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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다양성과 외길의 격돌
ESG 흐름 속 제지업계를 평가하는 가장 중요한 잣대는 환경(E)이다. 평가는 엇갈린다. 페이퍼리스 시대가 도래하며 시장 축소가 전망됐지만 종이 빨대와 포장지 등 지류가 플라스틱 대체 상품으로 떠오르며 수혜를 보기도 했다. 다행인 것은 국내 제지양강이 1950년대부터 시장에 적응해 온 베테랑이라는 점이다. 시대 변화에 발맞춰 왔던 제지업계는 각자의 스타일대로 난계를 타파하고 있다. 한솔그룹의 무기는 다양성이고 무림의 무기는 처음부터 끝까지 종이다. 가장 앞에 선 수장은 한솔그룹과 무림그룹의 3세들이다. ◇ESG 전략에서도 드러나는 '스타일의 차이' 한솔그룹과 무림그룹은 ESG 전략에서도 스타일의 차이가 보인다. 한솔그룹은 인수합병(M&A)과 계열사 분리로 규모를 넓혀온 곳이다. 1991년 삼성가에서 독립 후 10년사이 6개 사업부문을 분사시...
허인혜 기자
용지 수요따라 갈리는 실적
제지업은 실물경제와 금융경제 각각의 영향을 크게 받는 산업이다. 국내 양강인 한솔그룹과 무림그룹은 더욱 그렇다. 주요 포트폴리오로 인쇄용지와 산업용지를 내세우고 있어서다. 해외 수출 비중이 높아 환율에도 민감하다. 조건은 같지만 결과는 다르다. 두 제지사 모두 인쇄용지와 산업용지를 취급하지만 비중이 상이하다. 고환율에 유리하지만 포트폴리오에 따라 더 번 곳도, 덜 번 곳도 있다. 펄프를 생산하는 무림과 전량 사들이는 한솔의 입장차도 뚜렷하다. ◇산업용지 강자 한솔, 인쇄용지·펄프 잘파는 무림 두 제지사 모두 인쇄용지와 산업용지, 특수지를 생산하지만 점유율은 다르다. 한솔은 국내 산업용지 시장 점유율이 50%에 육박한다. 교보증권 리포트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한솔제지의 영업이익 중 산업용지의 기여도가 63%에 달했다. 반면 인쇄용지는 무림이 강...
같은 펄프값, 다른 운명
한솔그룹과 무림그룹은 제지업 중심 그룹이지만 사업구조가 다르다. 무림그룹이 조림-펄프-제지로 이어지는 생산 순환체제를 구축한 반면 한솔그룹은 제지업 외의 영토로 발을 넓혔다. 제지업은 설비 투자가 많은 산업이다. 일정 수준의 가동률이 유지돼야 수지타산이 맞는다. 가격 등락에도 원자재인 펄프를 꾸준히 비축해둬야 하는 이유다. 문제는 펄프가격의 변동성이다. 국제 유가만큼 변화무쌍하다. 양사는 펄프 직접생산과 수익원 다양화 등 각기 다른 사업구조와 전략으로 펄프가격의 변동성에 대응하고 있다. ◇같은 펄프값, 다른 운명…생산하는 무림, '오를 수록 좋다' 무림그룹은 무림SP와 무림페이퍼, 무림P&P가 각각의 영역을 꾸리고 있다. 무림페이퍼는 산업용 인쇄용지, 무림P&P는 펄프와 인쇄용지, 무림SP는 특수지다. 제품 포트폴리오보다 중요한 건 제...
'가업승계' 의지로 갈린 후계자, 3세대 거친 굳건한 오너십
한솔그룹과 무림그룹은 모두 오너십이 곧 리더십인 곳이다. 한솔그룹은 범 삼성가에서 독립한 이인희 고문으로 출발해 조성민 부사장까지 직계들이 회장직을 이어오고 있다. 무림그룹 역시 이무일 회장부터 3세대 장손인 이도균 사장까지 굳건한 오너십을 유지하는 중이다. 3세대 경영인들이 전면에 나서기까지 그룹의 영토 확장과 개편이 이뤄지며 지배구조도 변화해 왔다. 한솔그룹과 무림그룹은 지주사인 한솔홀딩스와 무림SP를 활용하는 한편 오너일가의 계열사 지분 등으로 지배력을 구축하고 있다. ◇삼남·차남이 물려받은 경영권, '가업승계' 의지가 관건 한솔그룹과 무림그룹의 공통점이자 독특한 점은 2세 승계를 장남이 아닌 삼남, 차남이 했다는 점이다. 현재까지도 장자승계 원칙이 공고한 재계에서는 드문 일이다. 사업 확장기에 형제들이 집어든 카드가 달랐기 때문이다. 한솔그룹은 1...
평화롭던 제지산업, 양사 영토 확장에 '격돌'
같은 산업군에 속하면서도 경쟁없이 잘 공존하는 관계의 기업도 더러 있다. 카테고리만 공유할 뿐 포트폴리오가 다를 경우다. 한솔그룹과 무림그룹도 1990년대 전까지는 각자의 영토에서 평화로운 시기를 보냈다. 한솔그룹은 신문용지 등 인쇄용지의 강자였고 무림그룹은 백상지 등 산업용지 시장을 맡아왔다. 1990년대 이후 한솔그룹의 선전포고와 고급용지 수요 확대 등 시대의 변화로 변곡점을 맞게 된다. 평행선을 달리던 포트폴리오에 교차점이 생기며 경쟁이 시작됐다. 신문용지와 산업용지의 양대산맥을 구축했던 한솔과 무림은 인쇄·산업용지를 넘어 특수지와 포장용 골판지 등 다양한 종이 시장에서 격돌하고 있다. ◇한솔, 이인희 고문이 꿈꾼 종합제지기업 한솔그룹은 모태이자 신문용지 전문이었던 새한제지공업의 포트폴리오를 착실히 따라왔던 곳이다.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회장이 중앙일보를 ...
교육·산업 근대화에서 찾은 '제지업' 기회
1960년대는 국내에 갓 근대 교육이 자리를 잡을 때다. 이 시기 교육 특례법이 제정됐고 학교법과 교육과정 개편도 이뤄졌다. 정부 주도 사업은 곧 돈이 되는 길이고 삼성그룹의 이병철 창업회장이 그 기회를 지나칠 리 없었다. 교육 근대화를 목도한 이병철 창업회장은 '교육과 출판'을 뜰 만한 사업으로 낙점한다. 당시 교육과 출판의 기본은 종이였다. 그렇게 인수한 곳이 지금의 한솔제지인 새한제지다. 무림페이퍼의 역사는 한솔제지보다도 더 길다. 1956년 출범했다. 국내 산업이 팽창하며 산업용 종이인 '백상지'의 가치를 알아보고 뛰어든 게 무림의 시작이다. 교육과 산업 등 모든 부문에서 근대화가 태동했던 시기 종이 시장은 찬스였고 한솔과 무림이 이를 알아본 셈이다. 하지만 성장기는 영원할 수 없다. 특히 종이와 같은 수단은 대체와 발전이 빠른 분야다. 디지털 시대라는 수식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