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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 프렌드십 포커스

현대건설기계, 주주친화 시스템 마련 '잰걸음'

①내부거래위→ESG위로 확대 개편, 지배구조 주주 부문 핵심 지표 준수율 100% 눈앞

김서영 기자  2022-05-09 08:17:34

편집자주

바야흐로 '주주 전성시대'가 열렸다. 지금까지 투자 규모가 작은 소액주주를 소위 '개미'로 불렀지만 지금은 상황이 180도 달라졌다. 이들은 기업 경영에 크고 작은 영향력을 행사하기 시작했다. 기업들은 기업공개(IR), 배당 강화, 자사주 활용 등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한 정책에 힘주고 있다. 더벨이 기업의 주주 친화력(friendship)을 분석해봤다.
최근 현대중공업그룹의 주주 친화 정책에 긍정적인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ESG 경영에 속도를 붙이고 주주와의 소통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는 등 이전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오너 3세 정기선 사장 체제에 들어 신사업 포트폴리오 전환뿐만 아니라 주주와의 거리를 좁히려는 의지로 풀이된다.

현대중공업그룹 안에서도 현대건설기계가 주주 친화 정책에 보폭을 넓히고 있다. 지난해 초 소액주주 권리를 보호하는 역할을 해온 내부거래위원회를 ESG위원회로 확대 개편했다. 또한 연간 배당정책을 주주에게 공지하기 시작하며 지배구조 평가 주주 부문 핵심 지표를 100% 준수하게 될 전망이다.

◇그룹 차원의 주주 친화 강화에 발맞춰 'ESG위원회' 확대 개편

현대건설기계는 지난해 4월26일 이사회를 열어 기존에 설치해둔 내부거래위원회를 'ESG위원회'로 확대 개편했다. 회사의 ESG 추진 전략 및 계획을 승인하고, 사회적 책임 관련 주요 사항을 심의하는 역할을 한다. 지난해 3차례 열린 위원회 회의에서 지속가능경영책임자를 임명했고, 주요 성과 보고 및 올해 ESG 추진 계획을 승인했다.

현대건설기계는 2017년부터 내부거래위원회를 이사회 내 소위원회로 설치해뒀다. 내부거래위원회는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감사위원회와 같이 의무 설치 대상은 아니다. 회사의 필요에 따라 자율적으로 만들어진 조직이다.

내부거래위원회라는 명칭 때문에 그룹 내 계열사 간 내부거래만을 살필 것으로 생각되지만 그렇지 않다. 내부거래에서 독립적이고 효율적인 의사결정을 통해 최대주주와 경영진의 이해충돌 문제를 방지하고 소수 주주 이익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출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ESG위원회는 모두 4인으로 구성돼 있다. 사내이사 1인(최철곤 대표이사), 사외이사 3인(박순애·신필종·박기태)이 참여 중이다. ESG위원회 위원장은 사외이사가 맡고 있다.

위원장으로 선임된 박순애 이사는 여성 사외이사로 이사회 다양성을 높이는 데 기여한 인물이다. 현재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지난달 정기 주주총회에서 박기태 삼일회계법인에서 상근 고문이 신임 사외이사로 선임돼 ESG위원회에 속하게 됐다.

ESG위원회 확대 개편은 현대건설기계만의 경영 방침은 아니다. 현대중공업그룹 차원에서 추진된 사항이다. 지난해 4월 그룹 내 11개 계열사 가운데 9곳이 이사회 산하에 ESG위원회를 신설했다. 조선 부문 중간 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도 이 시기 이사회를 개최해 ESG위원회를 설치했으나 현대건설기계와 달리 ESG위원회와 내부거래위원회를 별도로 뒀다.

◇주주 부문 핵심 지표 준수율 '100%' 달성, 2년 만에 '껑충'

현대건설기계는 기업 지배구조 평가에서도 크게 향상된 모습을 보인다. 한국거래소는 2019년부터 자산 규모가 2조원이 넘는 코스피 상장법인에 대해 '기업지배구조 보고서' 제출을 의무화했다. 기업지배구조 보고서에는 기업이 지키도록 권고하는 핵심 지표 15개가 표 형식으로 첨부돼 있다. 주주, 이사회, 감사기구 등 세 가지 범주로 분류된다.
(출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현대건설기계는 올해 주주 부문 핵심 준수율 100%를 달성할 전망이다. 주주 부문 핵심 지표에는 △주주총회 4주 전 소집공고 △전자투표제 △주주총회 집중일 이외 개최 △배당정책 및 계획 연 1회 이상 통지 등 4가지가 있다. 2020 사업연도까지 4개 중 3개 항목에서 'O' 표시를 받아 준수율 75%를 기록했다. 2021 사업연도에는 마지막 핵심 지표인 배당정책을 올해 2월 공지한 바 있다.

2019 사업연도까지만 해도 지배구조 평가에서 준수율이 낮게 유지됐다. 주주 부문 4개 항목 중 단 한 개만 만족해 준수율이 25%에 그쳤기 때문이다. 주주총회를 집중일이 아닌 날 개최하는 것 이외 항목은 지켜지지 않았다. 그러나 2020 사업연도를 기점으로 180도 달라졌다. 배당정책 공지를 제외한 세 가지 항목을 모두 충족시켰다.

주주 권리와 관련해 주주 제안 행사도 보장한다. 지금까지 주총에서 주주제안이 이뤄진 적은 없으나 주주 제안권 행사에 관한 사항을 홈페이지에 게시해뒀다. 다만 주주가 제안한 의안을 처리하는 내부 기준 및 절차를 마련해두진 않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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