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T에너지는 지난 2008년 SNT홀딩스로부터 인적분할을 통해 설립된 기업이다. 공랭식 열교환기와 배열회수보일러 등의 설계·생산을 주 사업으로 영위하고 있다. 최대주주는 SNT홀딩스로 여전히 SNT그룹에 속해 있는 상태다.
그룹사에 속해 있는 것이 이유인지 독립적인 이사회 구성에 있어서는 강점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사외이사 비율이 현저히 낮고 이사회를 견제할 수 있는 별도의 위원회도 없다. 뿐만 아니라 견제 기능, 평가개선 프로세스 등에서 모두 아쉬운 지점들이 나타나면서 전반적인 이사회 기능도 미흡하다.
위안거리는 경영성과다. 주가와 관련된 항목을 제외하면 사실상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았다. 실적 역시 우상향하는 흐름을 이어가면서 경영성과 부문에서는 흠을 잡을 곳이 없다.
◇사외이사 비율 25%·다양성 부족, 구성 '낙제점' THE CFO는 평가 툴을 제작해 '2024 이사회 평가'를 실시했다. 지난 5월 발표된 기업지배구조보고서와 2023년 사업보고서, 2024년 반기보고서 등이 기준이다. △구성 △참여도 △견제기능 △정보접근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 등 6개 공통지표로 이사회 구성과 활동을 평가한 결과 SNT에너지는 255점 만점에 109점을 받았다.
대부분의 항목에서 아쉬운 점수를 받았지만 특히 구성 부문에서 최저점을 받았다. 5점 만점에 평균 1.2점을 기록했다. 사실상 이사회 구성에 있어서 신경을 쓰지 않은 셈이다.
이사회 구성에서 가장 핵심적인 요소라고 할 수 있는 사외이사 비율이 25% 수준이다. 애초에 이사회 구성원 총원이 4명밖에 되지 않아 효과적인 토의와 활동이 어려운 상황에서 사외이사가 1명뿐이다.
이렇다 보니 다양성도 부족하다. 사내이사 중 40대 이사가 있어 그나마 다양성 요소 중 1개 요소만 충족했다.
소위원회도 없다. 감사위원회, 사외이사 후보 추천위원회 등 이사회 내 위원회를 설치하지 않고 있다. 이사회 의사 결정 과정에서 적절한 견제 기능이 작용할 수 없는 구조다.
이사회 개최와 참여는 성실하게 진행하고 있다. 지난 한 해 기준 16회의 이사회에 모든 이사회 구성원이 100% 참석률을 보였다.
개선 여지는 확인하기 힘든 상황이다. 평가개선 프로세스 항목에서도 5점 만점에 평균 1.9점을 받았다. 지난해 외부평가기관으로부터 ESG 등급 C 등급을 받기는 했지만 자체적인 개선 노력을 찾기 힘들다.
핵심은 이사회와 사외이사에 대한 자체적인 평가를 진행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외부에서 적절한 이사회 운영이 이뤄지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방법도 없다. 사외이사 재선임 과정에서도 평가가 반영되지 않다 보니 투명한 선임 절차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사실상 회사 전반적으로 이사회 기능 개선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 모양새다.
◇경영성과·재무건전성 합격점, 아쉬웠던 주가 흐름 '개선세' SNT에너지는 '경영성과' 항목에서 5점 만점에 평균 3.8점을 기록했다. 이사회 구조 및 운영방식과 기업의 실적·가치에 긍정적 영향이 미치는 지를 보는 영역으로 투자지표 4개, 성과지표 4개, 재무건전성 3개 등 11개 지표에 각각 5점씩 배점했다. 기준은 KRX 300 소속 비금융사(277개) 가운데 변수 최소화를 위해 지표값 상·하위 10% 기업의 데이터를 제외하고 산정한 평균치다. 기준 수치 대비 20% 이상 아웃퍼폼(outperform)한 경우 만점(5점)으로 채점했다.
SNT에너지는 안정적인 실적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연결 기준 지난 2021년 매출액과 영업이익으로 각각 1710억원, 132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3219억원, 207억원으로 증가했다. 2022년 영업이익이 일부 축소되긴 했지만 빠르게 회복세를 보였다.
올해는 매출액이 일부 축소되기는 했지만 수익성 부문에서 전년도와 유사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올해 3분기 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1985억원, 13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영업이익 135억원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렇다 보니 경영성과 평가 항목인 매출성장률, 영업이익성장률, 자기자본이익률, 총자산이익률에서 모두 만점을 받았다. 호실적은 재무건전성에서의 고득점으로 이어졌다.
특히 부채비율이 53.31%밖에 되지 않는다. 이자보상배율에서 최고득점을 받지는 못했지만 11.49배로 사실상 최고점을 득점할 수 있는 기준과 비슷한 수준에 있다.
평가상에서 지난해 주가의 아쉬움이 남아있다. 지난해 SNT에너지의 주가가 크게 힘을 쓰지 못하다 보니 주가순자산비율(PBR), 주가수익률, 총주주수익률에서 모두 최저점을 기록했다. 다만 올해 들어서 회복하는 모양새를 보이며 개선 여지가 충분한 상황이다.
배당수익률은 4.09%를 기록하면서 최고점을 받았다. 최대주주가 SNT그룹의 지주사인 SNT홀딩스로 60%에 달하는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특수관계자 지분까지 포함하면 65%에 달한다. 배당의 수혜가 가장 크게 돌아가는 곳이 그룹사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