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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이사회 평가

한화솔루션, 다양성·독립성 우수…경영성과 개선 '최대 과제'

[총평]①일본 국적 사외이사 눈길…주력사업 부진에 실적·주가 '흐림'

정명섭 기자  2024-10-11 08:11:09

편집자주

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 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 CFO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한화솔루션은 주력 사업인 신재생에너지와 케미칼 부문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작년부터 실적이 떨어지고 있다. 동시에 미국에 태양광 밸류체인을 구축하는 대규모 투자가 진행되면서 재무부담이 커졌다. 이에 한화솔루션 이사회는 다양성과 독립성, 적극적인 참여도 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음에도 경영성과 점수가 낮아 아쉬움을 남겼다. 이사회 활동에 대한 자체 평가가 이뤄지지 않는 점도 낮은 점수를 받았다.

◇일본 국적 사외이사 주목…지난해 이사회 개최만 '20회'

THE CFO가 제작한 '2024 이사회 평가' 툴에 따르면 한화솔루션 이사회는 255점 만점에 151점을 받았다. △구성 △참여도 △견제기능 △정보접근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경영 성과 등 6개 공통 지표로 이사회 구성과 활동을 평가한 결과다.

한화솔루션은 '구성' 항목에서 5점 만점에 평균 4.1점을 받았다. 먼저 이사회 의장을 사외이사로 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현재 한화솔루션 이사회 의장은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인 박지형 이사다. 감사위원회와 내부거래위원회, ESG위원회,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보상위원회 등 5개 소위원회를 모두 사외이사로 구성(위원장 포함)한 점 또한 독립성과 감독 기능을 강화하려는 노력으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사외이사들의 국적과 성별, 연령, 경력 등도 고르게 분포됐다. 눈에 띄는 건 국적이다. 한화솔루션 사외이사 5명 중 1명은 일본 국적이다. 바로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의 비서실장을 역임한 시마 사토시 이사다. 한화솔루션은 신사업 자문을 구하기 위해 그를 사외이사로 영입했다. 작년까지만 해도 아만다 부시 미국 변호사까지 2명의 외국인 사외이사가 있었으나 부시 이사는 지난 3월 임기가 만료됐다. 재계에서 해외 기업과 합작사를 꾸리지 않는 한 외국인 사외이사를 선임하는 건 흔하지 않다.

BSM 분석을 보면 5명의 사외이사는 경영, 경제, 법률, 연구개발(R&D), 재무, 감사 등의 경력을 고루 갖추고 있었다.

참여도 항목은 평균 4.1점이다. 한화솔루션은 공시대상기간(2023년 1~12월)에 정기 이사회는 9회, 임시 이사회는 11회 개최했다. 5점 만점 기준인 '연 12회 이상'을 훌쩍 넘었다. 이사들의 평균 출석률은 96.67%(정기 이사회 기준)다.

그러나 이사들에 대한 정기 교육이 부족했고 사외이사 후보 풀에 대한 활동은 많지 않은 편이었다. 일례로 지난해 사외이사 대상 교육은 12월 '정보공시 규제강화와 대응방안' 주제로 단 한 번만 진행됐다. 감사위원회를 대상으로 한 교육은 6차례 있었다.

견제기능은 평균 3.4점이었다. 경영진이 참여하지 않는 사외이사만의 회의가 열린 횟수는 '제로(0)'였고 부적격 임원 선임 방지를 위한 정책을 공시하지 않아 해당 항목에서 가장 낮은 점수가 책정됐다. 외부 공모나 주주로부터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받지 않는 점, 감사위원회 소속 위원 중 공인회계사 자격 보유자가 없다는 점 등도 평균 점수를 깎아내린 요인이었다.

정보접근성은 평균 4.2점으로 전체 지표 중 가장 점수가 높았다. 사외이사 후보 추천 경로를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아 감점된 것을 제외하면 나머지 5개 항목이 모두 높은 점수를 받았다. 한화솔루션은 사외이사를 어떻게 추천받았는지, 추천자는 누구인지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다.

◇업황 저하에 꺾인 실적과 주가, 최대 감점 요인으로

이사회 활동을 평가한 후 추후 활동에 반영하는 평가 개선 프로세스의 평균 점수는 2점으로 낮은 편에 속했다. 이사회에서 이사회 활동에 대한 자체 평가를 수행하지 않다보니 △이사회 평가 결과 공시 △사외이사 개별 평가 △이사회 평가 결과에 대한 개선안 마련 △사외이사 평가 결과를 이사 재선임 시 반영하는지 등으로 이어지는 항목에서 줄줄이 낮은 점수를 받았다.

(출처=THE CFO)

경영성과의 평균 점수는 1점으로 전체 항목 중 가장 낮았다. 이에 육각형 평가모델에서 가장 많이 찌그러진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신재생 에너지와 케미칼 등 주력 사업이 부진해 실적과 주가, 재무 상태가 모두 저하한 영향이다.

자기자본순이익률(ROE), 총자산순이익률(ROA), 매출·영업이익 성장률 등 수익성 지표는 모두 1점을 받았다. 부채비율과 순차입금/EBITDA, 이자보상배율 등 재무건전성 점수도 낮았다. 2022년부터 차입이 크게 늘어난 동시에 현금창출력은 약화한 결과다. 주가수익률이나 총주주수익률(TSR) 등의 투자 지표도 모두 1점에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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