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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 미청구공사 점검

SK에코플랜트, 1년새 1조 넘은 미수금에도 '부담 적어'

⑥SK하이닉스 발주 플랜트 확대 영향, 손실충당률 5% 불과

이정완 기자  2022-12-13 15:11:18

편집자주

건설사의 미청구공사 규모가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조달여건이 비우호적인 상황에서 공사대금 회수에 경고등이 켜진 사업장도 등장하는 분위기다. 원가율 상승에 더해 코로나19, 화물연대 파업, 중대재해처벌법 등을 겪은 탓에 변수는 더 커졌다. 더벨은 건설사 미청구공사 현황과 과제를 들여다본다.
SK에코플랜트의 미청구공사 규모가 약 1년 사이 2배 증가했다. SK하이닉스로부터 수주한 대형 플랜트 공사가 막바지에 도달하면서 플랜트 부문 미청구공사가 크게 늘었다.

다만 공사비 회수 우려는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미청구공사에 대한 손실충당금 설정률이 지난해 말에 비해 오히려 감소했다.

1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SK에코플랜트의 3분기 말 연결 기준 미청구공사는 1조2010억원을 기록해 전체 매출의 25%를 기록했다. 시공능력평가 10위인 SK에코플랜트의 매출 대비 미청구공사 비중은 시평 상위 5개 건설사와 비교해도 높은 수준이다. 상위 5개사의 매출 합산 대비 미청구공사 비중은 19%로 나타났다.


SK에코플랜트는 내년 기업공개를 목표로 올해부터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을 적용한 재무제표를 공시하기 시작했다. 과거에도 미청구공사 내역을 공시하기는 했으나 K-IFRS 도입 후 공시가 더욱 세밀해졌다. 기존 일반기업회계기준(K-GAAP) 하에선 관련 규정 자체가 없었지만 미청구공사 내역을 공개한 경우였기 때문이다.

K-IFRS로 작성된 재무제표에서 SK에코플랜트의 미청구공사는 3분기 만에 2배 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6185억원이었던 미청구공사 금액이 올해 3분기 말 기준 1조2010억원까지 불어났다.

미청구공사 증가는 플랜트 사업 확대 영향이 컸다. 3분기 말 플랜트 계약자산은 5441억원으로 전체 계약자산(1조1443억원) 중 48%를 차지했다. 플랜트 계약자산은 지난해 말 2370억원에 비해 2배 넘게 증가했다. 미청구공사는 K-IFRS의 수주산업 수익 인식 기준 개정에 따라 계약자산이란 이름으로 공시된다. 3분기 말 인프라 계약자산 비중은 32%로 그 다음으로 많았고 건축은 20%였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 1월 전기차 배터리, 리튬이온전지분리막(LiBS), 석유화학 등 플랜트 사업 일부를 떼어낸 SK에코엔지니어링 지분을 매각하며 이 부문을 축소했음에도 미청구공사가 늘어난 셈이다. SK에코플랜트는 SK에코엔지니어링 상환전환우선주 지분 50%+1주를 넘기면서 종속기업에서도 제외된 상태다.

플랜트 부문 미청구공사 증가는 SK하이닉스 공사진행률이 높아지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풀이된다. 전체 매출의 5% 이상을 차지하는 공사 계약 중 3분기 말 기준 미청구공사 규모가 가장 큰 프로젝트는 2018년 수주한 SK하이닉스 M16 페이즈1 프로젝트다. 1715억원의 미청구공사를 기록 중이다. M16 페이즈1 프로젝트는 계약대로라면 지난 1월 공사가 끝났지만 아직 정산이 끝나지 않았다. 수주총액이 3조원이 넘는 대형 반도체 플랜트 프로젝트였다.

내년 하반기 준공이 예정된 M15 페이즈2 프로젝트도 3분기 말 370억원의 미청구공사를 인식하고 있다. 현재 공사진행률 50%를 넘긴 단계다. 이 역시 공사비가 1조원이 넘는 대형 프로젝트다.


SK하이닉스 한 회사에게만 2000억원이 넘는 미청구공사가 발생한 셈이지만 큰 우려가 없다. 지난해에 비해 올해 들어 손실충당금 설정률이 낮아졌다는 게 이를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지난해 말 미청구공사에 대한 손실충당금은 449억원으로 손실충당금 설정률 7%를 나타냈지만 3분기 말에는 손실충당금으로 567억원을 설정해 설정률이 5%로 떨어졌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계열사 공사인 만큼 기성액을 청구하면 공사비를 수령할 수 있다"며 "기성청구 시점이 프로젝트마다 차이가 있어서 생기는 일로 회수에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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