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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당 개근'에도 움직이지 않는 투심, 원인은
남양유업과 매일유업은 해마다 배당을 실시하는 배당 ‘개근’ 기업임에도 시장에서 그다지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지 못한다. 빙그레 등 동종 기업과 비교할 때 주식 거래량이 저조하고 증권사 리포트도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유가공 산업의 성장성 둔화에 따른 부정적인 시각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상황일수록 IR 전략의 중요성이 커진다. 기업의 성장에 초점을 맞춘 IR 활동과 주주환원정책으로 시장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두 기업은 주주친화 정책에 미온적 태도를 보이고 있어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매일유업은 상장 이후 기업설명회 개최 공시가 전무하고, 남양유업은 별도의 IR 조직을 두지 않고 재경부문에서 관련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국민연금·행동주의 공세에도 저배당 정책 고수 남양유업은 우수한 재무구조에도 불구하고 과소...
서지민 기자
역전된 곳간 상황, 정반대 재무 기조 이어질까
1960년대 설립된 남양유업과 매일유업은 판매 회전율이 빠르고 일단 인프라가 갖춰지면 대규모 설비투자가 필요하지 않은 업종 특성과 내수 중심 사업구조로 안정적인 재무 상태를 유지해왔다. 남양유업은 24년째 무차입을 고수 중이고 매일유업도 2021년까지 실질적인 무차입경영을 유지했다. 특히 남양유업은 꾸준한 흑자와 보수적 재무 기조로 금고에 현금이 넘쳐나는 우량기업으로 손꼽혔다. 유업계가 전성기를 맞았던 2010년 현금성자산 규모가 4305억원, 자산총계는 1조원에 육박했다. 같은 시기 매일유업의 현금성자산은 132억원, 자산총계는 5672억원이었다. 반면 2021년부터 두 기업의 곳간 상황이 역전됐다. 올해 6월말 기준 매일유업이 남양유업보다 자산총계에서는 1115억원, 현금성 자산으로는 870억원 가량 앞섰다. 공격적 재무전략 아래 진행한 신규법인 설립과 투자가 빛...
바닥 찍은 남양, 허리띠 졸라맨 매일
유업은 낙농가에서 생산한 원유를 가공하여 제품을 생산·판매하는 사업으로 원가에서 원재료 비중이 매우 높은 업종이다. 낙농진흥회가 결정하는 원유가격은 최근 몇 년새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리터 당 원유 가격은 2020년 926원에서 올해 1084원으로 17% 인상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 상반기 남양유업과 매일유업은 매출을 늘리고 영업손익을 개선시켰다. 표면적으로는 같은 실적 개선이지만 내용은 사뭇 다르다. 남양유업은 오랜 실적 하락세와 코로나19 타격에 따라 바닥에 도달한데 따른 반등이고, 매일유업은 허리띠를 졸라 맨 효과라는 분석이다. ◇2020년 바닥 지나 반등 앞둔 실적, 성장동력 확보 '난항' 남양유업의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501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9% 증가했다. 영업손실은 지난해 상반기 422억원에서 올해 224억원으로 절반 ...
'경영안정 vs 경영공백' 지배력 차이 원인은
안정적인 지배구조는 중장기적 경영목표를 세우고 의사결정 속도를 높이게 함으로써 기업의 빠른 성장을 가능하게 한다. 남양유업과 매일유업이 1960년대 낙농 불모지에서 유가공 산업을 견인할 수 있었던 힘도 창업주의 막강한 지배력에서 비롯됐다. 홍두영 남양유업 명예회장과 김복용 매일유업 선대회장은 비슷한 시기 장자승계 원칙에 따라 2세에게 경영권을 물려줬다. 김정완 회장은 2000년, 홍원식 회장은 2003년 승계 절차를 마무리하고 최대주주에 올랐다. 이후 20여년이 흐른 현재 매일유업은 선제적 지주사 전환으로 오너 지분율을 당시보다 더 늘리면서 확고한 경영 안정성을 구축했다. 반면 다소 늦게 지배구조 개선에 눈을 돌린 남양유업은 수년째 경영권 분쟁이 이어지는 등 사실상 경영 공백 상태에 빠져 있다. ◇김정완 매일유업 회장, 지주사 전환 과정서 현물출자 활용 지분율 ...
60년지기 라이벌, 10년 전 엇갈린 운명
한국 낙농업과 유업의 발전은 현재의 3대 유업체가 싹을 틔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불모지였던 1960년대 국내 유가공시장에서 맨손으로 시작한 서울우유협동조합과 남양유업, 매일유업은 생산시설 구축과 젖소 수입부터 시작해 유제품 시장의 기틀을 마련했다. 특히 남양유업과 매일유업은 수십년간 성장하는 과정에서 오너일가 중심의 가족경영, 분유 수출 선도, 제품 다각화 등 여러 면에서 비슷한 궤적을 그리며 팽팽한 경쟁구도를 형성했다. 실향민 출신 창업주에서 그들의 장남으로 승부가 이어졌고 2009년 나란히 매출 1조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으로부터 10년 전인 2013년 일어난 남양유업의 대리점 갑질 사건을 기점으로 50년지기 라이벌의 운명이 엇갈렸다. 불매운동으로 남양유업이 고전을 면치 못하는 사이 매일유업이 주력 제품군에서의 열세를 만회하기 위해 나선 사업 다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