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CFO

CFO Change

대표 교체한 롯데건설, CFO도 바꾼다

박은병 전무에 내부 살림 맡겨, 외부구매본부장 전 재경부문장 역임

정지원 기자  2022-12-16 08:35:19
롯데건설의 최고재무책임자(CFO)가 교체된다. 롯데그룹 정기 임원인사에서 전무로 승진한 박은병 외주구매본부장이 곳간 키를 맡는다. 박 전무는 과거 재경부문장 등을 맡아 롯데건설 내부 살림을 챙겨봤던 인물이다.

아울러 기존 CFO를 완전히 배제하는 인사는 단행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을 잘 모르는 박현철 신임 부회장으로 롯데건설 대표이사를 교체하면서 비롯될 수 있는 업무 누수를 최소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풀이된다.

15일 롯데는 롯데지주 포함 35개 계열사의 이사회를 열고 2023년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롯데건설에서는 총 11명의 임원 승진 인사가 났다.

대표적으로 박은병 외주구매본부장 상무가 전무로 승진한다. 상무 승진자는 공성태 현장 주재임원 상무보와 주영수 전략기획부문장 상무보다. 이 외에 8명이 신임 임원으로 승진했다.

롯데건설 측에 따르면 박 신임 전무가 경영지원본부장을 맡는다. 임기를 마친 안재홍 현 경영지원본부장이 퇴임하면서 박 전무가 자리를 채우기로 했다.

박 전무는 경영지원본부장으로 현 CFO인 김태완 재경부문장 위 자리로 부임하게 됐다. 김 상무는 이번 임원인사 및 조직개편에서 변동 없이 재경부문장 자리를 지키게 됐지만 실질적 CFO가 박 전무로 바뀐다는 의미다.

박 전무는 김 상무가 CFO를 맡기 전인 2017년까지 재경부문장을 맡았던 인물이다. 경영지원본부 내 재경부문 및 외주구매본부 등 주요 지원부서에서 담당 임원을 거쳤다. 롯데건설 살림 전반을 꿰고 있는 셈이다.

회사 내에서 대표적인 재무 전문가로 꼽힌다. 1964년생으로 한양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롯데건설에 입사했다. 34년 가까이 롯데건설에 몸 담으며 오랫동안 자금 관련 업무를 담당했다.

이번 인사는 롯데건설의 유동성 위기에 따른 쇄신 성향이 컸다. 롯데건설은 ABCP 등으로 조달한 단기자금의 리파이낸싱 실패로 휘청인 바 있다. 그룹사 지원과 금융권 차입으로 불을 껐지만 그룹사발 인적 쇄신은 피해가지 못했다.

이와 맞물려 이번 인사를 거쳐 롯데건설의 주요 임원 자리가 모두 재무 전문가로 채워졌다는 점도 눈에 띈다. 박 신임 대표이사 부회장은 롯데지주에서, 박 전무는 롯데건설에서 재무 전문가 역할을 해왔던 인물들이다. 현재 직면한 유동성 위기를 빠른 시일 내에 극복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박 부회장과 박 전무의 시너지도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박 부회장은 롯데건설에서 회사 생활을 시작했고 롯데지주뿐 아니라 롯데물산 등 계열사도 거쳤다. 건설업을 완전히 모르는 인사로 보기는 어렵다.

롯데건설은 최근 유동성 위기론이 불거지며 자금 조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계열사와 은행권으로부터 조단위 유동성을 확보하는 한편 전체 우발채무 역시 줄이면서 전체 리스크를 줄여나가고 있다. 연내 만기가 도래하는 PF 규모가 3조원 정도로 알려졌지만 연이어 차환 및 상환에 성공하면서 현재 규모가 줄어든 상태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