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헬스케어가 국내 유전체분석 기업 테라젠헬스 경영권을 인수하며 본격적으로 디지털헬스케어 사업에 진출한다. 특히 롯데헬스케어의 개인 맞춤형 건강관리 플랫폼과 유전체 분석 데이터가 어떤 시너지를 낼지 주목된다.
아직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디지털헬스케어 분야는 글로벌기업이 나오고 있지 않다. 롯데헬스케어가 적극적인 투자와 M&A로 시장을 주도할 수 있을지 업계는 관심있게 지켜보는 분위기다.
결국 디지털헬스케어도 모든 서비스를 한 플랫폼 내에서 받아야지만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의견이 주를 이뤄 롯데헬스케어의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삼성전자 출신 우웅조 상무 중심으로 테라젠헬스 경영권 인수 롯데헬스케어는 롯데지주가 자본금 700억원을 출자해 작년 4월 설립됐다. 롯데지주가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으며, 이훈기 롯데지주 ESG경영혁신실장이 대표이사로 회사를 이끌고 있다. 여기에 우웅조 신성장3팀 사업총괄본부장(상무), 이경주 롯데그룹 식품군HQ(헤드쿼터) 상무가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롯데헬스케어 사업 전반은 우웅조 사업총괄본부장(상무)이 이끌고 있다. 보스턴대학교 컴퓨터 공학과를 졸업한 우 상무는 LG전자, SK텔레콤, 삼성전자에서 헬스케어 사업기획과 플랫폼 구축 등의 업무를 주도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갤럭시 스마트워치와 연동된 헬스케어 플랫폼 '삼성헬스' 구축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우 상무는 설립 초기부터 지분투자와 M&A를 통해 사업을 확장해 나간다고 밝혔다. 그는 "협업할 파트너사를 발굴하는 전담직원도 있다"며 "건강 데이터를 분석하거나 유전자 검사 등 역량을 보완해야 하는 부분들이 있어 파트너십이나 투자 등도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전략의 일환으로 롯데헬스케어는 유전체분석기업 '테라젠헬스'와 정신건강 플랫폼 개발사 '아토머스'에 투자를 단행했다. 롯데헬스케어는 '테라젠헬스' 지분 51%를 인수하며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한다. 거래금액은 250억원이다. 테라젠헬스는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기술력을 바탕으로 운영되는 만큼 롯데헬스케어는 이번 거래를 인수가 아닌 '투자' 혹은 '합작(JV)'이라는 말로 표현했다.
테라젠바이오는 작년 7월 열린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개인유전자서열(PGS) 분석을 기반으로 헬스케어사업부를 물적분할해 신설법인 '테라젠헬스'를 설립했다. 테라젠헬스는 과학적 근거를 기반으로 유전자분석 기술력을 향상하는 역할을 한다. 롯데헬스케어는 유전자 검사 데이터를 활용해 개인 맞춤 서비스를 고도화 하는 등 시너지를 극대화할 계획이다.
여기에 정신건강 플랫폼 ‘마인드카페’ 운영사 아토머스에 30억원을 투자했다. 마인드카페는 비대면 전문 심리 상담과 익명 정신건강 커뮤니티를 제공하며 150만명의 회원을 확보한 정신건강 플랫폼이다. 롯데헬스케어는 아토머스와 캐즐 연계 서비스를 개발하고 B2B 정신건강 관리 사업도 추진할 계획이다. 아토머스는 국내 기업, 공공기관 등 190여개에 임직원 정신건강 관리 프로그램(EAP))을 제공하고 있다.
◇개인 맞춤형 건강플랫폼 시작으로 K-메디컬 사업까지 확장 도모작년 롯데헬스케어가 테라젠헬스와 온택트헬스와 협업 소식을 잇달아 발표하며 시장은 개인 맞춤형 헬스케어 플랫폼의 구체적인 모습에 주목하는 양상이었다. 회사는 올해 5일부터 8일까지 개최되는 CES 2023(Consumer Electronic Show)에서 개인 맞춤형 건강관리 플랫폼 '캐즐(CAZZLE)'을 최초로 공개했다.
캐즐은 진단과 개인별 추천을 통해 구매까지 이어지는 헬스케어 플랫폼이다. 캐즐은 4월 오픈 베타에 이어 8월 정식 공개될 예정이다. 캐즐 이용자는 개인 문진을 등록한 후 각 결과 유형에 맞는 솔루션을 얻을 수 있다. 스마트폰 접촉으로 개인에게 최적화한 영양제 섭취를 돕는 디스펜서 '필키(Fillkey)' 서비스도 제공받을수 있다.
향후 출시될 버전에서는 진단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유전자 검사, 의료 데이터, 라이프 로그 등 다양한 정보를 추가로 활용할 예정이다. 해당 플랫폼은 롯데그룹이 보유하고 있는 유통과 호텔과의 시너지도 예상된다. 마트·백화점·슈퍼 등 오프라인 점포를 통해 롯데헬스케어 상품을 판매하고 유통하는 방안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실버타운조성도 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롯데는 2017년 보바스기념병원을 운영하던 늘푸른의료재단을 인수하며 본격적으로 의료사업에 진출했다. 현재 호텔롯데 및 롯데헬스케어 등과 연계해 실버타운과 건강관리사업을 한다는 복안이다.
해외 병원사업은 롯데헬스케어를 주축으로 검토 중이다. 롯데헬스케어는 7월 온택트헬스와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해외 병원 사업 진출을 위한 포석도 갖췄다. 2020년 설립된 온택트헬스는 장혁재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교수가 이끌고 있다.
롯데헬스케어는 온택트헬스를 통해 세브란스병원과 함께 병원사업에 대한 협업을 모색한다는 구상이다. 세브란스병원이 보유한 의료 전문성을 해외병원과 연계해 네크워크를 구축한다는 복안이다.
우 상무는"온택트헬스는 세브란스병원과 긴밀히 협업하고 있어 K-메디컬 사업에도 협업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며 "동남아시아 국가에 성형, 피부과, 가정의학과 등 비급여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해외 현지 파트너(병원 등)를 물색하는 데 있어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