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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 & Blue

'냉동김밥 수출 지연' 우양, 모멘텀 확보 '난망'

K-푸드 열풍 급등 후 제자리 "수출 협의 중"

이우찬 기자  2024-09-24 08:12:50

편집자주

"10월은 주식에 투자하기 유난히 위험한 달이죠. 그밖에도 7월, 1월, 9월, 4월, 11월, 5월, 3월, 6월, 12월, 8월, 그리고 2월이 있겠군요." 마크 트웨인의 저서 '푸든헤드 윌슨(Puddnhead Wilson)'에 이런 농담이 나온다. 여기에는 예측하기 어렵고 변덕스러우며 때론 의심쩍은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주가의 특성이 그대로 담겨있다. 상승 또는 하락. 단편적으로만 바라보면 주식시장은 50%의 비교적 단순한 확률게임이다. 하지만 주가는 기업의 호재와 악재, 재무적 사정, 지배구조, 거시경제, 시장의 수급이 모두 반영된 데이터의 총합체다. 주식의 흐름에 담긴 배경, 그 암호를 더벨이 풀어본다.
◇How It Is Now

지난 6월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던 코스닥 식품 상장사 우양의 주가가 힘을 잃었습니다. K-푸드 열풍을 타고 우양도 시가총액 2000억원에 육박했었는데요. 그 기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모멘텀으로 주목됐던 냉동김밥 수출은 7월 시작될 것으로 알려졌지만 아직 실행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우양 주가는 최근 3개월 동안 54% 하락했습니다. 같은 기간 코스닥 지수가 12% 빠진 점을 고려하면 지수를 크게 하회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지난 20일 종가(4420원)는 올해 첫 거래일(1월2일) 종가인 4815원과 비슷합니다.

1년 전인 지난해 9월20일 종가는 5340원이었습니다. 52주 최고가는 1만2380원, 최저가는 3425원이었습니다. 지금 주가는 최고가 대비 64% 떨어진 가격입니다. 지난 6월14일 기록했던 1만2380원은 역대 최고가였습니다. 당시 이렇다할 이벤트는 없었고 K-푸드 수혜주로 묶이면서 급등했는데요. 실적으로 이어질 수 있는 뉴스가 나오지 않자 주가는 빠르게 제자리로 돌아온 것 같습니다.

개인과 기관의 행보가 엇갈렸습니다. 1년 동안 개인과 외국인이 매수한 반면 기관은 매도 물량을 쏟아냈습니다. 개인이 305만628주를 순매수했고 외국인은 19만9153주를 순매도했습니다. 기관은 316만7442주를 순매도했습니다.

우양의 지난 20일 기준 시가총액은 723억원입니다. 지난 6월 2000억원 가까이 치솟았던 몸값은 1000억원을 크게 하회하고 있습니다.

◇Industry & Event

우양은 1992년 1월 설립돼 2019년 코스닥에 상장됐습니다. 식품 원료를 수입·가공하고 위탁 생산품을 개발·제조하는 사업구조를 지니고 있는데요. 지난해 기준 국내 핫도그 시장의 50%를 우양이 지배하고 있습니다. 주요 매출처는 CJ제일제당, 풀무원식품을 비롯한 제조유통사와 스타벅스, 이디야, 할리스 등과 같은 외식 프랜차이즈업체입니다. 주요 원재료에는 소시지·딸기·파우더·치즈·밤 등이 있습니다.

지난 6월 고공행진했던 주가는 K-푸드 수혜주로 이름이 오르내린 덕분입니다. 코스닥 상장사 엠에스씨도 같은 달 52주 최고가를 기록했는데요. 삼양식품과 CJ제일제당을 비롯한 코스피 기업을 제외하면 코스닥에서는 에스앤디, 우양, 엠에스씨 정도를 식품 수혜주로 꼽을 수 있거든요.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올해 8월 말 기준 농·식품의 K-푸드 누적 수출액은 지난해 동기 대비 8.7% 증가한 64억8000만달러(약 8조6300억원)로 집계됐습니다. 8월 말 기준 수출 실적 중 역대 최대인데요. 12개월 연속으로 지난해 대비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우양은 냉동김밥의 수출 수혜를 입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지난달까지 K-푸드 가운데 냉동김밥과 즉석밥 등 쌀 가공식품이 지난해 대비 성장률이 가장 높았습니다. 우양은 냉동김밥을 생산하는 기업 중 유일한 상장사로서 알려져 있습니다.

◇Market View

증권업계도 냉동김밥의 우양을 주목해야 한다고 언급하고 있는데요. 냉동김밥은 수출뿐만 아니라 수익성도 좋은 제품이라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지난 6월 한화투자증권은 "7월 신제품 냉동김밥 수출을 개시한다"며 "냉동김밥 품목의 예상 매출은 올해 108억원, 내년 197억원으로 핫도그 대비 평균판매가격(ASP)이 3배가량 높고 자동화율도 높아 적정 마진이 핫도그보다 2배 높아 실적 기여도는 빠르게 상향될 전망이다"고 분석했습니다.

한화투자증권은 "2021년 완공 이후 적자가 지속됐던 서천공장은 물량 증가로 올해 상반기 흑자전환이 예상된다"면서 "올해 예상 매출 2080억원, 영업이익 75억~80억원이었으나 냉동김밥 수출 확대로 가이던스 상향될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유안타증권은 5월 리포트에서 "냉동김밥 월 캐파는 120만개 수준으로 국내 2위 생산능력을 확보했다"며 "연매출 캐파는 약 200억원으로 추정되고 올해는 100억원 이상의 매출이 예상된다"고 했습니다. 이어 "냉동김밥 외에도 숙취해소 혼합음료, 잡채, 떡볶이, 짬뽕 등 HMR 신규 아이템 생산을 앞두고 있다"며 "올해 추가 외형 성장이 두드러지게 나타날 전망이다"고 덧붙였습니다.

◇Keyman & Comment

우양 키맨은 창업자 이동규씨의 2세 이구열 대표입니다. 이 대표는 창업자 부친의 증여로 2009년 최대주주가 됐습니다. 6월 말 기준 지분율 33.3%입니다. 1958년생의 이 대표는 고려대 화학과를 졸업하고 서강대 MBA, 미국 하트포드대 보험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습니다.

보험인 출신의 그는 제일화재해상보험(현 한화손해보험)에서 10년 동안 일했는데요. 우양 설립과 함께 가업을 이어받은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 대표의 아들 이진양 전무는 영업본부를 이끌며 3세 경영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 전무는 1985년생으로 성균관대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했고 롯데푸드(현 롯데웰푸드)에서 근무한 이력이 있습니다.

더벨은 냉동김밥과 주가에 관해 문의하기 위해 우양 쪽에 전화를 걸었는데요. 우양 IR 관계자는 23일 통화에서 "올해 기관투자자 대상 NDR을 최고재무책임자 주관으로 1회 진행한 적 있다"며 "추가 NDR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답했습니다. 주가에 관한 이 대표의 생각을 직접 확인하기 어려웠습니다.

IR 관계자는 냉동김밥 수출이 시작되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이 담당자는 "(수출을 위해) 협의하고 있다"고 짧게 답했습니다. 증권사가 상반기 NDR을 통해 7월 수출을 언급한 부분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협의가 완료돼야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습니다. 냉동김밥 수출 일정이 지연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주주가치 제고 방안 관련 사업, 배당에 대해 문의했으나 "검토하고 있는 부분은 없다"는 답이 돌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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