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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 프렌드십 포커스

'주주추천' 이사 둔 현대차, 시스템 마련 '합격점'

①지속경영위 중심, 윤치원 '주주추천' 사외이사 오는 3월 재선임 '유력'

김서영 기자  2022-04-27 17:14:18

편집자주

바야흐로 '주주 전성시대'가 열렸다. 지금까지 투자 규모가 작은 소액주주를 소위 '개미'로 불렀지만 지금은 상황이 180도 달라졌다. 이들은 기업 경영에 크고 작은 영향력을 행사하기 시작했다. 기업들은 기업공개(IR), 배당 강화, 자사주 활용 등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한 정책에 힘주고 있다. 더벨이 기업의 주주 친화력(friendship)을 분석해봤다.
사외이사 권한 강화는 곧 주주 친화책의 '밑바탕'이 된다. 기업 경영의 내밀한 사항까진 알 수 없는 주주들을 대신해 외부에 적을 두고 있는 사외이사가 경영진을 견제하고 감시하는 역할이기 때문이다. 기업이 사외이사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보장해야 할 이유기도 하다.

현대자동차는 주주 친화에 있어 '모범생'으로 꼽힌다. 과거 엘리엇 사태가 '전화위복'이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ESG 경영이 알려지기 전인 2015년부터 투명경영위원회(현 지속가능경영위원회)를 선제적으로 운영해왔다. 그뿐만 아니라 주주들로부터 직접 추천을 받은 인물을 사외이사로 선임해 주주 소통에 적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

◇엘리엇 사태, '위기를 기회로'...이사회 견제력 강화

현대차가 주주 친화 시스템을 갖추고 다른 기업에 앞서 나갈 수 있었던 배경에는 2018년 '엘리엇 사태'가 있다. 엘리엇은 미국의 행동주의 펀드로 현대차 지분을 매입, 지배구조 개편과 주주가치 제고를 강력하게 주장했다.

엘리엇 사태가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작업의 유일한 요인은 아니지만, 그 시기가 일치한다는 점에서 주요 요인 가운데 하나라는 분석이다. 주주와의 소통을 중시하게 된 계기로 작용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사회 시스템부터 바꿨다. 우선 이사회 규모를 키웠다. 2018년까지 현대차 이사회는 사내이사 4인, 사외이사 5인으로 모두 9인 체제를 이루고 있었다. 그러나 이듬해 2019년 사내이사와 사외이사를 각각 한 명씩 새로 선임해 11인 체제로 확대했다.

당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정몽구 명예회장이 사내이사 절반을 차지했다. 사내외 이사를 충원해 오너 일가 영향력을 희석하고, 사외이사 권한을 강화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됐다.
(출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또한 투명경영위원회를 이사회 내 소위원회로 격상했다. 위원회 신설은 정관 변경 사항으로 반드시 주주총회 의결을 거쳐야 한다. 현대차는 2015년 4월 투명경영위원회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었으나 이사회 내 정식 기구는 아니었다. 그러나 주주제안을 반영해 2019년 3월 주총에서 투명경영위원회와 보수위원회를 신설해 모두 4개의 위원회를 두게 됐다.

지난해 3월 현대차는 ESG 경영 흐름에 발맞춰 투명경영위원회 명칭을 '지속가능경영위원회'로 변경했다. 기존 투명경영위원회의 역할은 △내부거래 투명성 제고 △윤리경영 추진 △주주권익 보호 등이었다. 명칭 변경과 함께 ESG 정책을 수립하고 이행 상황을 점검하는 역할도 더해졌다. 아울러 위원회의 인원을 4명에서 7명으로 늘렸다.

◇'트레이드 마크' 주주추천 사외이사, 윤치원 '연임' 전망

현대차를 비롯한 현대차그룹 주주 친화책의 상징은 바로 '사외이사 주주추천제도'다. 주주추천으로 선임된 사외이사는 투명경영위원회, 지금의 지속가능경영위원회에 적을 두고 주주소통 업무를 수행하게 된다. 2019년 이전에도 주주 담당 사외이사는 존재해왔다. 사외이사 선임 프로세스를 거친다고는 하나 결국 사측이 정한 인물이 이를 맡았다.
(출처: 현대자동차 투명경영위원회 활동 보고서)
2019년 3월 정기 주총에서 처음 도입됐다. 주주들이 자신을 대리해 주주권익 보호에 나설 사외이사를 직접 선임한다는 데 의의가 깊다.

주총이 열리기 3개월 전 평가자문단을 꾸리는 것에서부터 선임 과정이 시작된다. 이후 주주들로부터 사외이사 예비후보를 추천받고, 외부평가 자문단으로부터 후보들의 면면에 대해 평가가 이뤄진다. 주총 한 달 전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에서 후보자가 확정돼 주총에서 최종 선임된다.

제1대 주주추천 사외이사 자리는 윤치원 이사(사진)에게 돌아갔다. 윤 이사는 현대차로부터 국제금융 분야 전문가라는 평가를 받는다. 다국적 투자회사 UBS 아시아태평양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까지 오른 인물이다.

지난 2016년부터 3년간 UBS 자산관리부문(Wealth Management) 부회장을 지냈다. 현재는 2020년부터 디지털 자산운용사 에코넥스(EQONEX) 회장으로 재직 중이다.

윤 이사는 주주추천 사외이사로서 3년간 주주소통의 최전선에서 일했다. 글로벌 주요 기관 거버넌스 담당자와 컨퍼런스콜을 통해 △자본 배분 정책 및 주주환원 정책 방향성 △거버넌스 개선 현황 및 성과 지표 △기후변화 대응 및 ESG 개선 전략 등에 관해 연구했다. 2020년에는 ACGA 컨퍼런스에 참석해 거버넌스 전문성과 국제 네트워크를 강화했다.

윤 이사의 임기는 오는 3월 만료된다. 다만 윤 이사의 재선임이 유력한 상황이다. 2019년에 사외이사로 선임돼 아직 연임한 적이 없다. 상법상 상장사 사외이사 임기는 6년까지다. 이달 중 사외이사 주주추천 프로세스가 가동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자동차 관계자는 "곧 이사회를 개최해 주주총회 안건을 의결한 뒤 공시할 예정"이라고 짧게 답했다.
(출처: 현대자동차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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