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원제약의 에스디생명공학 인수 마지막 퍼즐을 남겨두고 있다. 에스디생명공학의 경영 정상화를 위해 14억원의 추가 자금 지원이 필요해서다. 그러나 대원제약은 자금 지원을 확정하진 않았다.
◇계열사 대여금 등손상차손 17억원 증가 코스닥시장본부는 최근 에스디생명공학에 대해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조사기간을 다음달 18일까지로 연장한다고 공시했다. 조사기간이 연장된 데에는 내부결산시점 관리종목 지정, 형식적 상장폐지,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가 추가로 발생한 탓이다.
문제가 된 부분은 법인세 비용차감전 계속사업손실률이다. 지난해 에스디생명공학의 법인세 비용차감전 계속사업손실률은 51.5%다. 코스닥시장 규정에 따르면 최근 3사업연도 중 2사업연도에서 법인세 비용차감 전 계속사업 손실액이 자기자본의 50%를 초과하면 형식적 상장폐지 요건에 해당한다.
에스디생명공학은 앞서 2021년과 2022년 각각 법인세 비용차감전 계속사업손실률이 각각 86%, 1552.5%를 기록했다. 형식적 상장폐지 요건에 해당하지만 지난해 말 650억원 규모의 대원제약 출자를 받았다. 이번 법인세 비용차감전 계속사업손실률이 50% 이하로 하락하면 심사를 통해 상장폐지를 면할 수 있었다.
대원제약의 대규모 출자에도 법인세 비용차감전 계속사업손실률이 50%를 초과한 데는 매출채권 이외의 채권에서 손상차손이 추가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에스디생명공학은 지난 6일 매출채권 이외의 채권에서 발생한 손상차손 규모를 52억원으로 수정 공시했다. 이는 지난달 말 제출한 감사보고서보다 17억원 늘어난 액수다.
에스디생명공학이 공시한 매출채권 이외의 채권에서 발생한 손상차손은 위드지엘(29억원), Laboratoires d'Armor(4541만원), Camorak s.r.l.(1억2038만원), 신성디엠(6억3511만원), 애니코스(7억원), 에스디큐어(7억9978만원) 등이다. 이중 손상차손이 가장 많이 발생한 위드지엘은 과거 에스디에스 지분을 보유하고 있던 이한영 씨가 지분 100%를 보유한 회사다. 애니코스와 에스디큐어는 계열사다.
◇ 추가자금 14억원 필요…부동산 등 자산 고가 매각 필요 에스디생명공학이 형식적 상장폐지 요건 해소를 위해 법인세 비용 차감 전 계속사업 손실률을 50% 이하로 낮추기 위해서는 최소 13억1201만원이 필요하다.
당장 에스디생명공학이 해당 자금을 확보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유동성이 부족한 현재 재무 상황에선 보유한 부동산과 유가증권을 평가된 금액보다 높은 가격에 매각해야 한다. 지난해 9월 말 현재 에스디생명공학이 보유한 토지와 건물 등 유형자산은 633억원이다. 이중 토지와 건물의 장부금액은 499억원이다.
다만 이들 토지와 건물은 상당부분은 은행 차입금의 담보로 제공된 상황이다. 에스디생명공학은 산업은행과 기업은행, 우리은행 등 3곳의 시중은행에 총 373억원을 대출받았다. 이들 대출의 담보물은 309억원 규모의 보유 토지와 건물이다. 이미 담보가치가 있는 대부분의 부동산이 담보물로 설정돼 있다. 매각이 가능한 기타포괄손익-공정가치 금융자산은 4억990만원에 불과하다.
에스디생명공학이 자체 자금 확보가 어려운 상황이지만 대원제약은 직접 자금 지원에는 부정적인 입장이다. 대원제약 관계자는 "이미 인수금을 모두 투입한 상황"이라며 "에스디생명공학이 자체적으로 정상화 절차를 진행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