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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등급 분석

HD현대, 정기선 '퓨처 빌더' 전략에 글로벌 평가 상승

3년 연속 'BB'→'BBB' 한 계단 껑충...안전보건·지배구조 개선 주효

김서영 기자  2022-04-28 17:00:52
현대중공업그룹의 지주사 HD현대(옛 현대중공업지주)의 글로벌 ESG 평가 등급이 우상향하는 모습이다. HD현대는 올해 정기선 사장 체제가 공식화했다. 4대 미래사업으로 낙점하며 '퓨처 빌더(Future Builder)'로 거듭나겠단 포부를 내놨다. 이에 국내는 물론 글로벌 ESG 평가 개선에도 주력하는 모습이다.

19일 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MSCI)에 따르면 올해 ESG 정기 평정에서 HD현대에 'BBB' 등급을 부여했다. 세계 4대 글로벌 ESG 평가기관 중 하나인 MSCI 지수는 기업의 ESG 경영을 'AAA'부터 'CCC'까지 7개 등급으로 평가한다. 'BBB'는 정가운데 등급으로 중위권(Average)에 속한다.

HD현대는 2018년 'B' 등급으로 낮아진 이후 4년간 점진적으로 개선해왔다. 'B'는 뒤에서 두 번째로 낮은 등급으로 하위권(Laggard)에 해당한다. 이듬해 2019년 'BB'로 한 계단 상승하며 지난해까지 3년 연속 같은 등급을 유지했다. 올해 4월 'BB'에서 한 계단 오른 'BBB' 평가를 받아 역대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다.
(출처: 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사회(S)와 지배구조(G) 부문에서 이전보다 개선된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 평가에서 부정적 평가를 받았던 △안전보건(Health&Safety) △지배구조(Corporate Governance) △기업윤리(Corporate Behavior) 평가 요소가 올해 평정에서는 평균 이상의 평가를 받았다. 이외에 △탄소 배출 △친환경 기술 항목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다만 우수한 점수(ESG Leader)를 받은 항목은 없었다.

국내외 ESG 평가 격차를 좁히고 있는 모습이다. HD현대는 그간 국내 ESG 평가와 글로벌 평가에 격차가 있었던 게 사실이다. 지난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글로벌 ESG 등급은 'BB'에 머물며 횡보했다. 그 사이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 ESG 평가에서는 상위권 성적을 받았다. 지난해 통합 'A'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환경(E) 부문 'A', 사회(S) 부문 'A+', 지배구조(G) 부문 'A'로 나타났다.

현대중공업그룹이 ESG 경영에 힘주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초부터다. 그룹 ESG 최고책임자를 선제적으로 선임했다. 가삼현 한국조선해양 부회장이 그룹 ESG 최고책임자를 맡게 됐다. 전 계열사가 ESG 경영을 총괄하고 관련 성과를 보고하는 프로세스 구축을 담당했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시행에 맞춰 올해 초 안전보건 책임자인 CSO를 선임하기 시작한 다른 기업보다 한발 빠른 행보였다는 평가다.

지주사 개편 작업도 지배구조 부문 등급 개선에 한몫했다는 풀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은 대우조선해양 인수 과정이 3년간 지지부진하게 이어져 오는 동안 지배구조 개편을 마무리 지었다. 조선 부문 중간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을 설립하고 그 아래 조선사를 자회사로 뒀다. 건설기계 부문 중간지주사 현대제뉴인을 세웠다.

무엇보다 현대중공업그룹이 정기선 사장 체제에 돌입하면서 ESG 경영에 고삐를 쥔 것이 등급 개선에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오너 3세인 정 사장은 2018년부터 그룹 지배구조 최상단인 HD현대 지분 확보에 나섰다. 지난해 10월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함과 동시에 HD현대와 조선 부문 중간지주사 한국조선해양 대표이사에 내정되며 오너 경영에 돌입했다. 올해 1월에는 'CES 2022'에 참여해 미래 신사업 전략을 직접 주도했다.

정 사장은 지난 1월 CES에서 "조선·에너지 부문에서는 자율운항과 친환경 연료 기술로 시장을 선도하고 있고, 건설 현장 등 일반 산업현장과 일상생활에 폭넓게 적용 가능한 로봇과 자동화 기술을 갖추고 있다"면서 "기술혁신을 통해 세계 1위 '쉽 빌더(Shipbuilder)'를 뛰어넘는 '퓨처 빌더(Future Builder)'로 거듭나겠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명 변경을 매듭지었다. 현대중공업지주에서 HD현대로 사명을 바꿨다. 정 사장은 HD현대 사내이사로 선임돼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다. 이날 HD현대는 기업가치를 제고하기 위해 △미래선박 △수소연료전지 △디지털 △헬스케어 등 4대 미래사업 분야와 청정수소, 화이트바이오 등 자회사의 신사업을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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