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러스톤자산운용은 올 2월 감성코퍼레이션이 발행한 6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전량 인수했다. 이후 5월에는 장내매수를 통해 감성코퍼레이션의 지분을 5% 이상 매입했다. 감성코퍼레이션의 주가 상승에 베팅한 셈이다. CB의 주식 전환은 내년 2월부터다. 트러스톤자산운용은 웃을 수 있을까.
감성코퍼레이션은 운영자금 확보 목적으로 지난 2월 60억원 규모의 CB를 발행했다. 이후 금리 인상 기조 속에 기업의 자금 확보가 어려워진 점을 감안하면 당시 선제적으로 자금 확보에 나섰던 게 신의 한수였다. 당시 발행한 CB는 2025년 2월 만기에 표면이자율 0%, 만기이자율 1.5%로 책정됐다. 조건만 보면 발행사에 더 유리한 구조였다.
이 CB는 트러스톤자산운용이 전량 인수했다. 인수자 입장에서는 감성코퍼레이션의 주가 상승에 베팅한 셈이다. 발행 당시 전환가는 2250원으로, 주식으로 전환 시 266만6666주를 확보한다. 지분율로 환산하면 3.41%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트러스톤자산운용은 이후 장내에서 감성코퍼레이션 지분을 추가로 사들였다. 5월에 감성코퍼레이션 보통주 139만8478주를 매수했다. 감성코퍼레이션 주가가 하락하자 저가매수 기회로 삼은 것으로 풀이된다. 감성코퍼레이션 주가는 CB 발행 이후 하락세를 그리면서 전환가가 기존 2250원에서 1745원으로 하향 조정된 터였다.
트러스톤자산운용의 믿는 구석은 감성코퍼레이션의 실적 상승세였다. 라이프스타일 아웃도어 기업 감성코퍼레이션은 아웃도어 브랜드 스노우피크(SNOW PEAK)가 인기를 끌면서 호실적을 내고 있다.
감성코퍼레이션은 올 3분기 누적(1~9월) 기준 매출액 652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52% 증가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63억원, 68억원으로 견조한 성장세를 보였다.
호실적은 핵심 사업인 스노우피크 어패럴의 지속적인 성장세가 주요인으로 작용했다. 스노우피크 어패럴(의류사업부문)은 3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152% 증가한 178억원이다. 누적 매출액은 516억원으로 전년 대비 372% 증가했다.
의류업 특성상 매출이 FW 시즌에 집중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4분기 매출을 포함한 연간 기준으로도 지난해 대비 고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감성코퍼레이션은 FW 시즌을 겨냥해 스노우피크 어패럴의 상품 구성 다변화, 여성 라인 강화 등의 전략으로 4분기 실적 성장 동력을 확보할 예정이다.
그동안 감성코퍼레이션은 MZ세대에서 등산과 캠핑이 크게 유행을 하자 야외 활동뿐만 아니라 일상생홀에서도 입을 수 있는 ‘고프코어(Gorpcore)룩’ 디자인을 꾸준히 선보였다. 최근에는 10대들에게도 고프코어룩이 인기를 얻으면서 스노우피크 어패럴의 매출이 급상승 하고 있다.
이러한 인기를 기반으로 스노우피크 어패럴의 매장 수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2020년 47개의 유통 채널을 시작으로 2021년 90개, 2022년 11월 현재 133개의 매장을 운영 중에 있다.
다만 주가는 호실적 흐름을 쫓아가지 못하고 있는 모양새다. 최근 1년 간 주가흐름을 살펴보면 최고가는 올 1월14일에 기록한 2450원이다. 최저가는 6월23일에 기록한 1305원이다. 최근 흐름은 1500~1600원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연초 대비로는 하락한 모양새다. CB 전환가액이 1790원에서 1575원으로 한 번 더 하향조정 된 것이 이를 방증한다.
감성코퍼레이션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주주친화정책을 고려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과거 발생했던 자본잠식에 대한 부담 때문에 지금 당장 취할 액션은 없다”면서도 “배당가능이익이 나오면 자사주 매입이나 배당 등을 차차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