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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y of PMI

"'볼트온 속도' 화성코스메틱 성장 모멘텀 확보"

김태원 대표 "전통 제조업에 스타트업 DNA 심는다"

임효정 기자  2022-05-24 10:31:19

편집자주

사모펀드 운용사들이 M&A 시장에서 입지를 넓히고 있는 가운데 인수 후 통합(PMI) 작업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다. 투자금 회수 실적과 직결될 뿐만 아니라 운용사의 밸류업 전략, 더 나아가 운용 철학을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더벨은 PE 포트폴리오 기업에서 PMI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키맨과 조직을 찾아보고 핵심 모멘텀을 살펴보고자 한다.
화장품 섹터는 코로나19라는 변수로 적잖은 타격이 입은 업종 중 하나였다. 30년에 달하는 업력을 보유한 화성코스메틱도 예외는 아니었다. 2020년 매출액은 20% 이상, EBITDA는 40% 가까이 감소했다.

위기는 늘 존재한다. 이를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관건이다. 화성코스메틱은 빠르게 위기에 대응했고, 이를 계기로 체력은 한층 강해졌다. 지난해 30% 이상 매출 신장을 이룬 화성코스메틱은 올해 역시 30%를 웃도는 성장이 예상된다. 올해에는 잠시 미뤄놨던 과제를 해결하는 일에 집중할 계획이다. 플랫폼화, 수직계열화를 위해 볼트온에 적극 나서, 경쟁력을 한층 끌어올리겠다는 각오다.

◇어펄마 인수 후 이듬해 코로나 변수, 위기 속 김태원 대표 선임

김태원 화성코스메틱 대표
어펄마캐피탈이 화성코스메틱을 인수한 시점은 2019년이다. 1994년 설립된 화성코스메틱은 색조화장품 제조 (ODM·OEM) 업체다. 아이브로우를 주력 제품으로 아이라이너, 립스틱, 파운데이션 등을 ODM 방식으로 생산한다. 어펄마캐피탈은 당시 지분 70%를 사들이며 화성코스메틱을 첫 화장품 포트폴리오로 편입했다. 차별화된 기술력을 기반으로 향후 성장잠재력이 충분할 것이란 판단에서다.

어펄마캐피탈은 화성코스메틱을 인수한 이듬해 예상치 못한 변수에 맞닥뜨리게 됐다. 글로벌 펜데믹은 화장품 업계를 강타했고, 특히 색조화장품을 주력으로 하는 화성코스메틱에 가해지는 타격은 더 컸다. 2019년 502억원이었던 매출액은 이듬해 390억원으로 주저앉았다.

김태원 대표가 선임된 건 2020년 하반기다. 가장 힘든 시기에 투입된 인사로, 그 만큼 부담감도 컸다. 김 대표는 현대자동차 마북리연구소에서 근무하던 중 컨설팅을 알게 됐고, BCG로 이직해 컨설턴트로서 오랜 경력을 쌓았다. LS엠트론 전략기획부문장을 역임한 그는 화성코스메틱에 앞서 GS리테일에 몸담았다. 화장품은 홈쇼핑부문의 주요 카테고리 중 하나다. 김 대표가 자연스럽게 화장품업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된 배경이다.

화성코스메틱에 합류한 김 대표는 성장을 저해하는 요소를 제거하는 일에 우선순위를 뒀다. 그는 "고객 대응속도, 초기품질, 생산성 등 3가지를 저해하는 요소를 계속적으로 찾아 이를 제거하는 일에 몰두했다"며 "제품을 다각화하기 위해 연구인력을 대거 확충했고, 그 결과 3배 가까이 해당 인력이 늘었다"고 말했다.

제품군을 강화하는 동시에 확장 전략을 펼치기 위해 아모레퍼시픽의 색조 R&D 임원 출신을 채용했다. 화장품 제형의 다양한 색상을 정밀 분석하고 제조할 수 있도록 컬러리스트(Colorist) 인력도 확보했다. 컬러리스트를 두고 있는 건 국내 화장품 업체에서 보기 드문 사례라는 점에서 통큰 베팅이었다. 이 과정에서 사모펀드가 주인인 점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김 대표는 "코어밸류에 집중할 수 있었고, 과감한 투자가 뒷받침되면서 턴어라운드 시점을 앞당겼다"고 평가했다.



발 빠른 위기 대응으로 결실을 맺은 건 지난해 하반기다. 40%대였던 해외 고객 매출 비중은 지난해 말 기준 70% 이상으로 확대됐다. 지난해 기록한 EBITDA 이익률은 16.8%로, ODM 업계 내 최상위권에 속하는 지표를 달성하는 데 성공했다.

올해 역시 성장세를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그는 "올해 확정된 수주 규모가 이미 지난해 매출액을 넘어선 상태"라며 "올해 매출액은 지난해보다 30% 이상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플랫폼화·수직계열화 '볼트온' 추진, 성장 동력 마련

김 대표는 고객중심, 현장경영, 혁신이란 경영철학을 화성코스메틱에 맞게 재해석했다. 부서마다 '우리의 고객이 누구인지'를 정확하게 인지하는 게 첫 번째다. 고객을 알아야 요구에 맞는 일을 해낼 수 있기 때문이다. 부서간 소통 채널을 강화해 같은 목표를 가지고 효율적으로 업무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도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현장에서 답을 찾는다. 보고서가 아닌 현장에서 직원과 논의해 개선책을 모색한다. 전통적인 제조업에 스타트업의 문화를 배양하는 것 역시 김 대표가 추구하는 혁신 경영이다. 화성코스메틱은 1994년 설립됐지만 전신은 30년 전으로 더 거슬러 올라간다. 1964년 나무연필 제조업체로 설립됐으며 이 노하우를 이용해 아이라이너를 생산한 것이 시작이 됐다.

김 대표는 "스타트업에 투자한 경험을 통해서 혁신 경영에 대한 중요성을 다시금 느끼게 됐다"며 "화성코스메틱은 업력이 오래된 만큼 전통적 제조업 문화가 배어있는데 여기에 스타트업의 문화를 입혀 혁신을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대표의 직접적인 피드백이 대표적 사례다. 직원들은 언제든 아이디어를 제안할 수 있으며, 팀장을 거쳐 올라온 내용은 대표가 직접 코멘트를 달아 주는 방식으로 피드백을 준다. 48시간 안에 답을 주는 게 김 대표 만의 룰이다. 성공체험을 제공해 직원 모두가 주요 구성원이라고 느끼게 해주는 방식으로 혁신 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화성코스메틱의 최대 과제는 볼트온이다. 단일영업에서 솔루션영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라인업을 확장하자는 취지다. 이와 함께 원료, 용기 등 수직계열화로 경쟁력을 한층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김 대표는 "기존에는 아이라인 제품 중심으로 단품 영업을 했다면 더 많은 품목을 원하는 고객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폭넓은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며 "볼트온 전략으로 플랫폼화, 수직계열화를 이뤄 경쟁력을 한층 키우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김태원 화성코스메틱 대표 이력

△1995~1996년 현대자동차 마북리연구소
△1997~2002년 BCG 컨설턴트
△2002~2006년 I&S컨설팅그룹 co-founder, 전략컨설팅부문 디렉터
△2007~2016년 LS엠트론 전략기획부문장
△2016~2020년 GS리테일 전략투자실장 (홈쇼핑부문)
△2020~ 현재 화성코스메틱 CSO,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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