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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이사회 평가

금양, 이사회 견제 '한계' 아쉬운 개선 프로세스

[Weakness]③소위원회 없는 이사회, 오너 의장 체제…사외이사 평가는 '검토'

김동현 기자  2024-10-11 09:44:51

편집자주

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 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 CFO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금양의 이사회는 사내이사 5인과 사외이사 3인 등 총 8인으로 운영되고 있다. 지난해까지 사내이사 5인·사외이사 2인으로 운영하다 올해 자동차 관련 제조·기술 전문가 확보를 위해 이기인 자일자동차 사장을 신임 사외이사로 추가 선임하며 지금의 8인 체제로 바뀌었다.

사외이사 수가 늘긴 했으나 이사회 구성이나 견제기능 측면에선 보완이 지속해서 필요하다. 이사회 내 독립적인 소위원회를 운영하지 않고, 이사회 의장을 최대주주 오너이자 대표이사인 류광지 회장이 맡는 등 외형상 사외이사의 견제 역할에 한계가 있다고 볼 수 있다.

◇구성·견제기능 나란히 최하점

THE CFO는 자체 평가 툴을 제작해 '2024 이사회 평가'를 실시했다. 지난해 사업보고서와 올해 5월 공시된 기업지배구조보고서 및 올해 반기보고서 등이 기준이다. △구성 △참여도 △견제기능 △정보접근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 등 6개 항목을 평가한 결과 금양은 총점 225점 만점에 93점을 받았다.

항목별 평점이 1~2점대일 정도로 저조한 성적이었지만 이중 특히 구성과 견제기능이 평점 1.4점을 각각 기록하며 나란히 최하위 항목에 자리했다. 9개 지표로 구성된 구성 항목은 사외이사의 의장 여부나 이사회 내 비중, 기타 소위원회 구성 여부를 묻는다.



금양은 회사 정관상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겸하도록 하고 있다. THE CFO는 이사회 의장이 대표이사일 경우 5점 만점에 2점을 주고, 오너가가 의장을 맡으면 1점을 준다. 금양은 전문경영인 대신 최대주주인 류광지 회장이 8연임하며 대표이사이자 이사회 의장을 겸하고 있다.

지표로 드러나는 수치상 사외이사의 견제기능과 독립성에도 한계가 있었다. 금양은 별도 기준 자산총계 2조원 미만의 기업이라 2조원 이상의 기업에 주어지는 상법상 의무사항(감사위원회·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설치)에서 자유롭다. 금양은 이들 소위원회를 포함해 이사회 내 별도 위원회를 하나도 운영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소위원회의 사외이사 여부나 소위원회 수 및 위원회 구성원 등 구성 항목 내 주요 지표에서 최하점인 1점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금양은 구성 항목 내 9개 지표 중 6개 지표에서 각각 1점을 받았다.

이외에도 감사위원회 구성, 내부거래위원회 설치 등을 포함한 견제기능 항목에서도 전체적으로 미흡한 점수를 받았다. 마찬가지로 전체 9개 지표로 구성된 견제기능 항목에서 금양은 미등기이사 보수가 등기이사 대비 과도하게 책정되지 않았는지를 묻는 지표에서만 5점 만점을 받고 나머지는 1점이었다.



◇이사회·사외이사 평가 절차 없어…"마련 검토"

금양은 구성·견제기능 항목과 함께 평가 개선 프로세스에서도 1점대를 기록했다. 해당 항목은 이사회 평가 절차를 마련하고 이를 실제 이사 선임이나 이사회 운영 등에 반영하는지 여부를 기준으로 평가한다. 금양은 평가 개선 프로세스 항목에서 평점 1.7점을 받았다.

총 7개 지표 가운데 5개 지표가 5점 만점에 1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사회 활동에 관한 평가를 수행하는지 여부를 평가하는 지표에서 금양은 어떠한 평가도 수행하지 않아 1점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평가를 수행하지 않다 보니 평가 결과에 근거한 개선안 마련이나 사외이사 개별 평가 및 평가에 따른 이사 재선임 반영 등 지표 모두 1점을 받았다.

금양은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통해 사외이사 평가를 수행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평가 결과에 따라 보상이 변경될 경우 사외이사 독립성의 침해 우려가 존재"하기 때문으로 설명하고 있다. 아울러 개별 평가 대신 사외이사의 회의 참석률 등 직무수행 전반을 종합 고려해 재선임 여부를 결정한다고 밝혔다.

다만 "필요시 사내 논의를 거쳐 사외이사 평가에 대한 내부 기준 마련 여부를 검토하겠다"며 향후 사외이사 개별 평가 등 이사회 평가 방안을 도입할 가능성도 열어뒀다.

평가 개선 프로세스 항목 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등급에 따라 점수를 매기는 지표에선 2점을 받았다. 금양은 최근 3년(2021~2023년) 연속 한국ESG기준원으로부터 종합등급 D등급을 받아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에는 환경(E), 사회(S), 지배구조(G) 등 모든 항목에서 D등급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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