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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기계, 주주환원 '재시동'...자사주 활용은 아직

②2018년 이후 3년 만에 배당 재개, 배당성향 30% 목표...자사주 처분·소각 없이 유지

김서영 기자  2022-05-09 14:37:26

편집자주

바야흐로 '주주 전성시대'가 열렸다. 지금까지 투자 규모가 작은 소액주주를 소위 '개미'로 불렀지만 지금은 상황이 180도 달라졌다. 이들은 기업 경영에 크고 작은 영향력을 행사하기 시작했다. 기업들은 기업공개(IR), 배당 강화, 자사주 활용 등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한 정책에 힘주고 있다. 더벨이 기업의 주주 친화력(friendship)을 분석해봤다.
주주 환원은 자본을 투자한 주주와 경영을 통해 얻은 성과를 함께 나눠 갖는 것을 의미한다. 주주 환원의 대표적인 예시로는 배당과 자사주 매입이 있다. 순이익 일부를 주주들에게 배당금으로 지급한다. 매입한 자사주를 처분, 소각해 유통주식 수를 줄여 주당 가치를 높인다.

현대건설기계가 3년 만에 배당을 재개하며 주주 환원에 나섰다. 중장기 배당정책으로 못 박은 것은 아니지만 별도 기준 배당성향 30%를 유지하겠다고 목표를 밝혔다. 2018년 자사주를 대규모로 매입한 이후 처분이나 소각, 추가 매입에 나서진 않고 있다.

◇3년 만에 배당, 주당 1200원...배당성향 30% 목표 이어질까

현대건설기계는 올해 다시 곳간 문을 열고 배당을 결정했다. 2018년 이후 배당에 나선 건 3년 만이다. 2017년 현대중공업 건설기계 사업 부문이 인적분할돼 설립된 이후 올해가 두 번째다. 2018년 당시 1주당 현금배당금은 850원으로 배당총액은 164억원, 별도 기준 배당성향은 30.1%였다.
(출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2019년과 2020년 배당을 실시하지 못했던 이유는 다름 아닌 실적에 있다. 인적분할 이후 2년간 별도 기준 당기순이익은 545억원, 676억원을 기록하는 등 양호한 수익성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듬해 당기순이익이 마이너스(-)로 떨어지면서 2019년 -129억원, 2020년 -310억원으로 적자 폭이 심화했다.

첫 배당 이후 그다음 배당 소식이 들려오지 않자 주주들도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2021년 3월23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개인 주주 6명이 '배당 미실시에 관한 설명'을 요청했다. 현대건설기계 측이 이와 관련해 어떻게 답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2018년 분할 후 첫 정기 주총에서 예상과 달리 무배당에 대한 주주 불만이 없었던 것과는 상반됐다는 분석이다.

결국 올해 배당이 결정됐다. 지난해 실적 발표와 함께 진행한 기업설명회(IR)에서 배당과 관련한 구체적인 입장은 밝히진 않았다. 이후 올해 3월 공시된 사업보고서를 통해 영업 실적과 현금 흐름을 고려해 별도 기준 당기순이익 배당성향 30% 이상을 배당하겠다고 밝혔다. 이러한 배당정책이 중장기적으로 유지될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된다.

1주당 배당금은 1200원으로 책정됐다. 앞선 주당 배당금(850원)보다 41.2% 증가한 수치다. 배당총액은 229억원이다. 별도 기준 배당성향은 20.5%에 그쳐 당초 배당성향 목표치인 30%를 달성하진 못했다.

경영 실적이 개선되자 배당에 나설 수 있었다. 현대건설기계는 사업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글로벌 건설경기 확대, 신흥국 인프라투자 등으로 연결 기준 매출액 3조2843억원을 기록했으며 이에 따라 1607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며 "영업외손익 및 법인세비용을 차감한 당기순이익은 1264억원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출처: 현대건설기계 기업 지배구조보고서)
◇2018년 이후 잠잠한 자사주 활용, 처분·소각 없었다

자사주는 배당과 함께 주주 환원의 또 다른 갈래다. 현대건설기계는 배당과 마찬가지로 2018년 자사주를 매입한 이후 지난 3년간 그 규모에 변화가 없었다. 특히 59만주가 넘는 자사주를 매입하고 처분이나 소각은 하지 않아 주가 부양 효과는 제한적이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건설기계가 자사주를 활용하기 시작한 건 2018년이다. 2018년 32만주, 2019년 27만2000주를 차례로 매입했다. 2017년 5만1797주였던 자사주는 2019년 말 64만3797주로 늘었다.

자사주 매입만 한 것은 아니다. 무상증자도 동시에 추진했다. 2018년 11월 무상증자를 통해 보통주 982만4498주를 새로 발행했다. 주당 액면가액은 5000원이었다. 자사주 매입과 무상증자를 마친 뒤 현대건설기계의 유통주식 수는 2017년 982만4498주에서 2019년 1905만6996주로 늘었다.

무상증자는 시가총액에 변화를 주지 않기 때문에 기업가치가 달라지지 않는다. 다만 주식 수를 늘려 유동성 개선 효과를 노린다. 주주들에게 이익을 환원한다는 의미로 통하기 때문에 시장에서 대체로 호재로 받아들여진다.

현대건설기계가 주주 환원에 나선 원인은 주가 폭락 때문으로 풀이된다. 2018년 초 주가는 장중 10만8895원으로 오르며 최고점을 찍었다. 그러나 1년도 채 되지 않은 같은 해 10월 3만7336원까지 떨어졌다. 서둘러 자사주 매입과 무상증자 카드를 꺼냈다. 이듬해 8월 공기영 전 사장을 포함해 임원진 다수는 모두 자사주 1만4073주를 사들였다. 이때 공 전 전 사장은 8902만원어치 주식 3092주를 매입했다.

이같은 노력에 현대건설기계 주가는 2019년 1월말 5만5100원으로 소폭 반등했으나 이후 우하향 곡선을 그렸다. 코로나19 팬데믹이 발발한 2020년 3월20일 장중 1만650원으로 떨어지며 최저가를 기록했다. 이달 25일 종가는 3만5700원이다.
(출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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