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은 4대 금융지주사 중 가장 높은 보통주자본(CET1)비율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 위험가중자산(RWA)이 증가하는 추세지만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는 주주환원 확대는 충분히 가능하리라 본다."
이후승 하나금융지주 그룹재무총괄(CFO) 부사장(
사진)은 더벨과의 인터뷰에서 주주환원 확대에 자신감을 표했다. 최근 가파른 금리 인상에 따라 시장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지만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는 주주환원 확대에 차질을 빚지 않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CET1비율 12.73%, 하락 추세 불구 선방최근 환율 상승 등의 여파로 RWA가 증가하면서 금융지주 CET1비율은 하락 추세다. 자사주를 매입하거나 배당을 확대하면 CET1비율이 추가적으로 하락하는 효과가 있다. 최근 3분기 실적발표회(IR)에서 추가 자사주 매입과 즉시 소각을 공언한 이 부사장 입장에선 부담이 가중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하나금융 CET1비율은 지난해 2분기 14.1%를 기록한 이후 매분기 낮아지고 있다. 올해도 1분기 13.57%, 2분기 13.18%, 3분기 12.73%를 기록해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비율 관리가 어려운 환경에도 이 부사장이 자신을 표하는 건 경쟁사 대비 우위를 점하고 있어서다. 3분기 말 기준 신한지주는 12.7%, KB금융지주는 12.6%, 우리금융지주는 10.09%를 기록해 4대 금융지주 중 하나금융이 가장 높다. 그는 현재 점하고 있는 상대적 우위를 바탕으로 규제비율을 충족시키는 것은 물론 주주환원 확대를 감당할 만한 자본비율 관리가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이 부사장은 "향후 환율이 정상화되면 CET1비율이 개선되고 주주환원 확대에 긍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규제비율을 준수하는 데도 별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 부사장은 충당금 적립도 주주환원을 제한할 변수는 아닐 것으로 봤다. 리스크 확산에 따라 충당금 적립을 늘리면 주주환원의 원천인 순이익이 감소할 수 있다. 하나금융의 경우 충당금 적립에 있어 보수적인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부실 가능성 높은 차주에 대한 선제적 관리를 강화하고 있는 만큼 충당금 증가는 제한적일 것"이라며 "금년 추가 충당금을 적립해 충분한 손실흡수능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달비용 관리 노력…'자금난' 기업대출 강화최근 조달 비용이 높아지고 있는 것도 이 부사장이 겪는 어려움이다. 금리인상으로 대출 금리가 높아지는 효과도 있었지만 이젠 조달 비용 상승 부담도 작용하고 있다. 특히 조달 비용 관리에 있어 효자 노릇을 했던 저금리성예금 감소가 아쉽다.
다만 하나금융은 저금리성예금 이탈을 경쟁사 대비 잘 막아내고 있다. 3분기 말 기준 하나은행 핵심예금은 84조5000억원으로 지난해 말 88조8000억원에 비해 4조3000억원(4.8%) 감소했다. 이는 경쟁사와 비교해 작은 감소폭이다. 핵심예금 유치와 관리에 오랜 기간 공을 들여 온 결과다.
이 부사장은 "저원가성 수신 감소는 금리 인상기의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시장 상황을 감안해 장기물, 단기물을 병행하고 외화조달을 확대해 안정적으로 조달 비용을 관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리스크 관리 강화 기조 속에 순이자마진(NIM)을 개선해야 주주환원 확대가 가능할 전망이다. 이 부사장은 가계와 기업을 분리해 대출 확대 청사진을 제시했다. 가계대출의 경우 정부 규제 영향이 있으나 전세대출, 잔금대출, 중도금대출 등 실수요 대출 중심으로 지원을 강화하기로 했다.
기업금융 측면에서는 회사채 발행 시장 경색을 감안해 유동성 공급을 강화한다. 자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대기업과 공공기업 대출을 최대한 지원하고 보증서 담보대출을 활용한 중소기업 유동성 공급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 부사장은 "대외 환경이 급변하고 있는 만큼 균형잡힌 포트폴리오 구축이 관건"이라며 "꾸준한 성장을 지속할 기반 마련이 목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