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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씨엘 특수관계 정리한 2대주주 올릭스, 잇단 주식 매도

양사 오너간 부부관계 마침표, 11월 대량 매도…주가 부진으로 불편한 동거 계속

정새임 기자  2024-11-12 10:54:24
체외진단 기업 피씨엘의 2대주주인 올릭스가 지분 매도에 한창이다. 올해 3월부터 조금씩 지분을 매각하다 이번달 대량 지분을 처분했다. 개인적으로 지분을 갖고 있던 이동기 올릭스 대표도 매도 행렬에 함께 올랐다.

표면적인 이유는 올릭스의 자금확보. 근본적으로는 이 대표와 김소연 피씨엘 대표가 특수관계를 정리했다는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대주주의 잇단 매도로 피씨엘 주가가 하향 중인데다 거래량도 많지 않아 양자간의 불편한 동거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2대주주 올릭스, 11월 2% 지분 장내매도…대표도 절반 매각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피씨엘의 2대주주인 올릭스는 이달 4일부터 8일까지 4거래일 동안 연달아 피씨엘 지분을 매각했다.

이 기간동안 올릭스가 매도한 주식수는 총 129만3100주, 피씨엘 전체 주식수의 2%에 달한다.

특히 이달 4일 집중적으로 대규모 물량이 거래됐다. 하루동안 107만9464주를 팔았다. 이어 5일 10만주, 7일 5만5636주, 8일 5만8000주를 각각 장내매도 했다.

사실 올릭스의 지분 매도는 올해 초부터 이어졌다. 3월과 8월 2차례의 지분 매각이 있었다. 물량은 11월 대비 많은 편은 아니다. 3월 2만5000주, 8월 22만5000주를 매도했다.

이 대표 역시 같은 시기부터 지분을 매각해왔다. 1월 6번에 걸쳐 총 15만8000주를 장내매도 했다. 2월에도 3번에 걸쳐 총 16만2000주를 팔았다. 이후 한동안 매도를 멈췄다가 11월 30만주라는 대규모 물량을 매각했다. 보유 지분의 약 절반에 달하는 양이다.


올릭스는 6월 말 기준 7.25%를 보유한 2대주주로 최대주주인 창업주 김소연 대표와는 특수관계에 놓여있다. 올릭스의 오너인 이동기 대표가 김 대표의 배우자로 피씨엘 설립 초기부터 지분을 갖고 있던 개인 대주주 중 한명이었다. 2017년 피씨엘 상장 당시부터 이 대표는 3%의 지분을 들고 있었다. 6월 말 기준으로는 1.91%로 축소됐다.

올릭스는 피씨엘이 2022년 진행한 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2대주주에 올랐다. 피씨엘 역시 올릭스 자회사 엠큐렉스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양사의 협업관계를 돈독히 했다.

◇특수관계 끝났지만 단기간 내 정리 힘든 지분관계

올릭스 그리고 이 대표가 피씨엘 지분을 정리하는 건 나름의 이유가 있다. 표면적으로는 자금 확보. 비만 치료제의 기술이전(L/O) 성과가 빠르게 나오지 않으면서 운영을 위한 추가 자금 확보가 필요했다.

올릭스 관계자는 "최근 논의 중인 딜이 지연됨에 따라 자금 확보 목적으로 주식을 일부 매각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보다 근본적인 배경에는 더이상 피씨엘과 올릭스가 서로의 지원군 역할을 유지할 필요가 사라졌다는 데 있다. 이 대표와 김 대표는 최근 부부생활에 마침표를 찍으면서 사업적으로 얽혀있던 지분 관계도 정리하고 있다.

다만 당장 올릭스와 피씨엘이 완전한 결별을 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피씨엘의 주가 흐름을 감안할 때 당장 전량을 팔기는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다. 피씨엘 주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는데다 거래량도 많지 않다는 점이 발목을 잡는다.


지난해 한때 최고 4725원까지 올랐던 피씨엘 주가는 올해 초를 기점으로 하향세로 돌아서 1000원대에 정체해있다. 8월 코로나19 재유행으로 관련주에 포함되면서 2000원을 돌파하기도 했으나 이후 다시 내리막길을 걸었다. 11일 종가 기준 피씨엘 주가는 717원을 기록했다.

대주주의 지속적인 지분 매도도 주가를 누르는 요인 중 하나다. 올릭스와의 특수관계 해소로 향후 대량 지분 매도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이달 주식 매도 후 남은 올릭스와 이 대표의 지분은 각각 4.38%, 0.62%로 5%에 달하는 적지않은 비중이다.

대주주의 경우 블록딜을 고려해볼 수 있으나 거래량이 많지 않아 성사가 쉽지 않다고 알려졌다. 지속해서 주가가 하락하는 탓에 올릭스가 주식을 팔고 싶어도 팔기 힘든 상황이다.

올릭스 관계자는 "피씨엘 주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면 올릭스에도 손해로 돌아오기 때문에 당분간 지분 매도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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