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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 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 CFO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제이오는 이수페타시스가 인수를 추진하면서 손바뀜을 앞두고 있다. 당연히 이사회도 대폭 개편될 전망이다. 기존 제이오의 이사회는 THE CFO가 자체 평가 툴을 제작해 실시한 '2024 이사회 평가'에서는 255점 만점에 110점에 그쳤다.
이수페타시스가 제이오 인수에 성공한다면 이사회를 개편할 때 취약점을 어떻게 개선하는지도 살펴볼 관전포인트다. 제이오는 이차전지 시장 확대와 함께 급성장하면서 '경영성과' 면에서 양호한 점수를 받았으나 '견제기능' 갖춘 시스템 경영 체제는 미비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자산규모 2조 미만, 내부거래위원회 설치 눈길 제이오는 자산규모가 2조원 미만 상장사라 기업지배구조보고서 발간 의무가 없고, 자발적으로 내지도 않고 있다. 이에 따라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통해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주주환원정책이나 사외이사 후보 추천 경로, 기업지배구조 핵심 지표 등을 알 수 없었다. '정보접근성'이 5점 만점에 2점에 그쳤다.
또 자산 2조원 미만 상장사는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감사위원회 설치 의무가 없는데, 제이오 역시 두 소위원회를 두지 않았다. 다만 특수관계자거래 등을 검토하는 내부거래위원회는 설치했으며 위원장을 사외이사가 맡고 있다.
상법상 사외이사의 최소 충족 기준은 이사회 전체 구성원의 25%다. 제이오의 경우 지난해 기준 이사회 구성원 5명 중 2명이 사외이사로 이 기준을 넘어선다. 다만 최대주주이자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겸직하고 있다. 이런 점을 전체적으로 평가했을 때 이사회 구성 면에선 5점 만점에 1.6점이 부여됐다.
◇돋보인 경영성과, 참여도·견제기능 미흡 '참여도'와 '견제기능' 항목 역시 각각 1.9점, 1.7점으로 1점대의 낮은 점수를 받았다. 지난해 이사회가 9회 열렸다. THE CFO는 연간 12회 개최됐을 때 만점을 부여한다. 구성원 참석률은 전원 100%였다. 유일한 소위원회인 내부거래위원회가 지난해 몇 차례 열렸는지는 확인할 수 없었다.
사업보고서에는 '매 분기마다 정기적으로 내부거래위원회를 의무적으로 실시하고 있다'고만 설명하고 있다. THE CFO 자체 평가 지표에서는 사외이사만으로 구성된 소위원회에 보다 높은 점수를 부여하나 제이오의 내부거래위원회에는 사내이사 1명이 포함돼 있다.
'견제기능'면에서도 미흡한 점이 다수 발견됐다. 경영진 감시 역할을 해야 할 사외이사를 외부 또는 주주로부터 추천받는 시스템이 없고,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도 작동하지 않고 있다. 사업보고서를 통해 '이사회를 통해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하고 있다'고만 명시했다. 견제기능 항목에서 유일하게 높은 점수를 받은 건 내부거래위원회가 내부거래 업무를 전담하고 있다는 점이다.
반면 '경영성과'는 3.9점으로 6개 항목 중 가장 우수한 점수를 얻었다. 주가순자산비율(PBR)은 5.98배로 KRX 300(금융사와 상·하위 10% 제외) 기준 평균치 2.38배를 웃돈다. 매출성장률과 영업이익성장률은 각각 69.23%, 630.92%에 달한다.
자기자본수익률(ROE) 18%로 평균(6.82%)를 넘어섰다. 총자산수익률(ROA)은 12.38%로 역시로 평균 2.76%를 크게 웃돈다. 부채비율은 45.94%로 재무건전성 또한 확보하고 있다. 다만 배당을 한 적이 없기에 배당수익률은 0이다. 지난해 2월 상장돼 주가수익률과 총주주수익률(TSR) 값은 KRX 300 소속기업 평균치와 비교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