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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가치 제고 약속한 SK㈜, 지배구조헌장에 소통 정책 반영

③공개가능 자료 늘리고 소통 범위 확대…구체적 목표치도 제시

김위수 기자  2022-04-27 17:29:40
SK

편집자주

바야흐로 '주주 전성시대'가 열렸다. 지금까지 투자 규모가 작은 소액주주를 소위 '개미'로 불렀지만 지금은 상황이 180도 달라졌다. 이들은 기업 경영에 크고 작은 영향력을 행사하기 시작했다. 기업들은 기업공개(IR), 배당 강화, 자사주 활용 등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한 정책에 힘주고 있다. 더벨이 기업의 주주 친화력(friendship)을 분석해봤다.
SK그룹의 근본적 혁신인 '딥체인지(deep change)'에는 지주사 SK㈜의 변혁이 빠질 수 없다. 배당금과 상표권 수수료가 매출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기존 지주사 사업모델에서 탈피해 투자전문 지주사로 자리를 잡았다는 평가다.

SK㈜ 딥체인지의 중심에는 장동현 부회장(사진)이 있다. 특히 장 부회장은 SK㈜의 변화를 이끄는 과정에서 주주들에게 회사의 발전방향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공개 가능한 자료를 늘리는 등 소통이 보다 투명하게 이뤄지도록 했다.
주주 소통 정책과 관련된 시장의 평가는 호의적이다. SK㈜의 주주인 글로벌 투자회사 A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담당 임원은 "SK㈜ 이사회의 지속가능경영에 대한 이해도, 공개 자료의 수준 등 모든 면에서 매우 긍정적"이라며 "ESG 강화 노력은 한국 기업 중에서 선구자 역할을 하는 것으로 간주돼 기업 가치 상승에도 좋은 영향을 줄 것으로 생각한다"고 호평했다.

◇지배구조 헌장 제정, 투명한 주주소통 명문화

주주 소통에 대한 SK㈜의 의지는 지난해 12월 실시한 '지배구조헌장' 개정에서 엿볼 수 있다. 헌장의 제 47조인 '주주 및 이해관계자와의 직접 소통' 첫번째 항목을 보면 회사의 이사회와 경영진이 주주를 포함한 이해관계자의 요구 및 우려에 주의를 기울이도록 돼있다. 소통 범위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전반으로 확대한 점이 눈에 띈다.
SK㈜ 지배구조헌장 일부. (출처: SK㈜ 홈페이지)
주주소통위원이 이사회에 활동 결과를 보고하도록 하는 규정도 47조에 추가했다. SK㈜는 지난 2018년 3월 주주의 권익보호 활동을 강화하기 위해 주주소통위원 제도를 신설했는데, 이번 지배구조헌장 개정을 통해 이사회 보고 의무가 생긴 것이다.

현재 이찬근 사외이사가 주주소통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 사외이사는 주주소통위원으로 위촉된 후 미국 블랙록, 네덜란드 공적연금(APG) 등 SK㈜에 투자한 세계 유수 투자사들과 10여차례에 걸쳐 별도 미팅을 진행했다.

지배구조헌장 제 48조 '정보공개'와 관련해서는 △모든 주주에 대한 동등한 정보 제공 △법령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이해관계자(주주 포함)의 정보 제공 요청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 등의 내용이 추가됐다.

◇동영상으로 전략 설명…구체적인 목표도 제시

경영진의 주주 소통 행보도 강화됐다. 장 부회장은 2019년과 2020년 정기 주주총회에 앞서 주주들에게 서한을 보내 소통했는데, 지난해에는 동영상을 통해 주주들과 만난 것이다. 장 부회장은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공개된 투자 설명회에서 회사의 중장기 성장전략인 '파이낸셜 스토리' 이행방안을 설명했다.

장 부회장이 이 과정에서 '2025년 주가 200만원 달성'을 목표로 제시한 점도 눈여겨볼만하다. 기업들이 구체적인 숫자를 들어 목표치를 공개하는 경우는 드문 일이다.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을 경우의 부담을 피하기 위해서다. 그럼에도 장 부회장이 '2025년 주가 200만원' 목표를 제시한 것은 주주들과의 소통 강화 차원으로 해석된다.

장 부회장 외에 다른 SK㈜ 경영진들도 각 부문별로 사업 진행 경과와 구체적 계획을 동영상 형태로 공개하며 소통 행보에 동참했다.
SK㈜ 최근 5년간 주가 흐름. (출처: 네이버 금융)

◇그룹사 이사회 진입, 기업가치 제고 이끈다

SK㈜가 투자를 '본업'으로 하는 지주사가 되기는 했지만, 계열사로부터 받는 배당금은 여전히 큰 수익원이다. 그룹사의 실적 개선이 여전히 SK㈜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중요한 이유다.

이에 장 부회장을 비롯한 SK㈜의 임원들은 SK이노베이션·SK텔레콤·SK네트웍스 등 그룹사에서 기타비상무이사를 맡고 있다. 기타비상무이사는 통상적으로 이사회에서 대주주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역할을 한다.

SK㈜ 임원들은 그룹사 이사회에서 주주로서 주주가치 제고 등의 목소리를 낼 것으로 예정된다. 또 그룹사와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SK㈜ 사업과 주파수를 맞추며 시너지를 도모하고, 시너지가 기업가치 향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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