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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마켓, 유동성 우려 불식시킨 우량 재무구조

유동성 4655억원·순운전자본 900억원, 티메프 사태 이후 MAU는 '증가세'

김혜중 기자  2024-08-12 16:33:00
티몬과 위메프 미정산 사태로 이커머스 업계 전반으로 재무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퍼지고 있다. 티메프와 비슷한 오픈마켓 형태의 지마켓은 풍부한 유동성과 운전자본 관리를 통해 재무 건전성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MAU 증가 추세와 함께 수익성 강화를 최우선 과제로 선정한 만큼 지속 가능한 영업환경을 구축하겠다는 방침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023년 말 기준 지마켓의 순운전자본은 899억원을 기록했다. 2022년에도 1022억원 수준의 순운전자본을 기록하면서 주요 이커머스 업체 가운데 유일하게 플러스(+) 기조를 유지했다. 2021년 이마트에 인수되며 신세계그룹으로 편입된 이후 줄곧 1000억원 수준의 순운전자본을 유지하고 있다.

순운전자본이란 한해동안 기업을 운영하기 위해 소요되는 자본이다. 영업활동으로 인한 자산(매출채권, 재고자산, 선급금 등)에서 영업활동으로 인한 부채(매입채무, 미지급비용 등)를 차감한 값이다. 이 값이 플러스를 유지하고 있다는 건 당장 갚아야 할 빚보다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여기에 더해 2023년 말 기준 지마켓이 보유하고 있는 유동성은 총 4655억원에 달한다. 현금성 자산 4121억원, 채무증권 등의 당기손익-공정가치 측정 금융자산 291억원, 예·적금 등의 만기 1년 이하의 단기금융상품도 242억원 보유하고 있다.

이는 부채로 인식되는 미지급금(469억원)의 9.9배 규모다. 2023년 말 기준 지마켓의 총차입금은 810억원 수준이다. 1년 이내 만기가 도래하는 유동성 장기차입금이 303억원, 나머지는 모두 장기차입금으로 차입 구조는 장기화된 모습이다. 이에 따른 순차입금은 마이너스(-) 3845억원으로 안정적인 현금 운용 여력을 지니고 있다.


안정적인 재무 건전성을 바탕으로 지마켓은 빠른 판매대금 정산을 시행해 20여년 간 유지하고 있다. 구매고객이 상품을 받고 구매결정을 하면 바로 다음날 판매대금을 정산한다. 구매 결정을 하지 않아도 반품가능일 기준 1영업일 이내에 정산한다. 지마켓 측은 이에 대해 상대적으로 자금 상황이 넉넉하지 못한 중소 셀러의 자금회전을 돕고 신규 셀러의 시장 안착을 지원하는 취지라고 밝혔다.

티메프 사태 이후 지마켓의 이용자 수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업체인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지마켓의 올해 7월 월간 활성이용자 수(MAU)는 전월대비 4.7% 증가했다. 이커머스 업계에서 가장 높은 성장세를 기록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지마켓이 티메프 사태의 반사익을 받았다고 평가하고 있다. 실제 지마켓은 티몬, 위메프와 유사한 형태의 특가딜을 운영하고 있어 교차 이용 고객이 많다는 특징을 지닌다. 여기에 더해 티메프가 강하게 추진했던 여행상품에 오래전부터 강점을 갖고 있다는 점이 종합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최근 신세계그룹은 지마켓의 새로운 수장으로 알리바바코리아 출신의 정형권 대표이사를 선임했다. 그룹 인수 후 첫 외부 출신 대표이사로, IB 업계에서 구력을 쌓기도 한 재무와 테크 쪽 전문가다. 인수 후 적자 기조가 지속되고 있는 만큼 수익성을 제고하기 위한 작업에 속도를 붙일 것으로 관측된다.

지마켓은 꾸준한 체질 개선을 통해 적자 폭을 꾸준히 줄여가고 있다. 2022년 지마켓은 연간 영업손실 655억원을 기록했다. 2023년에는 32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7% 감소했다. 올해 1분기 영업적자는 85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손실 폭을 22% 줄였다.

지마켓 관계자는 "편리한 온라인 쇼핑을 가능하게 하는 건 누구나 플랫폼을 믿고 상품을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다는 신뢰성이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판매자와 구매자가 모두 안전한 거래를 할 수 있는 오픈마켓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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