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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당정책 리뷰

YG엔터, 중장기 주주환원정책 첫 공표…투심 잡을까

3년간 별도 당기순이익의 10~20% 배당

이지혜 기자  2024-03-07 08:23:52
YG엔터테인먼트가 사상 처음으로 중장기 주주환원정책을 공표했다. 그동안 배당금을 꾸준히 지급하며 주주환원정책을 펴긴 했지만 향후 3년 등 일정 기간과 금액을 설정해서 배당금 지급계획을 공개적으로 시장에 알린 것은 처음이다.

YG엔터테인먼트가 투자자를 달래는 데 만전을 기울이는 것으로 보인다. YG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냈는데도 주가는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메가 IP(지식재산권)로 꼽히는 블랙핑크 개별멤버와 재계약을 맺는 데 실패하면서 올해 실적 불확실성이 커진 탓이다. 더욱이 K-Pop(K팝) 성장세에 의구심을 표하는 시각도 생겼다.

◇주주환원 정책 확정, 배당 규모는 예년 수준

6일 업계에 따르면 YG엔터테인먼트가 2024사업연도부터 2026사업연도까지 3개년 주주환원정책을 세우고 최근 이를 공시했다. YG엔터테인먼트는 앞으로 연간 별도기준 당기순이익의 10~20% 가량을 현금으로 배당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YG엔터테인먼트는 배당금 지급 등 주주환원정책에 있어서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초로 배당금을 지급한 시점이 2012사업연도부터다. 2019, 2020사업연도를 제외하면 해마다 현금배당금을 지급해왔다. 2011년 11월 코스닥에 상장한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곧바로 현금배당을 시작한 것이나 다름없다.

SM엔터테인먼트나 JYP엔터테인먼트 등과 대비된다. SM엔터테인먼트와 JYP엔터테인먼트가 상장한 지 20여년 이후 즈음부터 배당금을 지급했다.

YG엔터테인먼트는 이미 수년 전부터 별도기준 당기순이익의 10~20% 가량을 배당으로 지급해왔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양현석 총괄의 자사주 매입을 고려하면 YG엔터테인먼트는 사실상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의 30%가 넘는 규모의 주주환원정책을 실시한 셈이다.

YG엔터테인먼트는 이달 29일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보통주 1주당 300원씩, 모두 57억원을 배당하는 안건을 상정하기로 했다. 지난해 잠정실적 기준으로 YG엔터테인먼트가 연결기준 당기순이익 769억원을 낸 점을 고려하면 이 가운데 약 7%를 주주에게 지급하는 셈이 된다.

◇블랙핑크 이탈로 실적 불확실성 확대, 투심 달랠까

YG엔터테인먼트가 주주들의 투자심리를 붙잡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YG엔터테인먼트 주가는 52주 신저가에 가까운 수준까지 떨어졌다. 6일 종가기준으로 4만원을 기록했다. 52주 신저가인 3만9900원과 사실상 큰 차이가 없다.

최근 1년간 YG엔터테인먼트 주가 흐름(출처: 네이버페이증권)

엔터테인먼트업계 관계자는 “K팝의 성장세가 정점을 찍고 꺾이는 게 아니느냐는 의구심이 확산되고 있다”며 “더욱이 YG엔터테인먼트는 블랙핑크 개별 멤버와 재계약에 실패, 2024년 이후 실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투자심리도 나빠졌다”고 말했다.

금융정보회사 Fn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업계는 YG엔터테인먼트가 2024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5030억원, 영업이익 682억원을 낼 것으로 예상했다. 2023년 잠정실적과 비교해 매출은 11.63%, 영업이익은 21.59% 줄어드는 수준이다.

또 가장 최근 리포트를 발간한 하나증권은 YG엔터테인먼트의 목표주가를 종전 7만8000원 대비 18%가량 내린 6만4000원을 제시했다.

이기훈 하나증권 연구원은 “양 총괄의 YG엔터테인먼트 주식 매입은 주가가 많이 떨어졌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신인 걸그룹 베이비몬스터에 강한 자신감을 보이는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며 “다만 YG엔터테인먼트 실적이 블랙핑크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활동 유무에 따라 실적과 주가가 등락을 반복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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