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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건설, 재무대응 역량 두고 신평사 '이견'

한기평 BBB+ 부여, 한신평 BBB '장고'…분양률 제고 '관건'

성상우 기자  2022-12-15 07:39:18
동부건설의 신용등급 스플릿(평가사 간 등급 불일치)이 올해도 해소되기 어려워졌다. 상반기만 해도 탄탄한 분양성과를 기반으로 BBB+ 합격점을 받았지만 하반기 들어 분양실적 저하와 원자재값 상승이 발목을 잡았다.

14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한국신용평가는 동부건설의 회사채 신용등급을 BBB로 유지한채 아웃룩만 '긍정적'에서 '안정적'으로 바꿔 달았다. 지난해 4월 이후 줄곧 긍정적 아웃룩을 달아뒀는데 이번 조정을 통해 등급상향에 다소 시간이 걸리게 된 셈이다.

앞서 한국기업평가는 지난 5월 실시한 정기평가에서 일찌감치 동부건설 회사채 신용등급을 BBB+를 부여한 바 있다. 안정적 아웃룩을 달았다.

상반기만 해도 동부건설은 재무안정성에 대해 호평을 받았다. 준자체 사업장의 토지매입에 따른 차입부담에도 불구하고 분양성과가 양호하다는 이유에서다. 당진 수청1구역, 자체사업인 대구 두류동 등의 매출이 본격적으로 반영된 데다가 올해 분양 세대가 5919세대로 전년 대비 2배 증가한 점이 실적을 견인할 것으로 기대됐다.

그러나 이후 주택 분양경기가 급격하게 저하된 탓에 신용등급 상향을 두고 신용평가사간 시각차가 생겼다. 한국신용평가는 용지대 조달을 위한 차입부담이 늘어난 상황에서 금융시장 경색으로 재무적 불확실성이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부분은 분양률 저하다. 기존 미분양 현장의 분양률 제고가 지연되고 있고 최근 분양 현장 역시 저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9월말 기준 진행사업장의 분양률은 68.3%로 나타났다.

자체사업인 대구 수성구 파동 공동주택(분양총액 1650억원)에 이어 도급사업인 세종 행정중심복합도시 2-4 생활권 복합시설 개발사업(도급액 558억원), 용인 보라동 오피스텔(538억원), 대구 칠성동2가 주상복합(791억원) 등에서 낮은 초기 분양률을 기록한 점을 원인으로 꼽았다.

향후 대구 파동, 세종시 복합시설 등 기존 미분양 사업장들의 분양률 제고가 관건으로 해석된다. 분양 예정 사업장의 분양성과와 공사비 회수 가능성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동부건설의 3분기 말 재무 현황을 보면 유동성 대응력 측면에서 당장 위험한 수준은 아니다. 신용평가사는 수주 경쟁력 및 이익창출력이 준수하기 때문에 재무건전성이 양호한 수준에서 유지될 것으로 분석했다. 유동성 대응력 측면에서도 단기간 내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낮다고 봤다.

다만 3분기 실적은 다소 저조한 편이다. 동부건설은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100억원대의 영업이익 및 순이익 적자를 냈다. 분기 적자를 낸 것은 최대주주가 바뀐 지난 2016년 이후 약 6년 만에 처음이다.

실적 뿐 아니라 안정적으로 유지돼 오던 전반적인 재무 지표들에도 균열이 감지된다. 현금 대비 차입금 규모와 부채비율, 차입금의존도 등 여러 지표를 고려해봤을 때 아주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라는 시그널들이 나온다.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5년 만에 다시 100% 후반대로 진입했다. 동부건설 매각 이후 부채비율은 재무안정성 측면에서 회사 측이 가장 신경 써온 항목이다. 매분기 100%대 초반을 유지했으며 2018년 한때 100% 미만으로 내려가기도 했다.

100억원대로 내려간 현금성자산 규모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1700억원에 가까운 현금성자산을 갖고 있었지만 올해 2분기 들어 900억원대로 내려가더니 3분기말 기준으로는 190억원대로 쪼그라들었다.

같은 기간 장·단기 차입금은 크게 늘었다. 장기차입금은 지난해 말 1600억원대에서 3분기 말 2600억원대로 50% 넘게 증가했고 단기차입금은 360억원에서 850억원으로 2배를 넘어섰다. 총차입금은 5000억원을 바라보게 됐다. HJ중공업 인수와 공공택지 매입 과정에서 현금 유출이 컸고 차입금 규모는 급증했다.

이자 감당 능력을 나타내는 ‘EBITDA/총금융비용(배)’ 역시 이 기간 14.4배에서 4.3배로 크게 낮아졌다. 20%대에서 지켜오던 차입금 의존도는 적정 범위로 분류되는 30%를 넘어 34.8%까지 높아졌다.

한국신용평가는 "현재의 금융시장 경색이 장기화될 경우 유동성 차입금의 상환 및 차환, 신규자금 조달 추이 등에 따라 재무구조의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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