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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PEX 톺아보기

LG이노텍, 반토막 난 전장부품…그래도 '청신호'

수익성 개선 초점, 분기기준 턴어라운드 성공…매출 성장세 '호조'

원충희 기자  2022-11-29 07:57:38
LG이노텍은 애플 등 주요 고객사 수주를 기반으로 시설투자(CAPEX)가 전반적으로 늘었다. 카메라모듈과 기판소재 사업부의 생산능력(CAPEX) 제고에 거액을 쏟았다. 다만 전장부품은 투자액 규모는 오히려 반 토막 났다.

차량용 카메라모듈 사업을 광학솔루션으로 이관한데다 전방산업인 자동차의 생산차질 이슈로 CAPEX가 대폭 줄었다. LG이노텍은 전장부품의 경우 수익성 개선에 초점을 맞춰 접근 중인데 분기기준 턴어라운드에 성공, 향후 전망은 희망적인 편이다.

◇잘 나가는 '카메라모듈·반도체기판' 아낌 없이 투자

LG이노텍이 3분기까지 설비투자 등에 지출한 금액은 1조3868억원으로 전년 동기(8757억원)대비 58.4% 증가했다. 카메라모듈 사업을 담당하는 광학솔루션부문이 6788억원에서 8688억원으로 28%, 반도체기판 등 기판소재부문은 1240억원에서 1736억원으로 39.9% 늘었다.



실적을 보면 당연한 일이다. LG이노텍의 호실적 일등공신은 애플의 카메라모듈 주 공급처인 광학솔루션사업이다. 3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대비 48% 증가한 4조4395억원을 기록했다. 아이폰14에 탑재될 스마트폰용 멀티플 카메라모듈, 3D센싱모듈 등 고부가 제품 공급이 본격화된 효과다.

경기침체와 인플레이션으로 IT제품 수요가 특히 줄었지만 애플은 예외다. 미들엔드 스마트폰 시장은 직격탄을 받은 와중에도 지난 9월 출시한 신제품 아이폰 14 시리즈 등 하이엔드 스마트폰 인기는 여전했다.

기판도 LG이노텍이 힘주고 있는 분야다. 플립칩 볼그리드어레이(FC-BGA) 같은 고부가 반도체기판은 PC와 서버, 네트워크 등에 활용되는 반도체 칩을 메인기판에 연결해주는 부품이다. 인공지능(AI)과 네트워크 서버 분야에 많이 쓰이지만 전 세계적으로 공급업체가 많지 않아 성장성이 높게 전망되는 업권이다.

LG이노텍은 FC-BGA와 제조공정이 비슷한 무선주파수 패키지 시스템(RF-SIP)용 기판 시장에서 글로벌 1위 업체다. FC-BGA 사업에서도 위상을 빠르게 높이기 위해 구미에 4130억원을 투입, 2024년까지 FC-BGA 제조시설을 설립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전장부품 실적 증대, 우량매출 확대에 초점

같은 기간 전장부품사업은 CAPEX가 486억원에서 207억원으로 반 토막이 났다. 안 그래도 투자규모가 타 사업부보다 적었는데 더 줄어든 셈이다. LG이노텍의 전장부품사업은 차량용 통신모듈이나 DC-DC컨버터 같은 직류-교류전환기, 조명모듈 등을 생산하는 분야다.

전방산업인 자동차와 연동성이 큰데 지금까지는 반도체 공급부족에 따른 차량 생산차질 문제로 성장이 여의치 않았다. 아울러 차량용 카메라모듈 사업을 전장부품부문에서 광학솔루션으로 이관함에 따라 볼륨이 줄었다.

다만 올해는 전장부품사업부의 실적이 증대됐다. 친환경 자동차용 부품, 자율주행 관련 부품의 수요가 증가하면서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33% 성장한 3분기 누적매출 1조원을 달성했다. 1∼3분기 누적으로는 영업손실 74억원을 기록했으나 3분기만 보면 22억원로 분기기준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

이제는 플랫폼 모델 중심의 개발과 수주활동 전개 및 지속적인 원가구조 개선 활동으로 수익성을 동반한 성장을 모색 중이다. 전장부품은 소품종 대량생산 체제를 갖출 수 있는 스마트폰 부품과 달리 생산성이 떨어져 수익성 확보가 쉽지 않다. LG이노텍은 수년간 소수정예 고객사와 거래량을 늘리는 방식으로 우량매출 확대에 힘을 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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