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성엔지니어링이 경기 광주캠퍼스 신규 시설투자 완공으로 반도체 장비 등 제조능력(CAPA)이 스무 배 이상 늘었다. 단순히 설비만 증설한 게 아니라 부품을 모듈화하는 시스템 구축을 통해 리드타임(생산 시작부터 끝까지 걸리는 시간)을 대폭 줄인 덕분이다.
이를 위해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음에도 현금흐름은 크게 훼손되지 않았다. 고마진의 중화권향 반도체 장비 주문이 대거 늘면서 수익성이 개선된 영향이다.
◇전체 캐파 120대→1705대로 확충, 반도체 장비는 22배↑
주성엔지니어링의 3분기 말 기준 반도체 장비 생산능력은 1617대로 전년(72대) 대비 22배가량 늘었다. 디스플레이 장비의 경우 48대에서 88대로 증가했다. 전체 장비 캐파는 120대에서 1705대로 확충됐다.
주성엔지니어링은 원자층 증착장비(ALD)나 화학적 기상증착(CVD)용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 태양광 사업에 필요한 장비들을 전문적으로 제조하는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업체다. 세계 최초로 반도체 ALD를 제작한 이후 디스플레이와 태양광 제조에 필요한 ALD와 CVD를 선보이며 글로벌 장비회사로 거듭났다.
주성엔지니어링의 캐파가 대폭 확충된 배경에는 지난해 4월부터 시작한 광주 본사의 신규 시설투자 영향이 크다. 800억원 이상을 투입한 경기 광주캠퍼스는 1년 6개월여만에 연면적 2만2000㎡ 규모로 완공됐다.
단순히 설비만 증설한 게 아니라 생산 효율성도 극대화됐다. 부품을 모듈화하는 모듈화 생산 시스템을 적용하면서 장비 제조기간을 열흘 정도 단축했다. 이를 적용해 재산출된 전체 캐파는 지난해 비해 14배가량 증가했다.
◇생산·R&D 10개동을 용인·광주 2개로 거점 재편
이번 광주캠퍼스 신축은 제조 인프라를 일원화하는 효과로 이어졌다. 광주부지 내 여러 동으로 나눠있던 공간을 한 곳으로 통합해 작업 효율을 향상시켰다. 생산동, R&D동 등 총 10개 동으로 나뉘어 있던 것을 경기 용인R&D센터와 광주캠퍼스 가동을 통해 2곳 거점으로 재편했다. 스마트팩토리 기술도 적용해 제조·물류 프로세스를 혁신, 원가경쟁력 강화도 꾀하고 있다.
유·무형자산 신규취득 등을 통해 본 주성엔지니어링의 시설투자(CAPEX) 규모는 3분기 말 연결기준 365억원으로 전년 동기(210억원) 대비 73.4% 증가했다. 주성엔지니어링은 2019~2020년을 제외하고 CAPEX 규모가 연간 200억원 초중반대 수준이다. 올해는 투자규모가 예년보다 많은 셈이다.
그럼에도 현금흐름은 크게 훼손되지 않았다. 영업활동현금흐름에서 CAPEX 등을 제하고 남은 여윳돈인 잉여현금흐름은 32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34억원) 대비 100억여원 감소에 그쳤다. CAPEX 규모가 컸던 2019~2020년 때는 잉여현금흐름이 마이너스로 전환됐었다.
중화권향 반도체 장비 매출이 부쩍 늘면서 실적을 견인한 덕분이다. 주요 고객사인 SK하이닉스의 중국 사업장 증설 수요와 더불어 고마진의 중국 고객사 발주물량이 늘어 수익성 제고에 크게 기여했다. 올해 400억원의 차입금을 갚고 자사주를 매입했음에도 현금성자산이 1000억원을 웃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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