넵튠이 엔플라이스튜디오를 흡수합병한다. 애드엑스에 이어 돈 잘 버는 자회사와 합쳐 본체의 재무 구조를 개선하겠다는 구상이 담겼다. 과거와 같은 관리종목 지정 위기를 사전에 방지하겠다는 의지도 엿보인다.
특히 '무한의 계단' 등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하고 캐주얼게임 역량을 강화할 방침이다. 올해 중국 진출을 앞둔 대표 IP '이터널 리턴'이나 소셜카지노, 여성향 게임 등 다양한 장르 신작까지 더해 적자의 늪을 탈피할지 주목된다.
◇적자 지속한 넵튠, 합병 통해 별도 기준 영업손실 상쇄 기대넵튠은 17일 완전자회사 엔플라이스튜디오를 흡수합병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합병 신주를 발행하지 않는 무증자합병으로 진행된다. 합병기일은 오는 3월 17일이다.
엔플라이스튜디오는 모바일게임 개발사로 국내에서 1000만 다운로드를 넘어선 '무한의 계단'이 대표작이다. 앱애니가 발표한 2021년 3분기 기준 국내 월간 활성 사용자 수(MAU) 순위에서 '로블록스'와 '브롤스타즈'에 이어 3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넵튠 관계자는 "무한의 계단이 현재도 MAU 기준으로 10위 정도 차지하고 있는 만큼 캐주얼게임 IP를 활용할 방안을 보다 적극적으로 찾기 위해 합병을 진행했다"며 "별도 법인으로 봤을 때 넵튠의 재무 구조도 개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엔플라이스튜디오는 본래 모바일 광고회사 애드엑스의 자회사였다. 작년 11월 애드엑스가 넵튠에 피합병되면서 넵튠의 자회사로 편입됐다.
특히 엔플라이스튜디오는 기존 애드엑스의 자회사 가운데 가장 규모도 크고 안정적인 캐시카우 역할을 수행해왔다. 2021년에는 113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3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반면 넵튠은 그동안 2016년 상장 이후 줄곧 연결 기준 100억~200억원 수준의 영업손실을 이어왔다. 별도 기준으로는 2019년 11억원의 영업이익을 내 관리종목 지정을 피할 수 있었다. 코스닥 시장에서 기업이 4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면 관리종목이 되고 5년 연속 적자를 내면 상장 폐지된다.
2020년부터는 다시금 적자 기조로 돌아섰다. 작년에도 3분기까지 연결 기준으로 224억원, 별도 기준으로 24억원의 영업 적자를 기록했다.
넵튠이 카카오게임즈 계열사 가운데 인수·합병(M&A) 중심축으로 부상하면서 현금 유출이 컸기 때문이다. 버추얼 휴먼 개발사 온마인드, XR 메타버스 개발사 맘모식스, 오픈형 3D 메타버스 개발사 컬러버스 등을 인수하거나 투자했다. 2021년에는 별도 기준 투자활동 현금흐름이 마이너스 1807억원에 달했다. 작년에도 3분기까지 투자활동으로 80억원이 빠져나갔다.
작년 11월 애드엑스를 흡수합병한 것도 넵튠 본체의 재무구조를 개선하려는 목적이 담겨 있다. 2021년 기준 애드엑스의 별도 기준 영업이익은 116억원을 기록한 만큼 넵튠의 영업손실을 상쇄하는 효과를 내게 됐다.
여기에 엔플라이스튜디오까지 더해 넵튠의 별도 기준 실적 개선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2022년 말 기준 엔플라이스튜디오의 실적은 매출 57억원, 영업이익 50억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다만 합병 이후에도 엔플라이스튜디오는 독립적인 스튜디오로 운영될 예정이다.
◇강점 캐주얼게임 살리고 이터널 리턴 중국 진출 등 신작 통해 승부넵튠은 이번 합병을 통해 강점인 캐주얼게임 역량을 더욱 살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넵튠의 장르별 게임 매출을 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캐주얼 게임에서 가장 많은 47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다음으로 진지점령(MOBA) 게임에서 18억원, 소셜카지노에서 7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여기에 올해에는 자회사 님블뉴런이 만든 '이터널 리턴' IP 중국 진출을 앞두고 있다. 지난해 7월 님블뉴런이 개발한 게임 '이터널 리턴'의 모바일 버전 '이터널 리턴:인피니트'가 중국 당국으로부터 판호를 발급받았다. 텐센트의 계열사 아이드림스카이가 퍼블리싱(유통)을 맡아 현지에서 출시할 예정이다.
2020년 10월 스팀(steam) 플랫폼 얼리액세스 출시 직후 최대 동시접속자 수가 5만3000명을 넘겼고 PC방 최고랭킹 8위를 기록했다. '2021년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는 우수상과 인기게임상을 석권할 만큼 IP 경쟁력을 입증한 만큼 기대작으로 꼽히고 있다.
이 밖에도 방치형 캐주얼 게임이나 여성향 게임 등 개발 자회사에서 신작 1~2개를 추가로 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