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CFO

유증&디테일

알체라, 금융당국 제동에 납입일 내년 2월 연기

당초 11월 계획 무산, 재무라인 부담 가중…감사보고서 제출 전 마무리 목표

신민규 기자  2023-11-30 14:42:49

편집자주

자본금은 기업의 위상과 크기를 가늠할 수 있는 대표 회계 지표다. 자기자금과 외부 자금의 비율로 재무건전성을 판단하기도 한다. 유상증자는 이 자본금을 늘리는 재무 활동이다. 누가, 얼마나, 어떤 방식으로 진행하느냐에 따라 기업의 근간이 바뀐다. 지배구조와 재무구조, 경영전략을 좌우하는 이벤트이기 때문이다. 더벨은 유상증자 추진 기업들의 투자위험 요소와 전략 내용을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정정신고서 제출 요구를 받은 알체라가 금융당국 미팅을 거쳐 유상증자 발행을 곧 재개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당초 계획 시점(11월)보다 무려 3개월 가까이 납입일이 밀릴 전망이다. 올해 새롭게 합류한 재무라인 입장에선 외부조달 성사에 다소 부담이 높아졌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알체라는 57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납입일을 최초 신고서 제출 기준 11월에서 내년 2월 6일로 미루기로 결정했다. 청약이 순조롭게 마무리되면 내년 2월 21일 정도에 신주가 상장될 예정이다.

금융당국이 요구한 정정신고서는 아직 공시되기 전이다. 이보다 유상증자 일정이 먼저 재조정됐다는 점에서 어느정도 금융당국의 이해를 구한 것으로 판단된다. 알체라는 금융당국의 정정요구를 받은 이후 차선책으로 내년 3월 이전에는 조달을 마무리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조달 마지노선으로 감사보고서가 나오기 전에는 일정을 마치는게 목표였다.

앞서 금융당국은 알체라가 유상증자를 위해 제출한 증권신고서에 대해 정정신고서 제출을 요구했다. 중요사항의 기재나 표시내용이 불분명하여 투자자의 합리적인 투자판단을 저해하거나 투자자에게 중대한 오해를 일으킬 수 있는 경우에 해당된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증권신고서의 효력도 정지됐다.

알체라는 이에 대응해 금융당국과의 대면미팅을 요청했다. 기존 신고서에 반영돼 있는 부분을 재차 설명하라고 요구한 것이 합리적이지 않다고 판단했다. 금융당국은 알체라와 스노우의 합작법인 '팔라'에 대해 초점을 맞췄다. 팔라의 NFT 프로젝트에 대한 내용 등의 추가 설명을 요구하면서 입장이 대립하고 있다.


올해 조달을 기대하고 공격적으로 영입한 재무라인 입장에선 다소 부담이 커졌다. 당장 내년 초 시장 분위기를 예상하기 어려운 데다가 다른 발행사까지 쏟아지면 자금 확보가 어려울 우려가 있다.

알체라는 이준모 전 엔픽셀(NPIXEL) 재무임원을 지난달 CFO로 선임했다. 이준모 CFO는 1989년생이다. 이보다 앞서 지난 7월에는 김용호 전 LG디스플레이 재무회계팀 인력을 알체라 파이낸스 헤드로 선임하기도 했다. 올해 들어 재무 실무와 임원급 라인이 모두 바뀐 셈이다.

회사 상장 시점이었던 2020년 당시에는 소병혁 실장이 CFO 역할을 맡았다. 이후 CFO 자리가 공석으로 비어있다가 이번 인사를 계기로 재무라인에 재차 힘이 실리게 됐다.

인력영입에 공을 들인 것은 외부조달 난이도가 높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알체라는 2020년 상장 이후 매년 유상증자나 전환사채(CB)를 발행했다. 지난해 발행했던 유상증자 모집자금이 아직 소진되지 않은 데다가 2021년 발행한 사모 CB(2회차)의 풋옵션 기간 도래에 따라 상환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

2회차 CB는 내년 8월 30일 조기상환청구기간이 도래한다. 내년 10월 29일 1차 조기상환일을 앞두고 있다. 최근 알체라 주가는 8800원선으로 이변이 없는 한 전환가액(2만1246원)을 넘어서기 힘든 여건이다. 알체라 역시 이를 감안해 일찌감치 차환자금 마련을 위해 조달에 나섰지만 결과적으로 해를 넘기게 됐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