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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화물 사업 호황에 환율 급등에도 '안도'

상반기 매출만 4.3조…환손실 리스크 자연스럽게 '헤징'

박기수 기자  2022-09-13 09:25:05
대한항공이 급격히 치솟는 원/달러 환율로 고민이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화물 사업의 호황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코로나19 유행 이후 항공운임지수가 높아지면서 환 리스크를 자연스럽게 헤지하고 있다.

8일 대한항공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올해 상반기 별도 기준 매출로 6조1376억원을 기록했다. 이중 화물노선 사업의 매출은 70.3%인 4조3198억원을 기록했다. 국내·국제 여객노선 매출은 1조2341억원으로 화물노선 사업 매출의 28.6%에 그쳤다.

올해 상반기 매출 4조3198억원은 작년 상반기와 비교해도 눈에 띄는 성장이다. 작년 대한항공 화물노선 사업의 상반기 매출은 2조8638억원이었다.



화물사업의 성장은 코로나19 사태와 연관이 깊다.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면서 여객 수요가 줄었고, 운항이 줄자 자연스럽게 화물 운송에 필요한 공급량도 줄었다. 여객기를 활용한 '밸리카고' 방식으로 항공운수업이 이뤄졌는데 여객기 공급이 줄면서 화물운송 공급량도 급격히 떨어졌고, 이는 곧 항공운임지수 상승으로 이어졌다.

실제 대한항공이 올해 상반기 기록한 화물 매출 4조3198억원은 코로나19가 발발했던 2019년 한해 화물 사업 매출보다도 많다. 2019년 대한항공의 화물 사업 매출은 2조5574억원이었다.

시장 일각에서는 화물사업 호황을 두고 '비정상적'이라고 바라본다. 시장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퍼지면서 여객 수요는 줄었지만 이로 인해 화물 사업의 수익성이 폭등하는 현상이 일어났다"라면서 "항공업계가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았다는 표현도 맞지만 한편으로는 코로나 특수를 누렸다는 표현도 맞는 셈"이라고 말했다.

화물 사업의 높은 수익성 덕에 항공업계는 환율 폭등 등 회계상 불리한 외부 변수까지 대부분 헤지하고 있다. 항공업계는 업의 특성 상 화폐성 달러 부채가 많고 자산은 부채에 비해 적어서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면 대규모 외화환산손실이 발생한다. 일례로 대한항공의 경우 상반기 말 기준 순외화부채로 약 35억 달러를 보유하고 있어 원/달러 환율이 10원 오르면 약 350억원의 환 손실이 일어나는 구조다.

실제 대한항공의 2분기 실적보고서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올해 2분기 외화환산차손실로 1940억원을 기록했다. 1분기 말 대비 2분기 말 원/달러 환율이 82.1원 상승하면서다. 작년 2분기의 경우 원/달러 환율이 작년 1분기 말에 비해 3.5원 하락하면서 반대로 111억원의 환이익을 얻었던 바 있다.

2분기 말에 비해 환율이 더욱 상승해 1380원대로 올라 3분기에도 대규모 환 손실이 예고됐지만 화물 사업의 활약 덕에 이번에도 자연스럽게 리스크 헤징이 가능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본다.

시장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가 완전히 종료되고 여객 수요가 늘어나면 화물 사업의 비정상적인 호황도 다시 안정을 찾을 것으로 예측된다"고 분석했다.

한편 환율과 더불어 금리 상승까지 이어지면서 대한항공은 이에 국내외 은행과 통화스와프(CRS) 계약을 맺는 등 파생상품을 활용해 변동금리로 빌린 외화 차입금을 축소하는 헤징 전략도 취하고 있다. CRS는 달러로 빌린 변동금리 외화 차입금을 원화 고정금리 차입금으로 바꾸는 파생상품이다.

실제 헤징 전략을 통해 2022년 상반기 말 대한항공은 변동금리 차입금의 비중을 35%(CRS 반영 기준)까지 줄였다. 2019년 말까지만 해도 변동금리 차입금 비중은 52%로 고정금리 차입금 비중보다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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