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네트웍스는 스포츠 브랜드 '프로스펙스'와 '몽벨' 제품을 유통하는 회사다. 도요타 차량, BMW 모터사이클을 수입해 판매하는데도 잔뼈가 굵다. 2000년대 법정관리에 접어들며 어려움을 겪었으나 E1에 인수되며 위기를 타개했고 LS그룹을 대표하는 패션·종합상사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오늘날의 LS네트웍스 입지를 다진 근간에는 이사회가 존재했다. 하지만 이사회를 다각도로 살펴보면 갈 길이 여전히 멀다. THE CFO가 2023년 기업지배구조 보고서와 사업·분기보고서 등을 토대로 이사회 평가를 실시한 결과 LS네트웍스 이사회는 255점 만점에 102점을 얻었다. 영역별 평점은 5점 환산점수 기준으로 2점 내외에 그쳤다.
특히 구성이 1.8점, 견제기능이 1.9점으로 미흡한 수준을 보였다. 감사위원회를 자율 설치해 운영하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이외 위원회가 전무하고 사내이사로 LS그룹 오너가 일원인 구자용 회장과 구동휘 부사장이 나란히 등기돼 '감점' 요소로 작용했다. 안건 공시가 추상적인데다 주주환원책 설명 역시 모호한 만큼 정보접근성을 개선하는 숙제도 남았다.
◇영역별 평점 2점 내외, 구자용·구동휘 나란히 사내이사
THE CFO가 LS네트웍스 이사회 운영 실태를 살펴본 결과 구성 항목에서 16점, 참여도 부문에서 21점으로 집계됐다. 견제기능은 15점, 정보접근성 영역은 13점을 획득했다. 평가개선 프로세스는 14점, 경영성과의 경우 23점으로 나타났다.
카테고리별 총점을 5점 척도로 환산하면 참여도 부문이 2.6점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전체 8개 문항 가운데 이사회 구성원의 연간 출석률을 둘러싼 문항만 유일하게 5점 만점을 받았다. 반면 사외이사 후보 풀(pool)을 둘러싼 관리 활동, 사외이사 교육, 감사위원회 지원조직과 별도 교육과정 등의 항목에서는 1~2점을 받는데 그쳤다.
2023년 LS네트웍스 이사회는 6회에 걸쳐 회의를 소집했다. 의안 12건을 가결하고 7건을 보고 받았다. 지난해 말 별도 기준으로 1조2563억원으로 2조원에 못 미치는 만큼 상법상 감사위원회와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설치할 의무는 없다. 다만 2016년 3월에 감사위를 자발적으로 설치해 운영 중인데 이외 위원회는 존재하지 않는다. 감사위는 연간 다섯 차례 회의를 진행했고 구성원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은 9월에 사단법인 감사위원회 포럼 주최로 1회만 실시했다.
구성 영역은 1.8점을 시현했다. 이사회 의장과 소위원회 위원장 직위, BSM(Board Skills Matrix) 수립 여부 등 4개 문항에서 최저점(1점)을 받은 대목이 영향을 끼쳤다. LS네트웍스 이사회 의장은 LS그룹 창업주 가문 일원인 구자용 E1 대표이사 회장이 맡고 있다. 올 9월 말 기준 LS네트웍스의 최대주주가 E1(81.79%)으로 E1은 2007년 당시 법정관리 상태에 놓여 있던 LS네트웍스를 인수했다.
이사회 진용을 살피면 '6인 체제'로 돼 있는데 사내이사와 사외이사를 3명씩 선임했다. 사내이사로는 이사회 의장을 겸하는 구자용 회장을 필두로 문성준 대표 겸 안전보건관리책임자(부사장), 그룹 오너 3세 구동휘 부사장이 등기돼 있다. 구 부사장은 구 회장의 외아들로 국내 유일의 동제련소 운영사인 LS엠앤엠(LS MnM) 대표도 맡고 있다. 윤영선 전 관세청장, 이윤규 전 LS자산운용 대표, 이근상 케이에스아이디어 대표는 사외이사로 참여 중이다.
◇안건 공시 추상적, 주주환원책 설명 모호
견제기능 부문은 1.9점을 기록했다. 총 9개 항목 중에서 △경영진이 참여하지 않는 사외이사만의 회의 개최 내역 △최고경영자 승계정책 마련 여부 △부적격 임원 선임방지책 수립 등 5개 항목이 감점 요인으로 작용했다.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에 따른 계열사 내부거래 사안 심의권을 위원회에 부여하지 않고 이사회 부의사항으로만 명시한 점도 아쉬움을 남겼다.
LS네트웍스는 기업지배구조 보고서를 통해 "최고경영자 승계정책은 따로 없지만 정관과 이사회 규정에 따라 대표이사 선임을 이사회 권한으로 규정하고 있다"며 "주주총회에서 등기임원을 선임하거나 이사회에서 집행임원(미등기임원)을 선임할 때에는 비윤리적 행위로 인한 기업가치 훼손 여부나 회사·주주 이익에 반하는 활동을 한 사실이 있는지를 철저히 확인해 반영한다"고 밝혔다.
평가개선 프로세스 영역은 2점으로 나타났다. 7개 문항 가운데 △이사회 활동에 관한 평가 수행 △사외이사에 대한 개별평가 실시 △사외이사 평가결과의 이사 재선임 반영 여부 등 5개 질문에서 1점을 받는데 그쳤다. LS네트웍스는 "사외이사 개별 평가는 그들의 활동에 대한 독립성을 저해할 소지가 있다고 판단돼 진행하지 않고 있다"고 올 5월 공시된 기업지배구조 보고서에 서술했다.
경영성과 카테고리는 2.1점으로 채점됐다. KRX 300에 속한 비금융기업 중 지표값 상·하위 10% 회사 데이터를 빼고 산정한 평균치를 밑도는 값이 11개 항목 중에서 8개로 집계됐다. △주가순자산비율(PBR) △배당수익률 △매출성장률 △자기자본이익률(ROE) △총자산이익률(ROA) △부채비율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대비 순차입금 △이자보상배율에서 낮은 점수가 부여됐다.
정보접근성 분야는 2.2점을 시현했다. 이사회 의안 공시 실태가 미흡한 대목이 감점 요소로 작용했다. 안건명으로 '타법인 주식취득 결정'으로만 적시하고 어떠한 회사인지 구체적으로 거론하지 않은 사례가 대표적이다. 주주환원책을 둘러싼 설명도 모호했다. 사업보고서 등에 서술된 내용을 살피면 "상법상 인정하는 배당가능이익 범위 내에서 회사 성장을 위한 투자와 주주가치 증대, 경영환경을 충분히 고려해 적정 수준의 배당을 결정하고 있다"고 명시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