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 상무가 부임한 올해 현대글로비스는 새로운 시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특히 매출 확대와 수익성 개선이란 기존의 재무전략에서 한 단계 더 발전한 새로운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전임자였던 김영선 부사장(CFO)은 수익성 개선이란 목표를 위해 재임 기간 원가관리 등에 심혈을 기울였다. 그러나 유 상무의 역할은 조금 다를 것으로 보인다. 최근 몇 년 현대글로비스는 실적 성장세와 함께 수익성 개선도 이뤘다. 매출은 2020년 16조5199억원에서 2021년 21조7796억원, 2022년 26조9819억원 등 매년 두자릿수 성장세를 보였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은 2020년 4.01%, 2021년 5.17%, 2022년 6.67% 등 꾸준히 개선됐다. 현대차와 기아의 글로벌 완성차 판매 성장과 사업 다각화 등으로 외형성장과 함께 수익성 개선도 성공했다. 재무건전성이 확보되면서 기초체력이 대거 높아진 것으로 평가된다. 2022년 말 현대글로비스 자산총액은 13조8778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부채총액 6조9982억원, 자본총액 6조8796억원으로 각각 기록됐다. 부채비율은 2020년 115.1%, 2021년 109.4%, 2022년 101.7% 등 완만한 하락세를 보였다. 현금성자산을 제외한 순차입금 역시 2020년 1조976억원에서 2021년 8822억원, 2022년 6419억원으로 감소하는 추세다. 차입금 등 외부 조달 의존도를 낮추고 커지는 외생변수 등에 대응하기 위해 대규모 투자재원을 마련해 놓은 것으로 평가된다. 이런 상황에서 유 상무의 역할은 단순 재무관리를 넘어 현대차그룹 차원의 지배구조 개선을 뒷받침 하는 쪽에 더 무게가 실릴 것으로 보인다. 2018년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 계획과 맞물려 현대글로비스의 물류와 현대모비스의 모듈사업부문 통합안이 발표됐었다. 공급망 효율성을 높여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란 계획을 세웠지만 시장 참여자 등의 반대로 개편 계획이 철회되면서 몇 년간 표류했다. 2022년까지 현대글로비스는 사업 다각화와 수익성 개선 등 기초체력을 확보한 만큼 2023년부턴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물밑작업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맞물려 유 상무도 현대차그룹 재경본부 등과 밀접하게 협력해 현대글로비스 중심의 지배구조 개편 밑그림을 그리는 역할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