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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엔터 경영권 분쟁

주주 표심잡기 '사활'…대행사 확대·홈페이지 개설

31일 정기주총 결과에 경영권 판가름, 의결권 위임장 확보 '안간힘'

이지혜 기자  2023-03-02 15:21:18
SM엔터테인먼트가 소액주주 표심 잡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의결권 위임장을 받기 위해 대행사를 대거 고용했다. 지난해 3월 정기주주총회를 치를 때보다 공을 더 들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SM엔터테인먼트는 당시에도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 등과 표 대결을 벌였는데 결국 패했다.

이번 주총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성이 크다. SM엔터테인먼트의 경영권이 달려 있다. 지난해에는 표 대결에 져도 경영진이 교체되는 것은 아니었지만 이번 주총에서 지면 하이브 측 인사로 이사회가 물갈이 돼 현 경영진의 영향력이 크게 약화할 수 있다.

이에 따라 하이브도 사활을 걸고 있다. 주주제안 캠페인 전용 홈페이지를 열고 SM엔터테인먼트 사내이사 후보에 오른 정진수 하이브 최고법률책임자(CLO) 등이 직접 나서 향후 비전에 대해 설명했다.

◇대행사 6곳 기용, SM 표심잡기 '만전'

SM엔터테인먼트가 최근 소액주주를 대상으로 주주서한을 발송했다. 눈에 띄는 점은 직원이 직접 서면위임장을 수령하겠다고 밝힌 대목이다. SM엔터테인먼트는 주주서한에서 의결권 행사방법을 안내하며 "서면위임장 제출을 원하시는 분은 SM 본사 IR팀으로 전화하면 직원이 직접 찾아뵙고 위임장을 수령할 것"이라고 썼다.

주주가 SM엔터테인먼트 IR팀이나 의결권 대리행사 수탁법인으로 연락하면 직원을 파견해 주주에게 의결권 위임장을 받아오는 구조다.


SM엔터테인먼트는 이를 위해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업무 대리인도 대거 기용했다. 22일까지만 해도 케이디엠메가홀딩스, 비사이드코리아, 머로우소달리코리아 등 3개사만 기용하겠다고 공시했다. 그러나 SM엔터테인먼트는 하루 만에 정정공시를 내고 씨지트러스트, 제이스에스에스, 리앤모어그룹 등 3곳을 더 추가했다.

이 가운데 머로우소달리코리아는 외국인 기관투자자자를 대상으로 의결권 행사 권유업무와 자문을 진행한다. 나머지는 국내 기관투자자나 소액주주를 대상으로 의결권 행사 권유업무 등을 수행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SM엔터테인먼트가 주주들의 표심잡기에 사활을 건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의결권 대리행사 수탁법인으로 로코모티브 한 곳만 기용했지만 올 들어 확연히 달라졌다.

이번 주총의 표심 향배가 경영권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SM엔터테인먼트는 현 경영진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장철혁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비롯해 SM엔터테인먼트 임원으로 사내이사 후보를 올리고 얼라인파트너스와 함께 사외이사 후보 등을 추천했다.

여기에 하이브는 정진수 하이브 CLO 등 임원을 SM엔터테인먼트 사내이사 후보로 올리며 SM엔터테인먼트 현 경영진과 얼라인파트너스, 카카오 연합 등에 맞불을 놨다. 즉 기관투자자를 비롯해 주주들이 어느 쪽에 표를 던지느냐에 따라 SM엔터테인먼트 현 경영진의 영향력이 유지되거나 혹은 하이브 측 인사로 완전히 물갈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하이브, 정진수·이재상 직접 등판해 비전 설명

하이브도 SM엔터테인먼트 못지않게 주주들로부터 의결권 위임장을 받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 수탁 법인을 두 곳으로 늘렸다. 종전 위스컴퍼니웍스 한 곳에 엔비파트너스를 추가했다.

또 2일 주주제안 캠페인 페이지 'SM with HYBE'를 열었다. SM엔터테인먼트 사내이사 후보인 정 CLO와 이재상 하이브 아메리카 대표가 직접 주주제안에 대해 설명하는 영상도 올라와 있다.


이 대표는 "앞으로 3년 동안 SM엔터테인먼트의 당기순이익 30% 배당성향을 유지하면서 성장과 주주가치를 균형 있게 제고하는 보상체계를 도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SM엔터테인먼트의 이성수와 탁영준 공동 대표이사, 장철혁 CFO 등이 최근 SM 3.0 등 거버먼스 개혁안을 직접 발표한 데 대응해 하이브도 주요 경영진이 직접 나서 청사진을 공개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이브는 "하이브의 주주제안이 받아들여지면 과거 SM엔터테인먼트의 경영상 문제를 주도하고 승인했던 인물들과 주주가치 제고에 대해 일관성 없는 잣대를 적용해온 얼라인파트너스 관계자가 의사결정권을 잃게 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SM엔터테인먼트는 이달 31일 금요일 오후 12시, 서울특별시 성동구 왕십리로 83-21, 아크로서울포레스트D타워 2층 회의실에서 정기주주총회가 열 예정이다. 이사회 구성원 선임 안건과 함께 △감사보고 △영업보고 △내부회계관리제도 운영실태 보고 등을 거친 뒤 △재무상태표와 손익계산서 등 재무제표 등 안건도 상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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