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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나가는 해운 '디레버리징'
머스크와 HMM은 규모가 다를뿐 재무전략에선 최근 몇년 대동소이한 모습을 보였다. 불황기 차입이 급증하는 흐름을 나타내다가 코로나19 이후 황금기가 찾아오자 적극적인 디레버리징(Deleveraging)을 감행했다. 머스크의 경우 3년간 45억달러를 빚 갚는 데 썼다. 하지만 해운업 대호황의 종료와 함께 부채를 감축할 동력도 힘을 잃고 있다. 더군다나 매각이 진행 중인 HMM은 이제 새 주인의 인수금융 부담까지 걱정야할 처지다. ◇공격적 차입 감축, 순현금만 126억달러 해운업이 기록적 침체를 마주한 2016년, 머스크 재무재표에도 불황이 그대로 드러났다. 전년 말 78억달러였던 순차입금(NIBD)이 1년 만에 107억달러로 가파르게 뛰었다. EBITDA가 90억달러에서 69억달러 수준으로 급감한 와중에 스페인 해운그룹 TCB 인수, 아프리카 오일(Africa O...
고진영 기자
해운업과 오너십
해운업계는 전통적으로 가족경영이 우세한 시장이다. 세계 최대 해운국인 그리스만 봐도 선주 대부분이 철저한 가족경영 체제로 굴러간다. 거대 선사들이 모여 있는 유럽 역시 크게 다를 바 없었다. 2000년대 이후론 머스크가 전문경영인 시스템을 도입, 오너경영을 고집하던 MSC까지 머스크 출신 CEO를 영입하는 등 유럽 대형선사들을 중심으로 변화가 일었다. 하지만 노 잡는 사공이 달라졌을뿐 선장은 그대로다. 소유구조를 보면 여전히 오너일가가 압도적 지배력을 가지고 있다. 강력한 오너십의 강점은 물론 리더십이다. 전문경영과 오너경영을 두고 어느 쪽이 무조건 낫다 말하긴 어렵지만 호불황이 반복되는 해운업 특성상 리더십이 중요한 가치라는 데 이견이 없다. 주인을 찾는 중인 HMM에 절실한 부분이기도 하다. ◇머스크가 남긴 '오두막' "머스크그룹이 지금 당장은 불리(l...
머스크의 경고…다시 가라앉는 해운업
코로나19가 발발했을 때 해운업은 장기 침체로 허덕이고 있었다. 그 와중에 팬데믹 충격까지 더해졌으니 되는 일이 없는 듯했다. 전 세계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했고 해운업에도 공급망 연쇄 충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상황은 반대로 흘렀다. 되레 물동량이 급등하면서 시장은 유례없는 황금기를 누렸다. 일각에선 컨테이너 운송에 또다시 '새로운 패러다임'이 찾아왔다며 장기 전망을 낙관하기도 했다. 하지만 꿈같던 호황은 금세 막을 내렸다.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가 올 들어 급락했으며 물량 확보 경쟁도 치열해치고 있다. 코로나가 이끌었던 부흥이 이제 끝물에 다다랐다. ◇머스크 "물동량 먹구름 꼈다"…관건은 비용 통제 머스크는 올해 2분기 매출로 129억달러, 상각전영업이익(EBITDA) 29억달러, 세전영업이익(EBIT) 16억달러...
갈라지는 2M, 지켜보는 HMM
해운사들은 그간 서로 연합군을 만들어 경쟁해왔다. 동맹 가입 없인 사실상 국제노선 영업이 어려웠고 지금도 세계 3대 얼라이언스(Alliance)가 주요 컨테이너 항로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연합 결성이 사실상 생존을 위한 필수요건과 다름없었다. 하지만 세계 최대 해운동맹인 ‘2M’이 올해 해체 결정을 내리면서 파장이 예상되고 있다. 2M은 머스크와 MSC로 이루어진 동맹이다. 이 거대 선사들의 이별은 다른 연합의 구도에까지 균열을 일으킬 수 있는 변수로 꼽힌다. ◇'헤어질 결심'의 이유 머스크와 MSC는 2025년 1월을 마지막으로 2M의 관계를 끝내기로 합의했다고 올 초 밝혔다. 두 회사가 얼라이언스를 형성한 것은 2015년이다. 당시 10년간 협력하고 계약종료 2년 전에 연장여부를 정하기로 했는데 헤어짐을 선택했다. 애초부터 둘...
머스크는 왜 해운왕좌에서 밀려났을까
컨테이너 혁명으로 무역 패러다임이 달라진 이후 머스크는 세계에서 가장 큰 선사로 오래 군림했다. 판세에 지각변동이 일어난 것은 지난해다. 만년 2위였던 MSC가 머스크를 제치고 자리를 찬탈, 29년 만에 업계 선두가 뒤바뀌었다. 하지만 머스크의 '폐위'를 경쟁에서 밀린 결과로 단순히 말하긴 어렵다. HMM이 아직 합류하지 못한 해운업계의 대이동과 관련 있다. ◇'해운사' 머스크의 방향 전환 머스크그룹은 해운업이 한창 호황이던 1990대 연쇄 인수합병(M&A)으로 덩치를 불리기 시작했다. 1993년 EAC-Ben 컨테이너라인을 인수해 대만선사 에버그린(Evergreen)을 제치고 세계 최대 선사의 위치를 차지한다. 의외인 점은 머스크 매키니 묄러 회장이 M&A 자체를 그리 좋아하지 않았다는 데 있다. 매키니는 기업인수(acquisitions)를 다른...
머스크의 문화 혁신, 한발 늦었던 HMM
컨테이너 운송 시장은 1960년대 닻을 올리곤 거칠 것이 없어 보였다. 근 50년간 해마다 적어도 10%씩 성장했다. 안좋은 때가 영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진정한 불황은 겪지 못했다. 머스크라인은 연쇄 인수합병으로 덩치를 불렸고 현대상선(현 HMM) 역시 호시절을 누렸다. 1998년 IMF 외환위기조차 위협이 되지 않았다. 그러나 2008년 금융위기가 불러온 대침체는 세계 무역에 엄청난 타격을 안겼다. 공급이 넘치는 와중에 물동량은 급감했으며, 회복도 지지부진한 상황이 수년간 이어졌다. 산업이 변화했으니 기업도 바뀌어야 했다. ◇머스크 '스타라이트' 전략과 '왕국'의 충돌 머스크는 전통적 가치를 중시하던 기업이다. 2000년 즈음까지만 해도 해운업 특유의 기질이 전반에 깔려 있었다. 본사 통제를 일사불란하게 따르기보다 각국 지사장(Country Manager)이...
머스크가 일으킨 파도, 휩쓸린 HMM
혁신을 말할 때 보통은 해운을 떠올리지 않는다. 하지만 10년 전 해마다 책을 추천하기 시작한 빌 게이츠는 마크 레빈슨의 'THE BOX'를 가장 먼저 리스트에 올렸다. 컨테이너 운송이 세상을 어떻게 바꾸었는가를 설명하는 책이다.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사로 꼽히는 머스크 라인의 역사는 이 수송 혁명과 떼어놓고 말하기 어렵다. 명(明), 암(暗)이 모두 있다. 선박 대형화로 시장을 선도했지만 그 과정에서 해운업 불황을 부추긴 것도 머스크 라인이었다. ◇'Containerization(컨테이너리제이션)' 혁명 1975년 9월 5일 '에이드리언 머스크(ADRIAN MÆRSK)'호가 385개의 컨테이너를 싣고 미국 엘리자베스항에서 출항한다. 해운 역사상 최초로 완전한 컨테이너 정기선 서비스가 시작된 기점이다. 'ADRIAN MÆRSK'호의 ...
머스크 블루와 현대상선
머스크 라인(Maersk Line)은 MSC와 세계 1위를 다투는 덴마크 해운사다. 오래 지킨 선두를 지난해 MSC에 뺏기긴 했으나 이름이 가진 위상은 여전히 덜해지지 않았다. 글로벌 8위 HMM과 비교하면 규모도 압도적이지만 긴 역사에서 오는 무게가 있다. 130여년 전 설립된 머스크는 창업주의 뿌리를 지금껏 그대로 유지해왔다. 반면 HMM은 수년 전 해운업에 닥친 기록적 불황에 휩쓸려 현대그룹의 울타리를 잃었다. 여기에 머스크의 책임이 어느정도 있다는 점은 아이러니한 부분이다. ◇칠각별의 희망 선박의 굴뚝(Funnel)엔 선사마다 고유한 문장이 달린다. 머스크는 하늘빛 배경에 그려진 칠각별이 상징하고 있다. 창업주의 아버지 피터 묄러(Peter Mærsk Møller) 선장이 1886년 첫 증기선 '로라(Laura)'를 구입했을 때 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