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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전선, 만기채 1100억 '보유현금'으로 갚는다

이달 만기 회사채, 여전히 냉각된 A급 회사채 시장 우려

이정완 기자  2023-01-11 15:55:18
LS전선이 이달 말 만기가 도래하는 1100억원의 회사채를 우선 보유 현금으로 상환할 예정이다. 연초 신용등급 AA급 이상 우량 회사채가 흥행에 성공하고 있지만 여전히 A등급 회사채에 대한 우려가 남아있는 상황에서 발행을 주저하는 모습으로 풀이된다.

1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LS전선은 오는 20일 만기가 다가오는 제23-1회차 회사채 1100억원을 현금으로 갚을 계획이다. 제23-1회차 회사채는 2020년 1월 3년물로 발행됐다.

LS전선은 1100억원 정도는 보유 현금으로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LS전선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3056억원이다. 지난해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도 3000억원 초반으로 알려졌다.

LS전선이 차환 발행 가능성을 아예 막아둔 것은 아니었다. LS전선은 지난해 하반기 금리 인상이 본격화된 탓에 조달 환경이 악화된 상태에도 차환 발행에 나선 적이 있다. 지난해 10월 만기가 도래한 900억원의 회사채를 상환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신용등급 A급 회사채에 대한 투자 심리가 저조했지만 단기물인 2년물·3년물로 발행 구조를 짠 덕에 당초 500억원 모집에 1520억원의 수요가 몰렸다. LS전선이 수요예측에서 23년물 금리밴드 상단을 개별 민평수익률에 40bp를 더한 수준으로 제시한 전략도 주효했다. 이 덕에 최종 800억원으로 증액 발행에 성공했다.

IB업계 관계자는 "LS전선이 이번에도 회사채 발행을 논의하기는 했으나 이달 만기 회사채 차환 발행은 일정상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차환 발행 고민이 깊어진 배경은 A등급 회사채의 수요가 아직 회복되지 않은 영향이 크다. LS전선은 지난해 회사채 발행에서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로부터 'A+(안정적)' 등급을 획득했다. 당시 한국기업평가는 "확고한 시장 지위와 다양한 제품 포트폴리오에 기반해 우수한 사업 안정성을 갖추고 있다"며 "차입금이 증가하는 추세이나 재무안정성도 양호하다"고 평가했다.

연초 AA등급 회사채를 중심으로 투자 수요가 몰리고 있지만 A등급 회사채 수요 회복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1월 첫째 주 AA등급 이상인 KT, 이마트, 포스코, 연합자산관리, LG유플러스가 수요예측을 실시했는데 약 1조원 모집에 12조에 달하는 자금이 몰렸다.

AA등급 회사채 강세에 따라 A등급으로 낙수효과가 이어질 만도 하지만 IB업계의 예측은 조심스럽다. 김은기 삼성증권 수석 연구원은 "AA등급의 강세가 지속되면 결국 가격 메리트가 남아 있는 A등급 회사채로 온기가 퍼져났지만 올해는 이런 온기가 파급되기까지 상당 기간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라며 "경기 둔화에 따른 A등급의 실적 저하와 같이 펀더멜탈에 대한 우려가 크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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