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약품에게 온코닉테라퓨틱스는 남다른 의미를 가진다. 제일약품그룹은 자체개발한 제품보다 외부 약 유통에 방점을 두고 있다. 그룹 입장에서 신약개발의 중심인 온코닉테라퓨틱스는 미래성장 동력이다. 당장은 재무회계적으로 손상차손을 인식해 연결적자를 내고 있지만 장기적으로 기대를 거는 이유다.
온코닉테라퓨틱스는 현재 제일약품에서 도입한 P-CAB 파이프라인의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다. 이 외 PARP 저해제로 난소암과 췌장암 치료제까지 도전하고 있다. 제일약품그룹은 온코닉테라퓨틱스 파이프라인 L/O 및 상업화, 코스닥 상장 등을 통해 매출은 물론 자산가치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020년 온코닉테라퓨틱스 설립, 제일약품 적자전환제일약품은 2017년 6월 인적분할을 통해 설립됐다. 연간 별도기준으로 6000억원대 매출과 10억원~20억원대 순이익을 기록하던 제일약품은 2020년 5월 R&D 자회사 온코닉테라퓨틱스를 설립하고부터 연결기준 적자전환했다. 별도기준으로 실적이 좋더라도 연결로는 실적이 좋지 못한 '착시효과'가 있다는 지적이다.
제일약품 관계자는 "작년 별도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양적, 질적 성장을 이뤘다"며 "신약개발 비상장 자회사 온코닉테라퓨틱스의 판관비(경상연구개발비)가 연결로 잡히며 실적이 좋지 못한 것으로 오해를 사고 있다"고 말했다.
제일약품 관계자는 "조만간 발표할 사업보고서를 통해 자세한 내용을 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제일약품은 별도의 잠정공시 없이 이달 24일 주주총회를 통해 작년 재무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제일약품은 작년 3분기 기준 전체 매출 가운데 제품이 20.5%, 상품이 79.2% 비중을 차지했다. 제품 매출은 1000억원대, 상품 매출은 4000억원대였다.
특히 리피토 계열에 의존도가 높아 제품 다변화 필요도 지적된다. 상품 중 비아트리스코리아에서 들여오는 심혈관질환 전문의약품 '리피토정'의 비중이 1300억원대(31%)로 가장 컸다. 제품 중에서는 개량신약 '리피토플러스'가 60억원대(5.7%)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위염약 '넥실렌', 위궤양약 '란스톤캡슐', 동맥경화약 '필그렐정'이 각각 50억원대 매출로 뒤를 이었다.
◇'신약 꿈'…온코닉테라퓨틱스, P-CAB·PARP저해제제일약품에게 온코닉테라퓨틱스는 수익률을 높이기 위한 필수적인 투자다.
온코닉테라퓨틱스는 제일약품에서 도입한 P-CAB 제제 'JP-1366'의 역류성식도염 국내 임상 3상 및 위궤양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두 임상 모두 올해 말까지 마무리하는게 목표다. 향후 국내 품목허가를 신청할 예정이며 제품 허가 획득 시 생산은 제일약품에서 맡게 된다.
국내 P-CAB 경쟁제품은 HK이노엔(전 CJ헬스케어)이 2019년에 출시한 케이캡(테고프라잔)과 대웅제약이 작년 출시한 펙수클루(펙수프라잔)이 있다.
또한 PARP 및 탄키라제(Tankyrase)를 동시 타깃하는 물질 'OCN-201(JPI-547)'로 난소암과 췌장암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난소암 대상으로는 작년 6월 국내 임상 2상을 개시했다. 동일물질로 췌장암에는 희귀의약품 지정 제도를 활용해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온코닉테라퓨틱스 상장도 관심 포인트다. 온코닉테라퓨틱스는 작년 12월 시리즈 B 라운드에서 VC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260억원을 조달했다. 시리즈 B 이후 제일약품 지분율은 54.3%까지 조정됐다. 제일약품 임직원들도 개인투자조합을 만들어서 일부 증자에 참여했다.
상장 시점은 특정되지 않았지만 제일약품 관계자는 "향후 온코닉테라퓨틱스 제품의 상업화와 국내상장을 통해 부가가치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