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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이사회 평가

이차전지 '고밸류' 금양, 지배구조 밸류업은 아직

[총평]①이차전지 기대감 주가 상승, '경영성과'로…이사회 구성·운영 산적한 과제

김동현 기자  2024-10-11 08:21:34

편집자주

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 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 CFO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금양은 최근 2~3년 사이 국내 증시의 이차전지 열풍과 함께 주가가 고공행진했다. 2021년 말까지 5000~6000원대에 머물던 금양 주가는 이듬해 이차전지 사업 진출 계획을 밝히고 원통형 배터리 셀 개발 소식이 알려지자 1만원대로 치솟았다. 지난해에는 리튬 광산 투자를 공시하며 장중 20만원선에 근접하기도 했다.

주가 상승은 자연스럽게 주가순자산비율(PBR) 상승으로 이어졌다. PBR은 주가를 회사 장부가치로 나눈 값으로, PBR이 1 미만이면 장부가보다 주가가 낮다는 의미다. 2021년 1.94배였던 금양의 PBR은 2022년 11.31배, 2023년 32.33배로 단번에 '밸류업'했다.

다만 자산총계 2조원 미만의 기업으로 상법상 이사회 구성·운영에 대한 의무가 상대적으로 가볍다. 자산가치 대비 고밸류를 인정받는 금양은 이사회 차원의 지배구조 밸류업을 위한 과제가 산적했다.

◇주가 상승이 견인한 경영성과 평점

THE CFO의 자체 제작 평가 툴로 평가한 금양 '2024 이사회'는 총점 255점 중 93점을 받는 데 그쳤다. 평가 근거 자료는 지난해 사업보고서 및 올해 5월 공시한 기업지배구조보고서, 올해 반기보고서 등이다. 평가 점수는 △구성 △참여도 △견제기능 △정보접근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 등 6개 항목으로 산출했다.

이중 평균 점수가 가장 높은 항목은 '참여도'였다. 참여도 항목의 총점은 40점 만점에 20점, 평점은 5점 만점에 2.5점이었다. 8개 지표로 구성된 참여도 항목에서 이사회의 정기 개최 여부와 이사회 구성원의 성실한 회의 참석 등을 묻는 2개 질문에서 5점 만점을 받았다.

금양은 지난해 기준, 1월을 제외하고 매월 2회 이상의 이사회를 열어 한해 동안 총 39번의 이사회를 개최했다. 재무제표 확정의 건, 영업보고서 승인의 건과 같은 일상적인 의결 사안뿐 아니라 연구개발(R&D) 센터 설립, 해외 타법인 주식 취득, 신규 시설 구축 등 굵직한 안건들이 다뤄졌다. 이 기간 이사의 평균 출석률은 92.5%였다.



시장에 '이차전지주'로 인식되며 주가 부양에 성공한 금양은 경영성과 10개 지표 중 3개가 5점 만점을 받았다. 경영성과 항목의 총점은 50점 만점에 18점, 평점은 5점 만점에 2.2점이었다. 매출성장률, 영업이익성장률 등 주요 경영성과 지표에서 1점을 받았지만 3개 항목이 5점 만점을 받으며 평점을 떠받쳤다.

만점을 받은 지표들은 주가 등락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 주가순자산비율(PBR), 주가수익률, 총주주수익률(TSR) 등이다. 지난해 말(10만9200원) 금양 주가는 연초(2만3450원) 대비 4배 이상 뛰었는데, 주가 상승의 수혜가 고스란히 지표 점수에 반영된 셈이다.

◇자산총계 2조 미만, 이사회 구성·견제기능 저조

금양은 이외에도 정보접근성 항목에서 평점 2.2점을 받는 등 전반적으로 성적이 저조했다. △구성 △견제기능 △평가 개선 프로세스 등 나머지 항목도 평점 1점대의 낮은 성적표를 받았다.

구성과 견제기능 항목의 평점은 나란히 1.4점이었다. 이사회 내 사외이사 비중이나 이사회 구성원의 다양성(국적·성별·연령 등), 이사회 내 소위원회 수 등을 기준으로 한 구성 항목 지표들 대부분이 1점을 받았다. 총점 45점 만점에 13점이었다.

자산총계 2조원 이상의 상장사에는 감사위원회,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등을 이사회 소위원회로 설치해야 하는 의무가 주어진다. 금양은 지난해 말 별도 기준 자산총액이 6315억원으로 이러한 상법상 의무 사항을 지키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자체적인 소위원회를 운영하거나 의무사항보다 많은 수의 위원회를 두는 등의 재계 흐름과는 역행한다고 볼 수도 있다.

금양은 이사회 내 위원회를 두고 있지 않다. 이에 따라 견제기능 항목에서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없었다. 예를 들어 감사위원회를 운영하지 않다 보니 해당 위원회 관련 지표에서 모두 1점을 받는 결과가 나왔다. 금양의 견제기능 항목은 45점 만점에 13점이었다.

이사회를 평가하고 개선 방향성을 도출하는지 여부를 따지는 평가 개선 프로세스 항목의 평점은 그나마 나은 1.7점(35점 만점에 12점)이었다. 항목 내 지표들이 전반적으로 낮은 점수를 받았다. 다만 이사회 구성원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거나 사법 이슈에 연루된 사례가 없어 해당 지표가 5점 만점에 5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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