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전선이 미국 해저케이블 공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투자 계획을 보면 1조원 가까운 추가 자금이 필요한데 보유한 현금성 자산만으로 충당하기는 어렵다. 외부 차입이 불가피한 상황이어서 재부 부담이 확대될 수도 있는 셈이다.
다만 업계는 LS전선이 안정적인 현금창출능력을 보이고 있어 투자 부담을 제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양호한 실적을 기반으로 영업활동현금흐름도 큰 폭으로 개선되는 추세다. 자체 창출 자금을 기반으로 활용해 투자비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란 평가다.
약 1조원을 투입해 미국 버지니아주에서 건설을 추진 중인 해저케이블 공장이 대표적이다. 2027년 준공을 목표로 내년 착공한다. 미국 주정부로부터 총 1억4700만달러(약 2044억원) 규모 지원을 받기로 했다. 미국에 진출한 글로벌 전선업체 중 최대 규모다.
투자 규모를 고려하면 LS전선은 보조금을 제외해도 8000억원 규모의 자금이 필요하다. 내부 자금으로는 감당하기가 만만찮은 수준이다. 3분기 말 별도기준 LS전선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968억원이다. 당장 현금화 할 수 있는 금융기관 예치금(5억3900만원)을 포함한 수치다.
이런 가운데 미국 버지니아주 공사는 내년 착공이 예정돼 있다. 당장 올해 남은 기간 투자금 충당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LS전선 관계자에 따르면 "아직 자금조달 방법에 대해 논의된 것은 없다"며 "보유한 현금을 써도 되고 은행에서 차입할 수도 있고 회사채를 발행할 수 있다"고만 밝혔다.
LS전선의 그동안 조달 방안을 고려하면 이번 투자비도 은행에서 끌어올 가능성이 높다. 3분기 말 별도기준 총차입금은 2조5775억원으로 이중 은행 차입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60% 가량이다. 회사채 경우 주로 차환을 목적으로 실현해왔다.
세부적으로 보면 이 기간 회사채 발행잔액은 7100억원, 기업어음(CP) 발행잔액은 2900억원이다. 총차입금에서 리스부채 잔액 308억원을 제외하면 1조5467억원 가량이 은행에서 차입한 자금으로 해석된다.
외부 차입이 확대되면 재무구조에도 악영향이 불가피하다. LS전선의 3분기 말 부채비율은 254.4%다. LS전선은 3년째 부채비율이 동종업계 4개사(가온전선, 대한전선, 일진전기) 중 가장 높다.
이런 가운데 또 다른 공장 구축 계획도 세워둔 상태다. LS전선은 LS에코에너지와 협력해 유럽, 아시아, 미주에 공장을 구축할 계획이다. 인공지능 데이터센터(AIDC)를 기반으로 한 신사업 진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EBITDA 3383억, 영업현금흐름 5614억…조달 부담↓ 다만 업계에서는 LS전선이 영업활동을 통해 창출한 자체 자금으로 차입 부담을 상당 수준 억제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안정적인 수익성을 기반으로 영업현금창출력이 뛰어나 연간 투자자금의 상당 부분을 충당할 수 있는 상태다.
LS전선 실적은 최근 몇 년 사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올 3분기 연결기준 누적 매출액은 5조939억원으로 전년 동기 4조5743억원 대비 11.36% 성장했다. 영업이익은 2280억원으로 전년 동기 1632억원 대비 39.71% 증가했다.
실질적인 현금창출능력을 보여주는 감가상각전영업이익(EBITDA)도 개선세다. 올 3분기 누적 EBITDA는 3383억원으로 전년 동기 2316억원 대비 46.1% 증가했다. 아울러 이 기간 영업활동현금흐름은 5614억원이다. 이 기간 회사에 실제 유입된 현금을 의미한다. 마이너스(-) 1334억원을 기록했던 전년 동기 보다 크게 나아진 수치다.
실적 개선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수주잔고를 토대로 봤을 때다. 3분기 말 기준 수주잔고는 5조939억원이다. 전년 동기대비 11.4% 늘었다. 급증하는 해저케이블 수요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수주잔고가 늘면서 선수금도 확대됐다. 3분기 보고서에는 별도 표기하지 않았지만 올 상반기 공시 자료를 토대로 보면 이 기간 선수금은 2776억원으로 전년 동기(176억원) 대비 1477.3% 늘었다.
올 들어 부채비율이 늘어난 배경도 결국 선수금의 증가 영향이 컸다. 선수금은 재무제표상 부채로 처리된다. 선수금은 기타유동부채로 계상했다. 올 상반기 말 기준 기타유동부채는 5175억원으로 전년 동기(2887억원) 대비 79.25%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