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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모비스, 선제적 TSR 도입...'디스카운트' 극복할까

④현대차에 '앞서' 도입, 자사주 매입 포함...수년째 주가 부진, 박스권 횡보

김서영 기자  2022-04-27 17:21:14

편집자주

바야흐로 '주주 전성시대'가 열렸다. 지금까지 투자 규모가 작은 소액주주를 소위 '개미'로 불렀지만 지금은 상황이 180도 달라졌다. 이들은 기업 경영에 크고 작은 영향력을 행사하기 시작했다. 기업들은 기업공개(IR), 배당 강화, 자사주 활용 등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한 정책에 힘주고 있다. 더벨이 기업의 주주 친화력(friendship)을 분석해봤다.
현대모비스가 현대자동차그룹 주주 환원 정책의 선두를 자처하고 나섰다. 그룹의 '맏형'과 같은 현대자동차에 앞서 주주 환원 성과를 측정하겠다고 발표한 것이다. 글로벌 선진 기업에서만 사용하는 '총주주수익률(TSR)' 제도를 도입해 주주들의 투자 안정성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주주 환원책은 곧 주가 부양을 의미한다. 그간 현대모비스는 그룹 지배구조 개편 작업에서 유력한 지주사 후보로 꼽혔다. 오너 일가의 지배력을 높이기 위한 수단으로 거론되며 주가가 낮게 형성되는 '지주사 디스카운트'를 겪었다. 지배구조 개편이 여전히 현재진행형인 가운데 주가를 끌어올리겠다는 현대모비스의 행보에 이목이 쏠린다.

◇TSR 선제 도입, 배당·자사주 활용 포함...주주 환원 성과 측정 '시동'

현대모비스는 지난달 말 새로운 주주 환원책을 전격 발표했다. TSR을 도입해 주주가치 극대화를 추진하겠다는 것이 '2022년 주주가치 제고 정책'의 골자다. TSR이란 Total Shareholder's Return의 약자로 주주들이 일정 기간 특정 기업 주식을 보유해 얻게 된 수익률을 의미한다.
(출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현대모비스가 TSR 측정에 활용되는 주주 환원책으로 자사주 매입을 포함한 점이 눈에 띈다. 일반적으로 TSR은 주가 상승분과 배당 수익을 토대로 계산된다. 1년 동안 한 기업의 주식을 보유했을 때 주가 상승, 배당 등으로 주주가 얻게 되는 경제적 이익을 살펴보는 지표기 때문이다.

현대모비스는 여기에 더해 배당과 함께 대표적인 주주 환원책으로 꼽히는 자사주 매입을 TSR 측정 요소로 포함시켰다. 자사주 매입은 유통주식 수를 줄여 주당 가치를 높이는 효과가 있다. 현대모비스는 현대차보다 자사주 소각 규모가 커 자사주 활용에 적극적인 계열사란 평가를 받는다.

현대모비스는 "총주주수익률은 주식의 가치 변화와 배당, 자기주식 처분 같은 주주 환원분을 종합 반영한 글로벌 선진 기업평가 방식"이라며 "현대차그룹에서는 현대모비스가 선제적으로 도입하게 됐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현대모비스의 TSR 성과는 어느 정도일까. 2020년과 지난해 TSR은 2년 연속 2.6%로 나타났다. 2년 연속 주식을 보유하면 5.2% 정도 이익을 본다는 얘기다. 기대치에 다소 미달하는 수익률이다. 이 기간에 시가총액에 큰 변화가 없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2020년 초 시총은 23조5469억원이다. 지난해 말 시총은 23조5357억원으로 전년 초와 비교해 소폭 감소했다. 반면 총주주환원 규모는 2020년 6049억원, 지난해 7928억원으로 증가했다.

TSR이 늘 이렇게 일정했던 것은 아니다. 2018년과 2019년, TSR 값이 크게 벌어졌다. 현대모비스 TSR은 2018년 -37.1%까지 떨어졌다. 시총이 1년 새 24조8589억원에서 17조8511억원으로 28.2% 급감한 탓이다. 총주주환원도 전년(5662억원)의 67% 수준인 3788억원 규모로 이뤄졌다. 그러나 이듬해 시총이 다시 24조원대를 회복하면서 TSR도 29.7%로 뛰었다.

◇'지주사 디스카운트' 부담 수년째...20만원대 주가 반등 성공할까

현대모비스가 주주 환원책을 대대적으로 손 보면서 그 이유에 관심이 쏠린다. 현대모비스가 과거 2018년에 실행됐던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에서 지주사로 지목된 바 있다. 정의선 회장 입장에서도 지배력을 높이기 위해 지주사에 대한 지분을 최대로 확보해야 할 상황이었다.

그간 시장에선 지배구조 개편을 위해 현대모비스의 주가가 낮게 형성돼야 한다는 시각이 주를 이뤘다. 이러한 배경 때문에 주가 부양을 통한 주주 환원 정책에 보폭을 넓히는 현대모비스의 행보를 두고 여러 해석이 나온다.

자동차업계에서는 현대모비스가 장시간 지속됐던 '지주사 디스카운트'란 부담을 털어내기 위한 행보로 보고 있다. 2018년 현대차그룹이 지배구조 개편 작업을 시작했으나 곧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의 반대에 부딪혔고, 기관투자자나 주주 사이에서도 반대의 목소리가 나오게 되며 계획이 무산됐다. 그로부터 4년의 시간이 흘렀으나 지배구조 개편 작업이 매듭짓지 못하고 있다.

지배구조 개편에 특별한 진전이 없는 가운데 현대모비스 주가는 수년째 21만원에서 27만원 사이에서 횡보하고 있다. 주가는 지난해 1월15일 장중 40만5000원까지 올라 최고가를 경신했으나 정점을 찍은 주가는 하락세를 보이며 다시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TSR 도입을 발표한 2월22일 주가는 전일 22만6500원에서 22만9000원으로 올랐다.

한국투자증권은 리포트를 통해 "현대모비스가 주주 친화책을 적극 펼쳐 왔으나 주가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부진한 것이 이번 주주 환원 정책에서 TSR을 강조한 배경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시장은 여전히 모비스 주가 부진을 지배구조 관점에서 해석 중"이라며 "이러한 관점을 벗어나려면 실적 개선이 중요하므로 그룹 내 매출의 수익성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출처: 네이버금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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