
네이버웹툰 관계자는 “문피아의 IP를 활용한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여러 가지를 고려하고 있다”며 “현재 문피아와 자회사의 구조는 이러한 목표의 일환”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