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건설이 자재비와 인건비가 급격히 상승한 상황 속에서도 원가율 방어에 성공했다. 국내 사업부문 가운데 원가율이 낮은 건축부문과 개발부문의 매출비중이 늘어난 게 수익성 확보로 이어졌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한화건설의 연결기준 원가율은 상반기 기준 85.4%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83.8%) 대비 1.6%포인트 상승했지만 원가율을 성공적으로 방어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같은 기간 시공능력평가 상위 10대 건설사의 평균 원가율인 89%보다도 소폭 낮다.
최근 자재비가 급등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국내 출하 철강재의 35%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철근값이 톤(t)당 100만원을 넘어섰다. 2년전 가격인 t당 70만원보다 60%가량 증가했다. 시멘트값도 급격히 올라 레미콘, PHC파일 등의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
한화건설도 이번 상반기에만 원자재를 매입하는데 4296억원을 지불했다. 전년 동기(2168억원) 대비 98.2% 늘어났다. 품목별로는 철근(328억원→1059억원), 레미콘(363억원→679억원), 안전용품·시설물(65억원→142억원) 등에서 증가세가 뚜렷했다.
인건비도 발목을 잡고 있다. 건설공사비지수는 올해 1월부터 140선을 돌파해 8월 기준 147.4를 기록 중이다. 2015년을 기준(100)으로 하는 건설공사비지수의 경우 생산자물가지수, 건설업임금실태조사 등을 근거로 산출된다. 2020년과 2021년에는 각각 120선, 130선을 유지해왔다.
대외적인 변수에도 한화건설이 원가율을 유지할 수 있던 원동력은 건축·개발부문의 성장세가 주효했다. 건축부문과 개발부문의 상반기 원가율은 각각 83.3%, 80.8%다. 국내 다른 사업부문인 플랜트(85.8%)와 토목부문(91.5%)보다 수익성이 높다.
특히 건축부문 매출비중이 31.7%(5700억원)로 전년 동기(12.6%·1840억원) 대비 19.1%포인트 상승했다. 인스파이어 리조트에서의 매출이 본격화된 영향이다. 인스파이어 리조트는 인천국제공항 국제업무단지 IBCⅢ부지에 5성급 호텔과 카지노, 국제회의장, 아레나 등을 짓는 프로젝트다.
당초 현대건설이 수주했지만 2019년 자금 조달에 난항이 생겨 한화건설로 시공사가 변경됐다. 이후 답보 상태를 보이다 지난해 말 1조400억원 한도 PF 조달에 성공해 공사가 진척되기 시작했다. 인스파이어 리조트는 사업비 규모만 1조8000억원에 달한다.
개발부문은 디벨로퍼를 선언한 한화건설에 있어 오랜기간 주요 먹거리였다. 지난해에는 단순 디벨로퍼를 넘어 '그린 디벨로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공언했다. 풍력발전, 수처리 등 친환경사업의 단순 시공만 맡지 않고 운영, 투자에까지 범주를 넓히겠다는 의지다.
개발부문 매출비중도 2019년 처음 27.7%를 인식한 이후 △2020년 33.6% △2021년 38.3% △2022년 상반기 36.1% 등 대체로 우상향 그래프를 그리고 있다. 올해 9000억원 규모 '아산배방 역세권부지 개발사업' 등이 첫 삽을 뜬 만큼 꾸준히 원가율 방어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