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튜디오드래곤이 '무차입 경영'을 4년 넘게 이어가고 있다. 이런 까닭에 회사는 20%대의 낮은 부채비율을 보이며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해외 사업 확대를 꾀하고 있고, 과거 기업공개(IPO)로 확보한 현금도 점점 떨어지고 있어 무차입 경영을 언제까지 지속할지는 예단하기 어렵다. 회사 측도 무차입 경영이 목표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결산 기준(12월 말 기준)으로 스튜디오드래곤의 차입금 및 사채는 0원이다. 회사가 은행 대출과 회사채 발행으로 조달한 자금이 없다는 뜻이다. 소위 말하는 무차입 경영을 2018년부터 4년째 지속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무차입 경영은 사업 규모가 작고 현금창출력이 우수하거나, 혹은 보유 현금이 많아 외부에서 자금을 조달할 필요성이 낮은 기업에서 종종 나타난다. 은행 대출과 회사채 발행 모두 이자 지급 등 고정 비용이 발생한다. 이미 내부에선 현금을 조달할 여력이 충분한 회사가 굳이 부담할 필요성이 적은 비용이다.
전날 종가 기준으로 코스닥 시가총액 11위이자 국내 1위 드라마 제작사인 스튜디오드래곤의 사업 규모가 작다고 평가하기 어렵다. 이런 점에서 회사의 현금창출력과 보유 현금 등이 무차입 경영의 한 원인으로 풀이된다.
단 스튜디오드래곤의 무차입 경영은 현금창출력이 준수하기 때문이라기보단 보유 현금이 두둑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드라마 판매(영업) 등으로 회사는 오히려 180억원의 현금을 더 썼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이 '마이너스(-)'를 보인 셈이다. 무차입 경영이 지속된 2018년부터 2021년까지 영업활동현금흐름이 플러스를 기록한 해는 2019년이 유일했다.
현금창출력은 아쉬웠지만 보유 현금은 넉넉했다. 스튜디오드래곤은 2017년 11월 코스닥에 상장하며 2100억원의 신규 자금을 유치했다. 이 자금은 회사가 은행 대출과 회사채 발행에 관심을 갖지 않게 만든 원동력이 됐다. 상장한 해에 회사는 기존 차입금을 모두 상환했다.
하지만 영업활동현금흐름이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고 미국에서 애플TV+향 드라마(작품명: The Big Door Prize)를 직접 제작하는 등 사업 확장을 추진하고 있어 지금처럼 보유 현금만으로 운영자금과 투자금을 충당하긴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마침 지난해 12월 말 기준 회사의 현금및현금성 자산은 코스닥 상장 이후 가장 낮은 수준(372억원)을 보이고 있다.
회사 측은 "4년간 무차입 경영을 하고 있지만 차입 경영, 무차입 경영은 원활한 사업 전개를 위한 선택일 뿐 특별히 원칙이나 목표는 아니다"라며 "필요에 따라서 선택할 수 있는 사항"이라고 밝혔다.
20%대의 낮은 부채비율, 국내 1위 드라마 제작사라는 지위, 모회사인 CJENM의 스튜디오드래곤에 대한 지원 의지 등을 고려했을 때 금융기관과 자본시장이 신용등급을 낮게 평가하진 않을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 관계자는 "올해는 스튜디오드래곤의 해외향 판매와 제작 성과가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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