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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에프앤씨, 밸류업 지수 편입효과 '언제쯤'

1조 몸값, 4000억대 '털썩'…건식 믹싱장비 R&D 박차

이우찬 기자  2024-10-23 16:02:49

편집자주

"10월은 주식에 투자하기 유난히 위험한 달이죠. 그밖에도 7월, 1월, 9월, 4월, 11월, 5월, 3월, 6월, 12월, 8월, 그리고 2월이 있겠군요." 마크 트웨인의 저서 '푸든헤드 윌슨(Puddnhead Wilson)'에 이런 농담이 나온다. 여기에는 예측하기 어렵고 변덕스러우며 때론 의심쩍은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주가의 특성이 그대로 담겨있다. 상승 또는 하락. 단편적으로만 바라보면 주식시장은 50%의 비교적 단순한 확률게임이다. 하지만 주가는 기업의 호재와 악재, 재무적 사정, 지배구조, 거시경제, 시장의 수급이 모두 반영된 데이터의 총합체다. 주식의 흐름에 담긴 배경, 그 암호를 더벨이 풀어본다.
◇How It Is Now

코스닥 상장사 윤성에프앤씨가 호실적에도 전방산업 침체에 아쉬움을 삼키고 있습니다. 거래소가 지난달 발표한 '코리아 밸류업 지수'에 포함되며 한때 주가가 반짝 급등하기도 했지만 기세는 이내 수그러들었습니다. 밸류업 지수는 기업가치 우수기업에 대한 시장평가, 투자유도를 위해 개발된 지수로 시가총액, 주주환원, 수익성 등을 고려합니다.

결국 2차전지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 회복 속도에 따라 주가 향방이 결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윤성에프앤씨도 안정적인 실적과 기술 역량에 자신감을 드러내면서도 전방산업 회복을 기다려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윤성에프앤씨 주가는 최근 3개월 동안 11% 하락했는데요. 같은 기간 코스닥 지수가 9% 빠진 점을 고려하면 지수보다 소폭 더 떨어진 셈입니다. 전반적인 전기차 캐즘 탓에 2차전지 장비업체인 윤성에프앤씨도 영향을 피하지 못했습니다.

1년 전 주가는 지금의 2배인 10만원을 상회했습니다. 지난해 10월20일 종가는 15만3200원이었습니다. 52주 최고가는 15만6600원, 최저가는 4만3500원입니다. 최근 주가는 최저가 수준에서 20% 상승한 정도입니다. 최고가대비 66% 빠졌고요. 바닥을 다지며 회복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1년 동안 개인이 매도 물량을 쏟아냈고 외국인과 기관은 매수했습니다. 개인이 15만939주를 순매도했고 외국인은 7만810주를 순매수했습니다. 기관도 5만3522주를 순매수했습니다.

주가 하락 속에 시가총액은 크게 줄어들었는데요. 1전 전 이맘때 몸값은 1조2000억원에 달했습니다. 지금 시총은 4200억원가량입니다.

◇Industry & Event

윤성에프앤씨는 1999년 12월 설립됐는데요. 2022년 11월 코스닥에 상장했습니다. 주력 사업은 2차전지에 필요한 분체, 액체 형태의 원재료를 혼합하는데 필요한 믹싱 장비와 시스템 판매입니다. LG에너지솔루션, SK온 등이 고객사입니다. 올해 반기 연결기준 매출 1580억원, 영업이익 170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지난해 동기대비 매출은 30%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45% 늘었습니다.

믹싱 시스템은 2차전지 제조 과정에서 시작 단계입니다. 고객 주문이 들어오면 맞춤형으로 2차전지 믹싱 라인을 설계하고 필요한 믹싱 장비를 설치해 전체 믹싱 시스템을 구성합니다. 회사는 제약·바이오, 식품제조 장비 사업도 영위하지만 매출 비중은 10% 미만입니다.

윤성에프앤씨는 최근 산업통산자원부 산하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의 신규 국책 과제의 주관기관으로 선정됐는데요. 연속식 2차전지 건식 전극 컴파운드 믹싱 공정 제조장비 개발 과제를 수행하게 됩니다.

이번 국책과제로 배치식 건식 공정을 대체하는 올인원 연속식 건식 믹싱 장비 공정을 개발할 예정입니다. 3년 동안 연구 단계의 건식 믹싱 장비·시스템, 공정을 양산 단계로 스케일업 할 계획입니다. 윤성에프앤씨는 국내 업체로는 세계 최초로 양산용 건식 믹싱 장비 개발 본격화에 진입하게 됐습니다.

회사는 지난달 24일 발표된 밸류업 지수 종목에 편입되며 주목을 받기도 했습니다. 100개 종목 중 코스닥 기업은 33개 종목이었는데요. 이중 한곳이 윤성에프앤씨입니다.

주가는 이즈음 상승세를 탔는데요. 9월23일부터 5거래일 연속 올랐습니다. 9월23일 5만1400원의 종가는 9월27일 6만1000원을 기록했습니다. 다만 기세를 이어가지는 못했고 주가는 5만원 초반으로 내려왔습니다. 밸류업 지수 편입 전 4만원대에 머물렀던 주가가 5만원대로 올라간 점을 위안으로 삼아야할 것 같습니다.

◇Market View

미래에셋증권이 지난 6월27일 '기술 선점과 고객사 선점 기대'라는 제목으로 리포트를 펴냈습니다. 박준서 연구원은 차세대 믹서인 연속식 믹서와 건식 믹서를 개발하는 점을 주목했습니다.

연속식 믹서의 경우 기존 배치 타입과 달리 믹싱한 슬러리를 연속 도포할 수 있는 믹서인데요. 기존보다 30% 이상 생산 효율성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는 설명입니다. 양극, 음극 건식 믹서도 개발하고 있습니다.

박 연구원은 "고객사 증가와 사업 분야 확장이 기대된다"며 "주요 고객사 이외에 국내 업체들과 거래가 늘고 있고 해외 업체향 신규 수주가 증가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또 "주요 고객사 비중이 높다는 리스크에서 탈피해 국내 업체뿐만 아니라 유럽, 신규 셀 업체와 접촉하고 있어 신규 추가 수주가 기대된다"고 밝혔습니다.

리포트는 그러면서 "회사는 글로벌 최대 믹싱 전문 R&D 센터를 준공했다"며 "2차전지 위주 차세대 믹서를 중심으로 연구하고 바이오 등 추가 사업 확장이 기대된다"고 언급했습니다.

◇Keyman & Comments

윤성에프앤씨의 키맨은 최대주주인 박치영 대표이사입니다. 지난 6월 말 기준 회사 지분 57.8%를 쥐고 있습니다. 1979년생으로 한국외대 경영정보학과를 졸업하고 일본 게이오대 경영관리연구과 석사 학위를 취득했습니다.

박 대표는 2003년 8월 입사해 영업부서에서 2차전지 장비 기술영업 담당으로 영업 역량을 쌓았습니다. 2011년 11월 주식양수도 계약에 따라 최대주주에 올랐습니다. 이듬해 대표로 취임해 경영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더벨은 IR 담당자를 통해 윤성에프앤씨의 주가에 관한 생각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IR 관계자는 "2차전지 섹터가 캐즘 탓에 전반적으로 좋지 않은 영향을 받고 있다. 미국 대선은 전기차 배터리 산업의 변수로 작용하고 있어 주가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내재적인 역량에는 문제가 없고 R&D를 충실히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IR 담당자는 "밸류업 종목에 편입되기 위해 노력한 것은 아니지만 고무적으로 생각한다"며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지속해서 노력하겠다"고 언급했습니다. 실적에 관해서는 "2분기까지 최대치를 기록한 것은 맞지만 3분기, 4분기 캐즘 영향 정도를 살펴봐야 한다"고 말을 아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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