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바이오메딕스가 갑작스러운 대외 변수에도 예정된 자금 조달 규모를 유지하며 시장과의 약속을 지켰다. 전환사채(CB) 인수에 참여하기로 했던 한 투자자가 납입을 앞두고 돌연 불참을 통보하자 1회차 추가 발행을 단행하며 총액을 맞췄다.
금액 자체는 크지 않지만 자금 조달 및 운용 계획을 정확하게 이행함으로써 시장과의 신뢰 관계를 이어나간다는 입장이다. 조달 자금은 내년 계획 중인 국내 임상 및 미국 임상 준비 작업에 활용할 예정이다.
◇13일 108억·14일 10억씩 두 차례 걸쳐 총 118억 CB발행 에스바이오메딕스는 13일과 14일 양일에 걸쳐 총 118억원 규모의 CB를 발행했다. 애초 13일 5회차 발행을 통해 한 번에 해당 자금을 모두 조달할 예정이었으나 납입일 하루 전인 12일 변수가 발생했다.
11일과 12일 각각 청약과 계약을 마쳤지만 투자자 중 한 곳이 12일 늦은 시간 돌연 참여 불이행 사실을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이에 불가피하게 발행 규모는 108억원으로 줄어들었다.
투자를 철회한 기관은 '프로디지 제29호 조합'으로 파악된다. 불참 사유는 12일 에스바이오메딕스의 주가 급락 때문이다.
11일 종가 기준 3만6100원이었던 에스바이오메딕스의 주가는 12일 2만5300원으로 30% 하락했다. 12일 사내 홈페이지 등에 공개한 파킨슨병 치료제 (TED-A9) 임상 1/2a상의 중간 결과가 투자자들 사이에서 부정적 오해를 불러 일으켰다.
갑작스러운 기관투자가 이탈에 에스바이오메딕스는 곧장 기존 5회차 CB발행 보고서를 정정했고 6회차 발행을 단행했다. 13일 이사회를 열고 차액 10억원 규모의 CB발행을 결정했고 14일 납입까지 마치며 총액을 맞췄다.
10억원이 기업 경영이나 연구·개발(R&D) 사업의 향방을 좌우할 만큼 큰 규모는 아니지만 시장과의 신뢰를 지키기 위한 발 빠른 대응이었다.
5회차로 발행한 CB의 전환가액은 3만2950원이며 표면이자율은 0%, 만기이자율은 1.5%다. LS증권과 한양증권, 한화투자증권, '한국밸류 코스닥벤처 일반사모투자신탁 제1호'(KB증권) 등이 참여했다.
6회차 CB의 전환가액은 3만3747원으로 소폭 상승했다. 표면이자율과 만기이자율은 각각 0%, 1.5%로 5회차와 동일하다. NH투자증권의 '블랙펄 코스닥벤처 일반사모투자신탁 1호'가 인수 했다.
전환 청구 기간은 5회차의 경우 내년 11월 13일부터 2029년 10월 13일까지며 6회차는 내년 11월 14일부터 2029년 10월 14일까지다.
강세일 에스바이오메딕스 대표는 "기존 회차 투자자를 변경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줄어든 규모로 발행을 하고 다른 회차로 추가 발행했다"며 "자금 조달 및 운용 계획을 정확히 이행하는 것이 시장과의 약속"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장 신뢰를 중요시하고 약속을 지키기 위한 노력으로 이해해달라"고 덧붙였다.
◇중증하지허혈치료제·파킨슨병 치료제 등 임상에 84억 활용 조달된 자금 118억원 중 대부분은 R&D 사업에 활용할 예정이다. 118억원의 71.2%에 해당하는 84억원을 임상 개발에 배정했다. 34억원은 클린룸 시공과 신규장비 검·교정 등 시설자금으로 활용된다.
에스바이오메딕스의 주요 파이프라인으로는 중증하지허혈 치료제 FECS-Ad와 파킨슨병 치료제 TED-A9 등이 있다. 모두 내년 차기 임상들이 예정돼 있어 조달 자금 대부분이 두 파이프라인에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FECS-Ad는 줄기세포를 활용한 중증하지허혈치료제다. 기능이 강화된 중간엽 줄기세포 스페로이드가 혈관 신생 및 면역조절 관련 인자들의 생성량이 증가시키는 작용 기전을 갖고 있다.
이들 인자의 주변분비효과에 의해 미세혈관 형성 및 혈류의 흐름이 개선되고 이로 인해 통증이 감소되는 효과를 임상을 통해 확인했다. 최근 국내 1/2a상 임상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됐고 내년 차기 임상에 나설 예정이다.
TED-A9은 파킨슨병 환자의 뇌에 직접 주입하는 세포치료제다. 파킨슨병 발생 시 특이적으로 사멸되는 'A9 도파민신경세포'를 이식을 통해 직접 대체함으로써 파킨슨병과 관련된 운동 및 비운동성 도파민신호체계를 복구한다. 현재 국내 임상1/2a상을 진행 중이며 내년 미국 임상 준비 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강 대표는 "특정 파이프라인에 자금을 집중해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주요 파이프라인 임상에 나눠 사용할 예정"이라며 "내년 파킨슨병 치료제 미국 임상 준비를 중요하게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