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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연에서 사업까지, '광동 최성원-바이넥스 이혁종'의 인연

1969년 동갑내기, 서울대 경영학과 동문…프리시젼바이오 이사회 동반 합류

이기욱 기자  2024-09-23 07:51:14
중견 제약사 광동제약, 바이오 CDMO 바이넥스. 양사 그리고 오너의 특별한 인연에 주목된다. 1969년생 동갑내기 두 오너, 광동제약 최성원 회장 그리고 바이넥스 이혁종 대표. 서울대 경영학과라는 공통분모를 감안하면 두 사람의 인연은 30여년간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두 사람은 최근 광동제약이 인수한 프리시젼바이오의 이사회에 기타비상무이사로 함께 입성하게 된다. 두 회사 모두 해보지 않은 영역 '진단' 그리고 '글로벌'이라는 비전을 함께 만들어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광동제약 및 특관인 바이넥스 지분 5%, 2020년 지분거래

오는 10월 광동제약이 자금납입과 함께 인수가 마무리 되는 프리시젼바이오는 오는 27일 이사회 전열을 개편하기 위한 임시주주총회를 연다. 기타비상무이사 2인과 사외이사 1인을 신규 선임한다.

핵심 안건은 기타비상무이사 2인에 쏠린다. 광동제약 오너인 최 회장이 계열사 중에선 처음으로 기타비상무이사로 경영에 참여한다. 회장이 직접 이사회 의결에 참여하며 편입 초기 프리시젼바이오에 힘을 실어주는 분위기다.

최 회장과 함께 기타비상무이사로 합류하는 인물은 바이넥스 대표이사이자 주요주주인 이 대표다. 이번 광동제약의 프리시젼바이오 거래에 있어 그 어떤 측면에서도 거래관계가 없는 상황에서 이 대표가 프리시젼바이오의 이사회에 입성하게 된다는 데 주목된다.

이는 최 회장의 결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프리시젼바이오는 그간 광동제약이 해오던 제약 및 음료 사업과는 거리가 멀다. 체외진단 전문기업으로 미국에서 자회사를 통해 코로나19 진단제품에 대한 품목허가(510(k))를 득하기도 했다.

완전히 다른 영역으로 진출하는 만큼 바이오 전문가인 이 대표의 조언을 필요로 한 것으로 해석된다. 광동제약은 프리시젼바이오를 통해 개인맞춤형 헬스케어 사업에 진출한다는 복안이다. 소비자의뢰 유전체 분석 시장을 노리는 것으로 해석된다.

양사의 인연은 이전에도 있었다. 2020년 광동제약이 바이넥스에 투자하면서다. 초기투자금액 53억원을 들여 지분을 인수했다. 현재 광동제약이 보유한 바이넥스 지분율은 1.23%다. 광동제약 소유 펀드인 '케이디바이오투자조합1호'가 보유한 3.78% 지분까지 합하면 총 5.01%로 늘어난다.


이 대표는 바이넥스의 주요주주다. 바이넥스의 최대주주는 지분 9.44%를 보유하고 있는 바이넥스홀딩스로 특수관계자 포함 지분율은 11.07%다. 작년 말 기준 바이넥스홀딩스는 이혁종 대표가 47.82%로 최대주주고 에이블파트너스(26.03%), 정명호 에이블파트너스 회장(25.08%)이 뒤를 잇는다.

다만 에이블파트너스가 또 다른 주요주주인 정명호 회장의 소유기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정 회장의 지분율은 51.11%다. 이 대표와 정 회장이 근소한 차이로 공동경영을 이루고 있다. 광동제약은 이 대표의 지배력에 미미하지만 힘을 보태고 있는 셈이다.

◇30여년 파트너십, '신사업·자금조달' 상호 지원

광동제약과 바이넥스, 구체적으로는 최 회장과 이 대표의 돈독한 관계는 오래 전으로 거슬러올라간다. 최 회장과 이 대표는 모두 1969년 출생으로 서울대 경영학과 출신이다. 대학 동기로서 젊은 시절부터 현재까지 깊은 신뢰 관계를 다져온 것으로 전해진다.

이 대표는 서울대 경영학과를 나와 UC버클리 MBA를 졸업하고 골드만삭스 홍콩, 대우증권(현 미래에셋 대우) 리서치팀 등 금융권에서 주로 활동했다. 2008년 옛 에이블인베스트먼트(현 바이넥스홀딩스)의 핵심 멤버로서 바이넥스 인수를 주도하며 바이오업계로 영역을 넓혔다. 2015년부터 바이넥스를 이끌며 업계 전문성을 강화해 왔다.

바이넥스와 광동제약의 공식적인 파트너십은 2020년으로 보인다. 당시 광동제약은 자사주 150만주를 바이넥스에게 넘겼다. 지분율 2.86% 규모로 총 매도금액은 95억원이다. 바이넥스는 당시 '지분투자를 통한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광동제약 지분을 매입한다고 밝혔고 현재까지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같은 시기 바이넥스는 자신들이 보유하고 있던 미국 바이오기업 페프로민바이오(PeproMene Bio)의 주식 40만주, 지분 6.97%를 광동제약의 케이디인베스트먼트에 넘겼다. 매도 금액은 약 95억원으로 사실상 광동제약 자사주와 지분 교환이 이뤄졌다.

페프로민바이오는 꿈의 항암제로 불리는 'CAR-T' 치료제 개발 기업이다. 한방 의약품과 식음료(F&B) 위주의 사업 구조를 갖고 있는 전통제약사 광동제약에게 신사업 진출은 2020년대 최대 과제로 떠올랐고 그 중 하나로 'CAR-T' 치료제 개발을 선택했다.

추가로 광동제약은 그해 6월 바이넥스의 주식 1.23%를 매입했고 케이디바이오투자조합1호를 통해서도 3.78%를 사들였다. 10월에는 바이넥스가 발행한 전환사채 200억원을 인수하며 자금조달에도 도움을 줬다.

이 대표가 광동제약 경영에 참여하기 시작한 것도 이 시기다. 바이넥스 반기보고서 내 임원 겸직 현황에 따르면 이 대표는 2020년부터 현재까지 광동제약의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광동제약 공시 내 임원으로는 등재돼 있지 않지만 비상근으로 CSO(최고전략책임자)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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